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FI(재무적 투자자)의 풋옵션(지분을 일정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가격에 대한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최종 결론이 임박하면서 양측이 장외에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9일 IB(투자은행)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ICC는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신 회장과 FI 간의 풋옵션 중재 소송과 관련한 2차 청문회를 연다. 청문회 기간 양측의 변론을 듣게 되며 신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청문회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청문회는 단심제다. 결론이 나올 때까지 통상 6개월 정도 소요된다. 오는 9월께 결판이 나는 것이다. 중재는 2조원이 오가는 막대한 규모인 데다 경우에 따라 교보생명의 오너인 신 회장의 경영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어피니티와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구성된 어피니티컨소시엄은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492만주)를 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54억원에 사들였다. 이때 2015년 9월까지 IPO(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주간 계약(SHA)을 맺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한 자본확충과 증시 상황 등을 이유로 약속된 기한 3년을 넘겼고, 추가로 3년을 더 보냈다. 투자금 회수가 급해진 FI는 결국 2018년 11월 신 회장을 상대로 2조122억원 규모의 풋옵션을 행사했다. 문제는 행사가격이다. FI는 풋옵션 가격을 1주당 40만9000원으로 제시한 반면 신 회장은 생명보험사의 시장가치가 떨어져 20만원 중반대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약 8000억원대 가격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양측은 중재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보생명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교보생명의 가치를 부풀려 평가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올 초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과 재무적 투자자들의 임원들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교보생명은 금융당국에도 안진회계법인 철저히 조사해달라며 수차례 진정서를 제출했다.FI 측은 2019년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신 회장의 배당금 약 850억원에 대해 가압류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신 회장의 자택과 급여에 대해서도 가압류 조치를 한 상태다. 신 회장의 연봉은 2019년 기준 7억9100만원대다. 지난달에는 신 회장의 주식에 대해서도 가압류 하겠다며 신 회장의 자택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를 방문했다. 이를 막는 과정에서 신 회장 자택 경비원이 부상을 당했고, FI측에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자칫 교보생명의 경영권이 흔들릴 정도의 거액이 달린 만큼 중재 결과를 앞두고 양측의 장외 신경전이 그만큼 치열한 셈이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3년 간 이어진 중재 소송 결과가 임박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유리한 고지에 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라며 “ 교보생명이 중재 소송에서 이기면신 회장이 제3자의 투자자를 유치해 경영권을 방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교보생명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중재 소송 이후의 절차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검찰의 공판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소된 건이 있어 그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부동산 투자는 [부릿지]▶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줄리아 투자노트<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