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적절했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너무 늦은 것이다.
가장 먼저 한의 주먹을 맞이한 것은 강우택과 전명환이었다. 강우택이야 그럴 수
있지만 전명환이 가장 전면으로 나선 것은 순전히 약기운 때문이었다. 상대가
처음에 보여준 능력을 기억하고 있었다면 아무리 자신의 주먹이 상대를 한 번
때렸다지만 이렇게 나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애써 만든 한이었다. 그냥
보내 줄 리가 없었다.
강우택의 칼은 한의 옆구리 사이로 빠져나갔지만 전명환의 내지른 주먹은 한의 코를
정확하게 맞추었다. 한의 몸이 충격에 주저앉으며 옆구리에 끼인 강우택의 팔꿈치를
반대편으로 꺽었다. 항거할 수 없는 힘에 팔이 부러져 나가며 무참하게 일그러진
강우택의 얼굴이 그의 이마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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