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다르다"던 軍… 하루 만에 드라마와 똑같아진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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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가혹행위 끊이지 않는 軍… “척결·변화” 헛구호만
다시 도마 오른 軍 자정능력
해군 일병 괴롭힘으로 극단 선택
최근 드라마 여파 “안바뀐다” 확산
일각 “의식 등 근본적인 변화 시급”
정치권도 군내 가혹행위 근절 강조
모병제 도입 찬반 논란 확산 조짐
국방부는 지난 6일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에서 등장한 군 내 가혹행위에 대해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만인 7일 해군 일병이 선임병들의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드라마 내용과 실제 병영 현실은 다르다”는 국방부의 해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일선부대 인식 전환 없다면 가혹행위 근절 불가
8일 해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어학병으로 해군에 입대해 올해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정모 일병이 6월 18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 따돌림 등에 시달렸다. 피해 사실을 함장에 신고했지만, 가해자와 분리 등 적절한 후속조치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일병이 자해를 시도하자 함장은 ‘가해자들을 불러 사과받는 자리를 갖는 게 어떻겠냐’며 선임병들과 마주 앉게 하는 등 사실상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성추행 피해를 신고하고 숨진 공군 이모 중사 사건 이후 국방부가 군 내 성폭력과 가혹행위 등에 대한 고강도 대응을 강조하던 상황에서 불거졌다. 군은 지난 5월과 8월 공군과 해군에서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군 내 가혹행위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또다시 발생하고, 드라마 D.P.가 주목을 받으면서 ‘군은 안바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격오지나 함정 내부 등 군 내 사각지대가 여전하고, 폐쇄적인 군 조직 특성상 가혹행위를 당해도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한 채 2차 가해를 우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인권보호관 도입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6월 6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모 중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간부는 “군에 성폭력이나 가혹행위 관련 제도가 없어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국방부의 개선 의지가 일선에까지 세세하게 전해져 야전부대 간부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가혹행위 척결”
정치권에서도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군 내 가혹행위 근절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드라마 D.P.와 관련,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수십년 전 공장에서 매일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면서 “청년들이 자신을 파괴하며 ‘뭐라도 해야지’ 마음먹기 전에 국가가 하겠다.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을 반드시 바꾸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드라마가 군 생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실제 군필 청년들이 공감하는 면에 대해 더 많은 목소리를 듣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위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와 관련해 서욱 장관은 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드라마 D.P. 관련 질의에 대해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이 조금 극화돼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드라마 속에 비쳐진 부분들은 지휘관들에게 부대 내 지휘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모병제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D.P.는 픽션이지만 군 내 가혹행위가 아직도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당백의 강군을 만들기 위해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같은 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모병제는 정의와 공정이 아니다”라면서 “군대를 바꾸고 개혁해야 한다. 모병제를 한다고 해서 군대 내 부조리와 폭행을 그대로 둘 수는 없지 않나”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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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부대 인식 전환 없다면 가혹행위 근절 불가
8일 해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어학병으로 해군에 입대해 올해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된 정모 일병이 6월 18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 따돌림 등에 시달렸다. 피해 사실을 함장에 신고했지만, 가해자와 분리 등 적절한 후속조치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일병이 자해를 시도하자 함장은 ‘가해자들을 불러 사과받는 자리를 갖는 게 어떻겠냐’며 선임병들과 마주 앉게 하는 등 사실상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성추행 피해를 신고하고 숨진 공군 이모 중사 사건 이후 국방부가 군 내 성폭력과 가혹행위 등에 대한 고강도 대응을 강조하던 상황에서 불거졌다. 군은 지난 5월과 8월 공군과 해군에서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군 내 가혹행위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또다시 발생하고, 드라마 D.P.가 주목을 받으면서 ‘군은 안바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격오지나 함정 내부 등 군 내 사각지대가 여전하고, 폐쇄적인 군 조직 특성상 가혹행위를 당해도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한 채 2차 가해를 우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인권보호관 도입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 6월 6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모 중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간부는 “군에 성폭력이나 가혹행위 관련 제도가 없어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국방부의 개선 의지가 일선에까지 세세하게 전해져 야전부대 간부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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