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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MZ정치인①]말레이 사디크 의원 "기성세대 40년 성과, 청년은 3년내 가능"

[편집자주]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30대 제1야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에 여당에서도 서둘러 청년 인사들을 영입하며 맞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20~30대 청년 세대의 중앙 정치권 진출은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로부턴 종종 들려왔던 소식이다. 이에 뉴스1은 해외 청년 정치인들과의 인터뷰를 시리즈로 게재한다.(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말레이시아에선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가 이끌던 야권연합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61년 만의 첫 정권교체였다.이 과정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사디크 의원이다. 그는 25세 나이에 당시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을 뿐 아니라, 이후 꾸려진 내각에선 말레이시아 사상 최연소 청년·스포츠부 장관(2018~20년)으로 활동했다. 사디크는 말레이시아의 투표권 연령을 기존 21세에서 18세로 낮추는 헌법 개정에도 기여했다.사디크는 "나이 어린 정치인으로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젊은 리더들"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디크 의원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 사디크 시드 말레이시아 의원의 모습. © 사디크 의원 페이스북-말레이시아에서 꽤 유명한 청년 정치인인 것으로 안다. 25세에 최연소 장관에 취임했고 현재는 세 번째로 나이 어린 국회의원이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국회의원 된 과정을 소개해 달라.▶정치적으로 유망한 가정에서 태어난 건 아니다. 어머니는 공립하교 교사, 아버지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넘나들며 일을 한 건설업자였다. 말레이시아 법무부 장관실에서 일하던 2015년 '금융 스캔들'이 터졌다. 당시 내가 나서지 않으면 도덕적 양심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변화와 개혁을 위해 '변화를 이끌며'(Change Leaded)란 단체에서 청년 활동가들을 모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어머니도 위협을 받았지만, 부당함은 내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느끼게 할 뿐이었다. 23세 때 현 총리 및 전 총리와 함께 정당을 만들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총선에서 승리했고, 청년·스포츠부 장관에 임명됐다.-한국 청년들은 높은 교육비와 임대료, 취업난에 힘들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어떤가.▶말레이시아도 가장 중요한 문제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말레이시아 평균소득은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연 1만5000달러(약 169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10년 간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실질임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른 소득 불평등은 청년들에게 여전히 큰 문제다. 말레이시아 청년들 또한 차를 사기도, 학비를 내기도 어렵다. 취업하면 밀린 학비 등을 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모으기 힘들다. 장관 시절 야당 의원들과 함께 선거권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는 헌법 개정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 힘을 청년들 손에 바로 쥐어주면 모든 정당과 지도자들도 이들을 우선시하게 된다. 청년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청년들이 의사 결정권자가 되는 게 필요하다. 말레이시아에선 초당적 합의를 통해 개헌이 이뤄진 뒤 빠른 변화가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정부에 65억링깃(야 1조7650억원) 규모 부양책을 통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30만개 일자리를 제공하라고 설득할 수 있었다. 정치인들이 청년들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느낄 때 청년들이 더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갖게 되고, 또 청년들에 대한 투자도 이뤄진다.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전경 © AFP=뉴스1-말레이시아 의원들의 평균 나이가 60세란 통계가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청년들의 정치 입문이 쉽지 않은 것 같은데.▶정치가 사익을 위해 움직여선 안 된다. 정치가 기업·엘리트에 의해 운영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 정치로부터 소외된 젊은 지도자들을 위한 보금자리로서 말레이시아민주연합전선(MUDA)이란 정당을 만들었다. MUDA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온건하고 정책 중심적이며 개방적인 정치세력이다. 40세 이하 지도자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의 말레이시아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젊은 리더들을 영입해 정치를 주도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치에 새 변화를 일으키는 게 우리 목표다. 말레이시아엔 시민사회 지도자가 많다. 사회 각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학교를 세우는 등의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난 말레이시아 정치도 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 기득권층은 청년들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론 그들이 청년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교체될 것이다.-청년 정치인들은 대개 기성 정치인들로부터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내가 성공해서 그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게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년·스포츠부 장관으로 입각했을 당시 제일 처음 하고 싶었던 일이 투표권 연령을 낮추는 거였다. 그러나 이를 위한 개헌은 의원 3분의2의 지지가 필요했고, 당시 정부가 별 관심이 없었다. 말레이시아 정치사상 개헌이 이뤄진 적도 없다. 그러나 난 반대자들과 협상을 벌여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오랜 협상 끝에 마침내 사상 처음으로 개헌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가 새롭고 파괴적이며 창의적인 정치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고 있고, 정치가 더 이상 인종·종교에 의해 정의되는 게 아님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젊다는 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한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말레이시아 청년들로부터 '방탄소년단(BTS)을 말레이시아에 데려와 달라'는 얘길 많이 듣는다. BTS는 그냥 아이돌이 아니다. 그들은 긍정적 메시지로서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고 자살 위험을 줄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청년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BTS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싶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바로 우리 세대의 시기다. 몇몇 기성세대가 '넌 어려서 안 된다'고 해도 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 에너지를 변화시키고, 정치·경제·사회적 장애물을 넘어 그들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해 달라. 근면함과 꾸준함을 통해 우리 나이에 부족할 수 있는 걸 극복하고 창의력과 비판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청년들은 '40년 경험'은 없지만 비판적인 사상가이기자, 위험을 무릅쓰는 창조적 파괴자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40년 걸리는 걸 3년 안에도 할 수 있다. 관습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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