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발견 사망자, 백신과 무관…사인 폐렴·심근경색 추정"
당국 "AZ 접종 계획대로"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60대 요양병원 환자에게서 부검 결과 혈전이 발견된 것 관련, 보건당국이 “혈전과 접종과의 연관성이 낮으며, 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당국은 AZ 백신의 혈전 발생 논란에 대한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의 18일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조치를 검토한다면서도 현재로썬 접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이 지난 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와 백신 접종 간 연관성이 있는지를 검토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다른 사망 원인 의심 소견”17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브리핑에서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접종 이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60대에게서 혈전이 확인된 데 대해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었고, 의무기록 상 다른 사망 원인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반장은 이를 바탕으로 “접종보다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며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해당 환자가 사망할 당시 진료했던 의료진이 본 사인은 흡인성 폐렴으로, 호흡기 계통 문제로 사망한 것으로 봤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김 반장은 “추가 자료를 수집해 보니, 흡인성 폐렴 외에 급성 심근경색에 해당하는 소견도 갖고 있었다”며 “두 가지 사인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접종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대개 아나필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만 공식 인정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사인으로 판정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다만 김 반장은 “환자에 대한 부검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종 부검결과가 통보되면, 이를 바탕으로 특이사항이 있다면 재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혈전, 접종 인해 생겼을 개연성 낮아” 해당 환자는 지난달 26일 AZ 백신을 접종했고, 이달 6일 사망한 것으로 신고됐다. 호흡곤란과 안색이 창백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어 치료받던 중 호흡부전으로까지 진행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의료진이 이후 호흡부전으로 인한 사망으로 신고했고, 당국이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인과성 평가를 하던 과정에서 육안 소견상 혈전이 확인됐다.그러나 김중곤 반장은 혈전이 접종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적 개연성이 굉장히 낮다고 평가했고,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같은 경우에도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접종과 혈전 간 관계가 없다’는 결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해당 접종자에게 혈전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선 “외국에선 혈전증이 10만명당 100명 이상에서 발생하고, 연령이 올라갈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져 10만명당 500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이한 질병 상태에서 발생하는 게 아니라 자주 접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혈전이란 게 백신에 의해 생기는 아주 특수한 상황의 질환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재차 설명하며, “왜 혈전이 생기는가에 대해선 백신 이외 워낙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백신만을 따로 꼬집어 크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혈전이 생긴 인과 관계가 설명되려면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며 “현재로는 혈전 발생과 백신과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본다.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금 현재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점 등을 이유로 김 반장은 투석환자의 경우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 상황에서는 접종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혈전·출혈이 안 생길 수 있는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접종하는 게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실내테니스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지역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접종대상자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EMA서도 문제 안 될 것” 당국은 현재로썬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이날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3월 1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이 예방접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가 없다’며 공포로 인해 접종을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EMA의 조사 결과에서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2건의 혈전증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 근거가 없으며,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에서 신고 된 혈전색전증 환자 수가 일반 인구에서 보인 것보다 더 높지 않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추진단은 “현재까지 AZ 백신으로 약 57만명이 접종했으나, 예방접종과 혈전증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혈전증은 코로나19 백신의 이상 반응에 포함된 질환이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국내에서 생산한 백신”이라고 강조했다.박영준 팀장은 “EMA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번 전문가들과 논의한 다음 종합적으로 평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중곤 반장은 EMA 결과에서도 “접종에 의한 혈전 형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EMA가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에머 쿡 EMA 청장은 16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기존 권고안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코로나를 예방하는 데 있어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EMA의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할 것을 시사했다. 다만 스웨덴과 라트비아가 추가로 접종을 일시 중단키로 하는 등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gnang.co.kr▶ 소름돋게 잘 맞는 초간단 정치성향테스트▶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당신이 궁금한 코로나, 여기 다 있습니다ⓒ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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