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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상당히 작은 편 이죠. 아케이드 게임이란 오락실에서 돈을 내고 플레이 하는 게임이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예전 학교 앞에서 100원 넣고 게임 하던 게임기 역시 아케이드 게임이죠.
아케이드 게임은 미국과 일본에서 많이 흥행했는데 2000년대 초반 미국과 일본에는 아케이드 게임 만을 개발하는 대형 회사가 다수 존재할 만큼 큰 규모의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케이드 게임을 생산하는 회사가 많지 않았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 한국에 아케이드 시장이 크지 않았던 건 2000년대 초반 이미 PC가 상용화 되기 시작하면서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이 대히트를 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굳이 게임을 하러 오락실을 갈 필요가 없었죠. 그래도 오락실 마니아들 덕에 한국 아케이드 시장도 간신히 숨은 쉬고 있었는데, 아케이드 시장을 박살 내버리는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바다이야기 사건 이죠. 바다이야기는 일본의 파칭코 게임이라 볼 수 있는 사행성 게임 입니다. 게임물등급관리위원회가 생겨난 사건이기도 하고 박연차 게이트 뇌물 사건과 함께 그 당시 참여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은 사건이기도 합니다. 2001년 한국에서는 경품성 상품권이 허용됩니다. 1년 뒤인 2002 한일 월드컵의 수혜를 받기 위해 관광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한 결과죠. 그 당시 잡음도 많고 걱정과 우려도 많았지만 월드컵이라는 행사 때문에 경품화가 허용됩니다. 더 나아가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 해 주는 곳도 생겨나면서 도박형 게임장이 생겨나기 시작하죠.
그래도 바다이야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도박형 게임장이 있다정도였는데에이원비즈대표 차용관이 바다이야기를 개발하면서 한국 어디를 가던 볼 수 있는 게임장 바다이야기가 탄생하게 됩니다. 차용관이 처음 만든 게임은 스크린경마였습니다. 경마 게임만 유통하는 자회사 까지 설립하며 사업을 펼쳤고 스크린경마 3위까지 올라서죠. 하지만 이건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스크린경마는 누가 봐도 도박이고, 여러명의 인생을 망치고 있었죠. 스크린경마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정부에서는 강력한 제재를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스크린경마는 종적을 감추게 됩니다. 당시 차용관은 외상으로 오락실 업주들에게 팔았던 스크린 경마 기계값을 못 받게 되었고 회사는 20억이 넘는 빚을 지고, 1년 넘게 직원들의 월급은 커녕 사채까지 쓰며 망하기 직전인 회사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2004년 차용관이 일본에 가서 대박 아이템을 가지고 오죠. 당시 일본에서는
오우미노모노가타리가 대박 행진을 치고 있습니다.오우미노모노가타리란 황금메달이
바다 아래로 떨어지면서 각종 바다 생물을 맞추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이었죠. 차용관은 한국에 오자마자오우미노모노가타리짝퉁 게임을 개발 했습니다.
직원들 모두 기대하지 않았고, 심지어 본인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죠. 그렇게 개발한 바다이야기가 대 히트를 칩니다. 오락실 사장들은돈을 먼저 주겠으니 제발 기계 좀 달라며 찾아왔고, 전국 어디를 가든 바다이야기 게임장이 보이기 시작하죠. 심지어 시골의 읍내까지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지금의 치킨가게 보다 훨씬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바다이야기가 대박을 치자 비슷한 부류인 황금성, 야마토 게임 등 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화려한 간판과 썬팅으로 가려 놓은 창문은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습니다. 이에 차용관은 회사를 확장하고 엄청난 돈을 쓸어담죠. 대략 4만 개가 넘는 게임기를 팔았고,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추정되고 직원수는 70명을 넘어섭니다.
이후 사행성 사업이라며 욕을 먹은 차용관은 온라인 게임 사업을 위해 인수할 회사를 찾고 다니죠. 이런 상황에 정부와 경찰은 뭘 하고 있던 걸까요? 뭘 할 수가 없는 상황 이였습니다. 왜냐하면 합법이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경품성 상품권이 허용 되었다는 것. 일본의 파칭코를 아시는 분이라면 바로 이해되실 겁니다. 바다이야기는 기계에서 돈이 나오지 않았죠.
법적으로 허용된 상품권이나 혹은 라이터, 경품성 물건들이 나왔습니다. 상품권은 아무 의미가 없었지만 근처 교환소에 가면 현금으로 교환을 해주었죠. 현금이 나오지 않으니 도박이 아니였고, 게임기도 나라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은 합법적인 게임 이었습니다. 법적으로 걸리는 건 당연히 없었죠.
당연히 나라에서 재빨리 조취를 취했어야 하지만 게임의 허가를 내주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바다이야기 업장은 대놓고 장사를 하며 당첨금액이 얼마다 대박이다 라는 현수막 까지 걸었습니다. 이미 모든 사람들이 바다이야기를 알고 언론에서 다루어 졌을때도 위원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앞으로 과도한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은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라고 하기는 했지만 이미 시중에 바다이야기 게임은 퍼진 상태 였습니다.
2004년 ~ 2005년 바다이야기는 급속도로 전국에 퍼져나갔습니다. 바다이야기를 처음 만든 차용관뿐만 아니라 게임장을 차린 사장들, 상품권을 환전 해 주는 사람들, 게다가 게임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LCD를 만드는 회사까지 엄청난 호황을 누립니다.
하지만 검찰이 바다이야기를 눈 여겨 보기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서울 중앙 지검이 제조사를 압수수색하기 시작했고, 게임장 업주가 바다이야기의 승률을 조작한다는 소문을 듣고 수사를 꾸렸죠. 이때 압수한 상품권의 금액만 9조였습니다. 바다이야기에 대한 말들로 언론이 난리가 나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는 한 가지 말이 떠돌았죠.
여당 당시 참여정부의 유력 인사 중 한명이 게임기를 만든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유진룡 문화부 차과이 경질되었는데, 이게 바다이야기 허가를 반대해서 경질되었다는 소문도 돌죠. 이건 훗날 관계가 밝혀졌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미 언론과 야당은 난리가 난 상태였죠. 게다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이 근무했던 회사까지 불똥이 튑니다.
바다이야기 게임의 제작은지코프라임 이 담당했는데,지코프라임 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던 회사인우전시트텍 을 인수해서 우회상장을 하려고 했죠. 노지원이 근무했던 회사가우전시스텍 이란 게 밝혀지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옵니다. 후에 검찰 조사 결과로 상관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여론은 미친 듯이 끓어오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바다이야기는 잘 운영되었습니다. 불법이 아니었으니까요. 회사는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업장들은 무사했습니다. 오히려 이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까지 알려져 손님이 느는 현상까지 보였죠.
매일 신문에는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게임이 위원회를 통과 했는지 밝혀졌죠. 위원회에 근무하는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이 적발되었고, 위원회 예심의원 일부가 오락실 업주와 동업 관계 이다 등, 유착 관계가 드러납니다. 결과적으로 바다이야기 사건은 정치권 문제가 아니었고, 위원회의 문제임이 밝혀지게 되죠. 위원회 뿐만 아니라 문화부 국장은 물론 경찰까지 뇌물을 받은 죄로 잡혀 들어 갑니다.
2007년 검찰은 바다이야기 관련 153명이 처벌 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바다이야기 사태는 끝이 납니다. 바다이야기는 많은 여파를 남겼습니다. 영등위는 게임 심의 자격이 박탈되고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생겨났으며,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판은 완전히 망해버리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바다이야기와 같은 게임장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예 대놓고 장사하는 곳도 많습니다. 경찰이 이걸 단속하려면 환전 하는 순간을 잡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냥 게임 하는 곳에 쳐들어간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겁니다. 일반 사람이 간다고 해 봤자 정상적인 게임을 하는 곳처럼 설명해주니 방법도 없죠. 주변에 사는 사람이 신고해도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법의 허점인 것이죠.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생겨난 게임물등급위원회도 문제가 많습니다. 얼마 전 집단 민원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죠. 정말 문제는 얼마 전 바다이야기를 빼다 박은 게임인바다신2라는 게임이 전체이용가로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심지어 경품까지 나오는 아케이드 게임이죠. 이걸 계기로 바다신2 게임 이외에 많은 도박류 아케이드 게임이 심의에 통과 된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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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no1reelsite.com
스타의 탄생을 알린 임윤찬의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2라운드 영상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현재 기준 1850만회. 클래식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지난 2022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2라운드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실황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다. 영상은 공개 3주 만인 그해 7월 12일, 44년간 이 협주곡 사상 최고 조회수(약 400만회)를 기록했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바다이야기하는법 의 연주(1978년 링컨센터) 기록을 뛰어넘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를 운영하는 자크 마르키스 더 클라이번 회장은 최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2022년은 임윤찬의 해였다”며 “2017년 콩쿠르 당시 500만뷰 수준이던 웹캐스트가 2022년엔 6500만회를 넘었다”고 했다. 이중 임윤찬이 매 라운드 찍힌 영상들 신천지릴게임 의 총조회수는 3685만회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클래식 음악계도 일대 변화를 맞았다. 해마다 열리는 30~40개의 국제 음악 콩쿠르에선 이제 실시간 스트리밍 중계가 필수 코스가 됐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은 콩쿠르는 물론, 연주자들에게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쇼 사아다쿨 팽 생중계, 10년만 조회수 70만 배 급증
#1. 지난 10월 열린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라운드마다 유튜브 ‘쇼팽 협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 최저 124만회, 최고 155만회. 새로운 스타가 태어나는 현장을 매라운드 100만 명 이상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지켜봤다. 4년 전 열린 18회 콩쿠르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쇼팽콩쿠르는 5년 주기로 열리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해)의 평균 조회수가 70만 회였음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많아진 셈이다.
#2. 국내 유일의 국제 지휘 콩쿠르인 ‘KNSO국제지휘콩쿠르’를 열고 있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음악작가 배순탁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를 내세운 ‘음악당 1열’을 통해 라이브 중계를 시도했다 온라인골드몽 . 콩쿠르는 그것대로 생중계하고, 여기에 두 전문가가 콩쿠르 음악을 들으며 전문가적 관점에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따로 영상에 담아낸 것이다. 수다 떨듯 풀어낸 일종의 리액션 중계는 기악 콩쿠르에 비해 다소 생소한 지휘 콩쿠르를 보다 친근하게 만들었다. 당시 3000여명 정도의 동시 시청자를 낳은 이 콘텐츠는 쇼츠를 포함, 총 11만회 가량 재생됐다.
기술은 무한한 기회였다. 클래식 업계는 늘 시장 확장에 따른 새로운 관객의 확보를 고민해 왔는데, 기술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듯 보여서다. 피터 폴 카인라드 국제콩쿠르세계연맹 회장은 “지금의 클래식 관객 규모는 역사상 가장 크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의 접근성은 최고 수준”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KNSO국제지휘콩쿠르의 유튜브 콘텐츠였던 음악작가 배순탁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의 ‘음악당 1열’ [KNSO국제지휘콩쿠르 영상 캡처]
콩쿠르가 생중계를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다. 쇼팽 콩쿠르는 조성진이 우승했던 2015년 대회 때부터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생중계를 시작했다. 당시 실시간 접속자 수는 2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낯선 모험을 시작한 이유는 분명하다. 새로운 세대의 음악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들의 얼굴과 음악을 알릴 최적의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그 결과 10년만에 무려 70만배가량 불어난 동시 시청자를 나았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 콩쿠르 생중계를 맡았던 김형준 SA 재팬 대표는 “클래식 시장은 신규 소비자의 유입이 사실상 멈춘 시장이라 새로운 관객 개발이 쉽지 않았다”며 “지난 수년간 변화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환경에 열심히 쫓아가며 시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배경 음악) 녹음,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아일릿·&TEAM(엔팀)·보이넥스트도어 등과 함께 콘텐츠를 작업했고 내년엔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을 이어간다.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최고의 경험’은 여전히 최적화된 ‘공연장에서의 감상’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최근의 변화는 전통적인 공연장이 아닌 온라인에서의 감상 역시 ‘요즘’ 소비자에게 중요한 창구가 됐다는 점이다.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인 시시 예 쇤펠트 국제 현악 콩쿠르 대표이자 AIMC 부회장은 “디지털 콘서트홀과 스트리밍 플랫폼은 클래식 제작자들에게 중요한 관찰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독일 막스 클랑크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콘서트 청중은 ▷단순 탐색형 ▷미온적 사용자 ▷열정적 애호가 등으로 나뉜다. 또 2020년 프랑스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와 영국음반산업협회(BPI),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선 전 세계 클래식 음악 팬의 3분의 1은 18~25세, 이중 영국은 37%가 35세 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튜브는 클래식 소비의 1순위 플랫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클래식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엔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의 클래식 음악 소비가 350%나 늘었다.
시시 예 하얼빈 쇤펠트 현악 콩쿠르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시시 예 대표는 “기술 진보와 적용 속도가 빨라지며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과 숏폼 비디오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디지털 음악 시장 성장은 산업 환경의 상호작용적 변화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명이 쓰나미처럼 몰려온 중국에선 클래식 음악 청중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의 ‘어메이징 클래식 뮤직 프로젝트’에 따르면, 25~26세의 젊은 여성 사용자의 클래식 소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콩쿠르의 생중계는 물론 KNSO의 ‘음악당 1열’과 같은 콩쿠르 중계 영상,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콩쿠르 참가자들을 조명하는 짧은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은 클래식 업계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시시 예 대표는 “클래식은 음악은 진입장벽이 높은 고급 예술로 인식돼 시청자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소통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음악 콩쿠르 생중계는 기술 역량 강화, 내러티브 재구성, 커뮤니티 운영 등의 혁신을 통해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감성적 경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콩쿠르 생중계→스타 탄생→SNS 활용으로 시장 확장
콩쿠르의 생중계가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콩쿠르 스타’의 탄생이다. 콩쿠르 우승자만이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의외의 순간’이 참가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 재직 시절 국제지휘콩쿠르를 시작했던 박선희 GS문화재단 대표는 “콩쿠르 무대가 전 세계로 스트리밍되며 청중은 제2, 제3의 심사위원단 역할을 한다”며 “설령 다소 평이한 아티스트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하더라도 스트리밍을 통해 자신만의 비전과 매력을 보여준 아티스트는 외부 시장과 에이전시에서 더 큰 주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콩쿠르 생중계를 통해 준비 과정과 연주 모습이 공개되며 쏟아진 관심은 연주자들의 개인 SNS로도 이어져 클래식 음악가와 청중의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임윤찬 역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SNS는 단순히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 김진영 국제콩쿠르세계연맹 매니저는 “무대는 더 이상 콘서트홀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미지로 확장되고 있다. 연주자들이 공유하는 이야기와 남기는 디지털 흔적이 모두 무대”라며 “SNS는 아티스트 삶의 중심은 아니지만, 세상이 아티스트를 이해하는 방식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일의 연습이 쌓여 훌륭한 연주가 되는 것처럼 SNS에서 연주자가 선택한 사진 한 장, 인터뷰, 공유하는 게시물 등 작은 순간들이 쌓여 연주자의 서사가 되고, 기억되는 아티스트가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의 ‘반짝반짝 작은 별’ 연주 영상 [캐틴 채널 캡처]
SNS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가장 좋은 예는 바로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30)다. 15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그는 15년 전 자신의 채널 ‘캐틴(Cateen)’을 개설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든 영상을 간간히 올렸고, 팬데믹 시기 ‘반짝반짝 작은 별’을 7단계로 나눠 연주한 4분짜리 영상은 현재까지 132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미 스타였던 소년 피아니스트는 도쿄대 공대 출신이라는 스펙과 함께 더 큰 화제가 됐다. 리옹국제음악콩쿠르에서 3위(2019)까지 올랐으나 소위 3대 콩쿠르의 우승 타이틀 없이도 피켓팅의 주인공이 된 것은 시대의 변화에 조응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간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스미노 하야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크 마르키스 더클라이번 회장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생중계와 다큐멘터리 영화 ‘크레센도’의 제작이 콩쿠르나 수상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엔 도움을 줬지만, 스트리밍이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한다고 반드시 티켓이 잘 나가는 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SNS는 도구로 사용해야 하며,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은 예술성과 개성, 자기 길을 가는 진정성”이라고 했다. 김진영 매니저 역시 “SNS는 아티스트가 자신을 알아가고 커뮤니티와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이는 홍보가 아니라 자신의 역사와 유산을 남기는 차원에서 진실한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SNS의 활용이 연주자의 인지도 향상에만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콩쿠르 생중계는 K-팝의 TV 오디션처럼 ‘될성부른 떡잎’을 내 손으로 발굴하는 과정이다. 김형준 대표는 “그간 클래식 아티스트는 만나기 어려운 존재로 느껴졌으나 SNS가 내 옆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면서 “이러한 스킨십은 아티스트에게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험과 버무려져 전체 클래식 시장을 더 확장한다”고 봤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현재 기준 1850만회. 클래식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지난 2022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2라운드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실황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다. 영상은 공개 3주 만인 그해 7월 12일, 44년간 이 협주곡 사상 최고 조회수(약 400만회)를 기록했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바다이야기하는법 의 연주(1978년 링컨센터) 기록을 뛰어넘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를 운영하는 자크 마르키스 더 클라이번 회장은 최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2022년은 임윤찬의 해였다”며 “2017년 콩쿠르 당시 500만뷰 수준이던 웹캐스트가 2022년엔 6500만회를 넘었다”고 했다. 이중 임윤찬이 매 라운드 찍힌 영상들 신천지릴게임 의 총조회수는 3685만회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클래식 음악계도 일대 변화를 맞았다. 해마다 열리는 30~40개의 국제 음악 콩쿠르에선 이제 실시간 스트리밍 중계가 필수 코스가 됐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은 콩쿠르는 물론, 연주자들에게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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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0월 열린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라운드마다 유튜브 ‘쇼팽 협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 최저 124만회, 최고 155만회. 새로운 스타가 태어나는 현장을 매라운드 100만 명 이상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지켜봤다. 4년 전 열린 18회 콩쿠르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쇼팽콩쿠르는 5년 주기로 열리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해)의 평균 조회수가 70만 회였음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많아진 셈이다.
#2. 국내 유일의 국제 지휘 콩쿠르인 ‘KNSO국제지휘콩쿠르’를 열고 있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해 음악작가 배순탁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를 내세운 ‘음악당 1열’을 통해 라이브 중계를 시도했다 온라인골드몽 . 콩쿠르는 그것대로 생중계하고, 여기에 두 전문가가 콩쿠르 음악을 들으며 전문가적 관점에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을 따로 영상에 담아낸 것이다. 수다 떨듯 풀어낸 일종의 리액션 중계는 기악 콩쿠르에 비해 다소 생소한 지휘 콩쿠르를 보다 친근하게 만들었다. 당시 3000여명 정도의 동시 시청자를 낳은 이 콘텐츠는 쇼츠를 포함, 총 11만회 가량 재생됐다.
기술은 무한한 기회였다. 클래식 업계는 늘 시장 확장에 따른 새로운 관객의 확보를 고민해 왔는데, 기술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듯 보여서다. 피터 폴 카인라드 국제콩쿠르세계연맹 회장은 “지금의 클래식 관객 규모는 역사상 가장 크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의 접근성은 최고 수준”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KNSO국제지휘콩쿠르의 유튜브 콘텐츠였던 음악작가 배순탁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의 ‘음악당 1열’ [KNSO국제지휘콩쿠르 영상 캡처]
콩쿠르가 생중계를 시작한 것은 2010년대부터다. 쇼팽 콩쿠르는 조성진이 우승했던 2015년 대회 때부터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 생중계를 시작했다. 당시 실시간 접속자 수는 2만여 명에 불과했지만, 낯선 모험을 시작한 이유는 분명하다. 새로운 세대의 음악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들의 얼굴과 음악을 알릴 최적의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그 결과 10년만에 무려 70만배가량 불어난 동시 시청자를 나았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 콩쿠르 생중계를 맡았던 김형준 SA 재팬 대표는 “클래식 시장은 신규 소비자의 유입이 사실상 멈춘 시장이라 새로운 관객 개발이 쉽지 않았다”며 “지난 수년간 변화하는 글로벌 스트리밍 환경에 열심히 쫓아가며 시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배경 음악) 녹음,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아일릿·&TEAM(엔팀)·보이넥스트도어 등과 함께 콘텐츠를 작업했고 내년엔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을 이어간다.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최고의 경험’은 여전히 최적화된 ‘공연장에서의 감상’이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최근의 변화는 전통적인 공연장이 아닌 온라인에서의 감상 역시 ‘요즘’ 소비자에게 중요한 창구가 됐다는 점이다.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인 시시 예 쇤펠트 국제 현악 콩쿠르 대표이자 AIMC 부회장은 “디지털 콘서트홀과 스트리밍 플랫폼은 클래식 제작자들에게 중요한 관찰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독일 막스 클랑크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콘서트 청중은 ▷단순 탐색형 ▷미온적 사용자 ▷열정적 애호가 등으로 나뉜다. 또 2020년 프랑스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와 영국음반산업협회(BPI),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선 전 세계 클래식 음악 팬의 3분의 1은 18~25세, 이중 영국은 37%가 35세 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튜브는 클래식 소비의 1순위 플랫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클래식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엔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의 클래식 음악 소비가 350%나 늘었다.
시시 예 하얼빈 쇤펠트 현악 콩쿠르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시시 예 대표는 “기술 진보와 적용 속도가 빨라지며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과 숏폼 비디오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디지털 음악 시장 성장은 산업 환경의 상호작용적 변화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명이 쓰나미처럼 몰려온 중국에선 클래식 음악 청중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의 ‘어메이징 클래식 뮤직 프로젝트’에 따르면, 25~26세의 젊은 여성 사용자의 클래식 소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콩쿠르의 생중계는 물론 KNSO의 ‘음악당 1열’과 같은 콩쿠르 중계 영상,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콩쿠르 참가자들을 조명하는 짧은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은 클래식 업계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시시 예 대표는 “클래식은 음악은 진입장벽이 높은 고급 예술로 인식돼 시청자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소통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음악 콩쿠르 생중계는 기술 역량 강화, 내러티브 재구성, 커뮤니티 운영 등의 혁신을 통해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감성적 경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콩쿠르 생중계→스타 탄생→SNS 활용으로 시장 확장
콩쿠르의 생중계가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콩쿠르 스타’의 탄생이다. 콩쿠르 우승자만이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의외의 순간’이 참가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 재직 시절 국제지휘콩쿠르를 시작했던 박선희 GS문화재단 대표는 “콩쿠르 무대가 전 세계로 스트리밍되며 청중은 제2, 제3의 심사위원단 역할을 한다”며 “설령 다소 평이한 아티스트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하더라도 스트리밍을 통해 자신만의 비전과 매력을 보여준 아티스트는 외부 시장과 에이전시에서 더 큰 주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콩쿠르 생중계를 통해 준비 과정과 연주 모습이 공개되며 쏟아진 관심은 연주자들의 개인 SNS로도 이어져 클래식 음악가와 청중의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임윤찬 역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SNS는 단순히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 김진영 국제콩쿠르세계연맹 매니저는 “무대는 더 이상 콘서트홀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미지로 확장되고 있다. 연주자들이 공유하는 이야기와 남기는 디지털 흔적이 모두 무대”라며 “SNS는 아티스트 삶의 중심은 아니지만, 세상이 아티스트를 이해하는 방식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특히 “매일의 연습이 쌓여 훌륭한 연주가 되는 것처럼 SNS에서 연주자가 선택한 사진 한 장, 인터뷰, 공유하는 게시물 등 작은 순간들이 쌓여 연주자의 서사가 되고, 기억되는 아티스트가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의 ‘반짝반짝 작은 별’ 연주 영상 [캐틴 채널 캡처]
SNS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가장 좋은 예는 바로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30)다. 15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그는 15년 전 자신의 채널 ‘캐틴(Cateen)’을 개설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든 영상을 간간히 올렸고, 팬데믹 시기 ‘반짝반짝 작은 별’을 7단계로 나눠 연주한 4분짜리 영상은 현재까지 132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미 스타였던 소년 피아니스트는 도쿄대 공대 출신이라는 스펙과 함께 더 큰 화제가 됐다. 리옹국제음악콩쿠르에서 3위(2019)까지 올랐으나 소위 3대 콩쿠르의 우승 타이틀 없이도 피켓팅의 주인공이 된 것은 시대의 변화에 조응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간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스미노 하야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크 마르키스 더클라이번 회장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생중계와 다큐멘터리 영화 ‘크레센도’의 제작이 콩쿠르나 수상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엔 도움을 줬지만, 스트리밍이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한다고 반드시 티켓이 잘 나가는 연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SNS는 도구로 사용해야 하며,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은 예술성과 개성, 자기 길을 가는 진정성”이라고 했다. 김진영 매니저 역시 “SNS는 아티스트가 자신을 알아가고 커뮤니티와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이는 홍보가 아니라 자신의 역사와 유산을 남기는 차원에서 진실한 이야기를 써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SNS의 활용이 연주자의 인지도 향상에만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콩쿠르 생중계는 K-팝의 TV 오디션처럼 ‘될성부른 떡잎’을 내 손으로 발굴하는 과정이다. 김형준 대표는 “그간 클래식 아티스트는 만나기 어려운 존재로 느껴졌으나 SNS가 내 옆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면서 “이러한 스킨십은 아티스트에게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경험과 버무려져 전체 클래식 시장을 더 확장한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