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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南엔 유화 손짓-美엔 “수법 교활”… ‘백악관 설득하라’ 메시지

김정은, 최고인민회의서 시정연설… 文제안 ‘종전선언’ 가능성 내비치며한미 동맹 흔들 조건 줄줄이 제시, 정부 “대화 물꼬 터졌다” 반색여권선 ‘文 임기내 정상회담’ 기대도3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전날 열린 북한 노동당 최고인민회의. 회의 참석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단상왼쪽)에게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들을다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히는 등 직접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자 정부는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여권에서는 실무회담 등 수순을 밟아 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다만 김 위원장이 관계 개선과 종전선언의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걸고 한국 정부에 태도를 바꾸라며 공을 넘긴 만큼 실제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정부에서 나온다. 대북 적대시 정책에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 한미동맹을 흔드는 사안이 포함된다.김 위원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지 않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이라며 강경한 비난을 쏟아냈다. 한미 간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청와대는 대화 재개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북-미 협상이 시작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속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남북 실무회담→정상회담 기대김 위원장은 통신선 복원을 언급해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부터 우선 복원하라”고 한 청와대에 화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남조선(한국)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북남(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 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했다.청와대와 정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연설 직후 통신선 복원을 전제로 다음 남북 대화 프로세스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만큼 통신선 재개 후 남북 영상 실무회담까진 무난한 수순으로 본다”고 기대했다.일각에선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등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통신선 복원→고위급 실무회담→정상 간 핫라인 연결’ 등 과정에 속도가 붙으면 정상회담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것. ○ “한미동맹 흔들 조건 걸고 韓에 美 설득 압박”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이 통신선 복원 이상의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려면 결국 북한이 조건으로 내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이 정부에 “미국을 설득해 대화 조건을 만들라”고 압박한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적대시 정책이 달라진 게 없다” “교활하다”는 표현까지 쓰며 백악관을 비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무력증강, 동맹군사활동을 벌이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시키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에 대한 대결적 자세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조선은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위기의식·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한미 훈련 중단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된 조건들을 줄줄이 내세워 한미동맹 자체를 흔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미국 대신 남측에 먼저 손을 내민 건 이례적”이라면서 “그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원칙 기조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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