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시기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노동과 사고 영역에까지 깊숙이 들어오며 단순 암기와 지식 전달에 머무르는 교육은 더는 의미가 없어졌다. 그 대신 창의성과 협업 능력, 비판적 사고 같은 역량이 사회를 이끌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 간 공생뿐만이 아니다. AI와의 공생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이제는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를 넘어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2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전히 입시와 점수 위주에 머물러 있는 우리 교육 체계에도 근본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5일 테라젠이텍스 주식
한국경제신문과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동 개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25에서 ‘혁신과 창조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2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며 때로는 져주는 것. 이는 인간이기에 할 2008년주식
수 있는 선택”이라며 “승자 독식인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인간은 무한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임형택 기자


▷AI 시대 인재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합니다. 단순 계산과 반복은 기계가 훨씬 잘합니다. 한일사료 주식
인간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맥락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 메커니즘을 이해하면서 논리적, 철학적으로 질문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승자가 될 것입니다. 기초 학문, 인문학이 점점 중요해지겠죠.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나요.
“창의성, 문제 해결력, 다른 사람과서원인텍 주식
협력하는 능력입니다. AI는 인품을 갖춘 지성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인간이 강점을 지닐 수 있는 것이 그 부분이죠. 기술만 잘 아는 사람보다 기술을 사회와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출 겁니다. 인간적 감수성과 비판적 사고를 겸비한 ‘융합형 인재’가 중심에 설 것이란 뜻입니다.”
▷교육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파칭코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론, 프로젝트 수업, 실험 같은 참여형 학습이 효과적입니다.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 또한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답을 외우는 대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얻는 배움이 진짜 역량이 됩니다.”
▷인간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까요.
“AI는 늘 최적의 답을 찾겠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늘 이기는 게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기 위해 져주기도 하죠. AI는 절대 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이 때문에 인류 역사는 설명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왔습니다. 승자 독식인 AI 시대에도 인간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무한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I가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단순 반복 업무와 규칙 기반 직종은 빠르게 대체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의대와 로스쿨에 가면 성공했다고 하지만 10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수많은 판례를 바탕으로 이성적으로 판결하는 AI 판사, 모든 임상을 검토할 수 있는 AI 의사가 나오면 경쟁력이 있을까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미래학자 예측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업을 7~8번 바꾼다고 합니다. 70대에 새 직장을 구할 때 서울대를 나온 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학력이 아니라 실력이 중요하고, 계속 배우고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가 될 겁니다.”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한 번 공부해서 평생 먹고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교육은 특정 시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이어져야 합니다. 학생에게는 ‘어떻게 배우는지’를 가르쳐야 하고 성인에게는 재교육과 전환 교육의 기회가 보장돼야 합니다. 교육은 직업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 안전망이 될 것입니다.”
▷개인도 바뀌어야 살아남는 거군요.
“한 우물만 파는 인재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다양한 분야에 불려가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춰야 합니다. 서로 다른 영역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통섭형 인재가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시험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느라 실제로 필요한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는 겁니다. 교사도 성적 관리에 집중하다 보니 수업 혁신은 어렵고요. 사회는 창의성과 협업을 원하지만 교실에서는 여전히 문제집 풀이만 하는 셈이죠. 교육과 현실 간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에서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을 늘려야 합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면서 협력과 의사소통을 배우는 거죠. 맞춤형 교육도 필요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개별 학생의 강점과 흥미를 살려야 합니다.”
▷AI 관련 교육도 필요하겠죠.
“기본적인 AI 소양은 모든 학생에게 필수입니다. 단순한 프로그래밍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AI가 사회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다뤄야 합니다.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는 동시에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죠. AI의 한계와 윤리 문제를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기술만 강조하는 교육은 불완전합니다.”
▷윤리 교육은 왜 더 필요한가요.
“기술은 중립적이지만 활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AI가 차별을 강화하거나 인간을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윤리적 판단이 가능한 인재를 길러야 합니다. 기술의 힘을 바르게 쓰도록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윤리 교육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핵심입니다.”
■ 최재천 교수는
△1954년 강원 강릉 출생△서울대 동물학 학사△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생태학 석사△하버드대 생물학 석·박사△1992년 미시간대 조교수△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 교수△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석좌교수△2013~2016년 국립생태원 원장△2013년 7월~생명다양성재단 대표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