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이나 권좌 지켰는데 벌써 그립다…잘가요 무티”…독일 메르켈앓이 왜?
16년만에 막내린 메르켈 시대 "잘 가요 엄마(Tschuss Mutti)."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대가 16년 만에 막을 내린다. 독일 최초 여성 총리이자 첫 동독 출신, 최장수 지도자였던 그가 총리직을 내려놓게 되면서 독일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연방하원 총선거 결과에 따라 후임이 결정되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막판 선거운동에 나서며 보수연합에 힘을 실어달라는 호소를 이어갔다.뉴욕타임스(NYT)는 24일 메르켈 총리의 퇴진을 앞두고 "독일인들은 메르켈을 상징하는 '무티(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얼굴을 보지 않고 누굴 말하는지 안다"며 "16년이란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총리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54년 함부르크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난 메르켈 총리는 동독으로 이주해 양자물리학을 전공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89년 이후 옛 동독의 민주궐기(DA)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헬무트 콜 정부 당시 기독민주당(CDU)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여성청소년부·환경부 장관과 기민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메르켈 총리는 정치 노선과 무관하게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태도,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포용적이고 유연한 스타일로 칭송받았다. 지난해 전례 없는 팬데믹 사태에도 유럽연합(EU) 내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를 성사시키는 등 방역 모범국 지위를 유지하며 성공적으로 대응했다.EU 내에서는 "벌써 메르켈 총리가 그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비네 크롭 자유베를린대 정치학과 교수는 "메르켈 총리는 어려운 시기에 침착하게 정부를 운영해냈고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기후정책이나 디지털화 등 큰 미래 과제는 해결하지 못해 차기 정부의 해결 과제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에서 그가 속한 중도우파 진영 기독교민주연합(CDU)·기독교사회연합(CSU)의 양당 연합과 라이벌 사회민주당(SPD)은 가장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각각 25%, 26% 지지율을 기록하며 초박빙 구도를 이어 가고 있다. 독일 유권자 6040만명은 26일 오전 8시 전국 6만여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후계자인 아르민 라셰트 후보가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에 25일 지역구 아헨으로 날아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는 이번 총선을 "여러분의 미래, 여러분의 자녀와 부모들 미래에 관한 선거"로 규정하며 라셰트 후보가 기후변화라는 핵심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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