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한 총재의 혐의는 간단히 말해, 윤석열 측에 돈을 주고 그 대가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한 총재의 구속 심사일부터 한 달 동안 통일교에 잠입했다. 통일교는 현재 윤석열 정부와 공생 관계였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지난달 9월 2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는 통일교 한학자 총재


뉴스타파, 한학자 총재 구속 전후 통일교 집단 기도회 현장 잠입 취재
“참어머님께서는 지금 (구속 주택청약종합저축신용불량자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계십니다. 어머님을 지켜주시옵소서!”
한 총재에 대한 법원의 구속 심사가 진행되고 있던 시각, 통일교인들은 ‘홀리마더 한’이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울부짖으며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티셔츠에 적힌 문구 ‘홀리마더 한’은 통일교의 한학자 총재를 가리킨다. 통일교인들에게 있어서 한 총재는 ‘홀리마더’, 신한은행아파트담보대출금리 ‘독생녀’, ‘참어머님’, 즉 신의 대리인이다.
기도 장소는 ‘천심원’.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HJ천주천보수련원’ 내에 자리 잡은 건물로 청평호가 내려다보이는 통일교의 주요 성지다. 통일교인들에게 이곳은 하늘에 직접 기도를 올릴 수 있는 통로다. 교단에는 황금빛 옷차림의 한학자·문선명 총재 부부와 사망한 두 아들, 한 총재 어머니의 초상 솔로몬상호저축은행대출 이 걸려 있었다.



지난 9일 22일, 경기도 가평군 소재 ‘천심원’에서 한학자 총재의 구속영장 기각을 기도하고 있는 통일교인들의 모습


이날 이기성 천심원장은 교인들에게 한 총재가 곧 풀려날 것이라는 ‘영계’의 메시지 창업지원대출 를 전달했다. 이 원장은 ‘성화’(사망)한 성인들의 메시지를 통일교인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이 원장은 먼저 2012년 사망한 문선명 총재의 영계 메시지를 전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문 총재는 “영장심사는 기각되지만 그 이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어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영계 메시지도 전달됐다. 이 원장 차량담보대출서류 은 소크라테스가 “참어머님(한학자)을 강력히 지키겠다”며 철야정성 집단 기도에 나선 교인들을 독려했다.
다음 날 한 총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한 총재가 받고 있는 혐의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측에 금품 제공 ▲김건희 여사 및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의 금전 거래 ▲통일교 간부 도박 사건 무마 ▲캄보디아 통일교 본부 설립을 위한 ODA(공적개발원조) 자금 증액 사주 등이다. 윤석열 측에 금전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국정에 개입한 의혹이다.
한 총재는 물론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비서실장 등 통일교 최고위 간부였던 이들도 김건희 특검의 수사, 재판을 받고 있다.
천심원 맞은편 ‘천성왕림궁전’에서도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특별 철야 정성’이 열렸다. 이 역시 한 총재의 안위를 기원하는 집단 기도회다. 특별 철야 정성은 한 총재 구속을 전후로 40여 차례 진행된 상태였다.



지난 9월 26일, ‘천성왕림궁전’에서 열린 ‘홀리마더한의 안위를 위한 특별 철야 정성’ 집단 기도회 현장


특별 철야 정성에는 매번 최소 1,000명이 넘는 교인들이 참석했다. 한 총재가 구속된 주에는 2,700여 명이 강당을 채웠다. 무대 앞쪽에는 공직자라고 불리는 간부들을 포함해 한 총재의 가족과 친인척이 자리를 잡고 그 뒤로 교인들이 빼곡히 앉았다. 부모님을 따라온 어린 아이들은 가장 뒷자리 바닥에서 잠을 잤다.
무대에는 한학자-문선명 부부의 이미지가 띄워져 있었고, 무대에는 한 총재의 황금 의자가 놓였다. 간부들은 빈 의자에 꽃을 바치고 절을 했다.
한 간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한 총재를 안타까워 하며 자작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의 소재는 한 총재의 구치소 식단이었다. “어머님 아침진지는 미니치즈빵… 어머님 점심 진지는 유부우동국, 돼지갈비찜, 양념고추지, 배추김치. 입에 맞으셨을까 반은 드셨을까”라는 내용이다.
“특검 수사 내용, 언론 보도는 거짓”... 한학자 총재에 대한 수사 자체가 범죄
집단 기도회 현장에서 눈에 띄는 건 통일교 간부들이 교인들의 ‘입단속’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기성 천심원장은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이 원하는 것은 분열이다. 식구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역전의 날과 승리의 날이 기필코 올 것”이라며 결속을 강조했다.
한 총재의 며느리도 “(구치소에 계신) 어머니께서 ‘이번 기회에 식구들은 똘똘 뭉쳐서 하나가 됐어. 전세계적으로 하나가 됐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며 한 총재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조금 아는 거 가지고 말을 해야 되는 상황인가 고민을 했지만 내 말이 칼이 돼서 어머니 등에 꽂힐까 생각했다. 특검 기간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정말 신중하게 어머님의 심적인 기준을 맞춰 같이 가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통일교는 한 총재에 대한 수사 자체를 범죄 행위라고 본다. “역대 정부 중 통일교의 신세를 지지 않은 정권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늘이시여, 한국 정치 권력이 우리 어머님의 아픔의 십자가로 종교 탄압과 핍박을 드러내고 있사옵나이다. 이것은 하늘을 향한 도전이오, 범죄 행위인 것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참부모님께서는 나라와 민족이 어려울 때마다 위기를 극복케 하셨고 '나는 이 나라에 빚진 적이 없다'고 천명하셨나이다. 부모님께서는 '역대 정부가 내 신세를 안 진 정권이 없다'고 천명하셨나옵나이다. 그러신 우리 부모님께 이 나라가 이래서는 아니 되는 것을 알게 하시옵소서.- 통일교 축복가정 교인의 기도문 / 특별 철야 정성 (2025.10.17.)

한 총재의 손자이자 ‘천애축승자’(후계자)로 지목된 문 모 씨는 기도회에서 “어머니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라 하시면 뛰어내리겠다”고 외치며 한 총재를 향한 절대 복종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특검이 주장하는 모든 혐의와 거짓에도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선 어머님의 삶을 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통일교는 특검 수사 등 윤석열 정치권력과의 유착 의혹을 둘러싼 진상 규명에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와 윤석열 쪽 정치 권력과 통일교의 유착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 중 하나는 ‘한 총재 해외 원정 도박 수사 무마’ 의혹이다.
뉴스타파는 한 총재 원정 도박 사건의 규모와 심각성, 그리고 경찰의 사건 인지 여부, 수사 무마 정황 등을 추적했다. 다음주 수요일(10월 29일)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의 공생 관계 의혹 등을 파헤치는 ‘통일교 게이트’ 기획보도를 이어간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