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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24 등 온라인 행정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이를 두고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 2023년 ‘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를 잇따라 겪고도 ‘반면교사’로 삼지 못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2022년 10월 발생했다. 카카오톡 시스템이 있는 경기 성남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나면서 카카오톡 서비스가 마비됐다. 불은 데이터센터 전기실의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시작됐다.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와 구2011년유망종목
조가 거의 똑같다.
당시 카카오는 화재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데이터센터가 바로 가동되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판교 데이터센터만 의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로그인이나 사진 전송 기능에 사용되는 ‘캐시 서버’와 데이터 저장·관리에 사용되는 ‘오브젝트 스토리지아이씨디 주식
’ 모두 판교에만 설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시지 기능을 복구하는 데만 8시간이 걸렸다. 전체 서비스는 사고가 난 지 5일 뒤에야 복구됐다.



/그래픽=이철원


당시 정부는 카카오의 서버 관리 문제를실시간정보
지적하면서 서버 이중화 등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사고가 나더라도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온라인의 가상 서버인 ‘클라우드’에도 데이터를 백업해 삼중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국회는 ‘카카오 먹통 방지법’까지 만들었다.
이후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완료했다. 카증권투자법
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와 운영 도구를 다중화해 24시간 운영 시스템을 완비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후속 조치로 5000억원대 보상안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정부 전산망에 투자하지 않았다. 카카오에는 서버 이중화를 강조하면서 정부 시스템은 이중화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을 이중화하려면 같은 시스템을 2~3개씩 만들어야 해 적립식펀드란
막대한 돈이 든다”며 “투자가 필요한데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온라인 행정 시스템 1600여 개를 운영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예산은 2022년 6490억원에서 2023년 4437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러다 2023년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를 맞았다. 당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전산망인 ‘새올’에 인증 오류가 발생했다. 공무원들이 로그인을 하지 못해 민원 서류 발급 등 행정 업무가 대부분 마비됐다.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 등 발급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지방행정 전산망에서 시작된 혼란은 조달청 ‘나라 장터’ 등으로도 번졌다.
당시 정부는 사고 원인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시스템의 네트워크 장비에서 오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시설 노후화도 문제였다. 2023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내놓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행정 시스템의 장비 87%가 내구 연한을 넘겼다.
행안부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예산을 5500억원으로 증액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지적이 많다. 본원의 데이터를 광주광역시나 대구 분원에 저장하는 기능은 갖췄지만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구동 등 이중화는 시작도 못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충남 공주에 분원을 두고 본원의 시스템을 이중화하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공주 분원은 2023년에 완공했지만 예산 부족 등 이유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광주와 대구에 데이터 백업은 해놨다고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곧바로 다른 장치가 작동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카카오 먹통 사태와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행안부는 작년 1월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오래된 장비는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중요도가 높은 1·2등급 시스템은 모든 장비를 이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해 복구 시스템을 구축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등은 장애 상황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 화재에선 먹통이 됐다. 김명수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전산망 투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전 국민이 막대한 피해를 본다”며 “지금 예산은 노후 장비를 교체하기에도 벅찬 수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