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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이재명 대통령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실질적인 쓸모를 뜻합니다. 이 대통령 취임사의 첫 번째 약속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였습니다. 주인이란 단어가 9번이나 등장하는 성남시장 취임사 제목은 "성남의 주인은 시민"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 인터뷰와 현장 취재를 통해 '주인'에게 쓸모 있는 대통령의 의미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이정환, 이주연, 유성호 기자]
골드몽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사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쯤에는 국정 지지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올 거라고 본다"며 "70% 이상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바다신게임
ⓒ 유성호
2019년 12월 15일, '김용 활용법, 세상을 바꾸는 용기'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내놓은 책이었다. 출판 바다이야기2 기념회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는데, 축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말이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이 발언은 훗날 대장동 사건 전개 과정에서 숱하게 거론됐지만, 정작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출판기념회 영상을 토대로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그대로 옮 릴게임종류 겨봤다.
"제가 딱 한 마디만 말씀드리면 정말로 유용한 사람이다. 유용하다, 쓸데가 많다. 그래서 잘 쓰면, 아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니까 여러분이 한 번 잘 써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속 좀 써먹으려고 했는데(웃음), 좀 딴 데 한 번 쓰여보겠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없이 놔 줬습니다만, 제 바다이야기5만 분신 같은 사람이어서, 앞으로 큰 성과를 만드는데 아주 유용한 재목이다라는 말씀을 제가 드리겠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선거 캠프를 차린 곳은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테마폴리스였는데, 건물에 걸린 현수막에 인쇄된 문구 또한 "일 잘하는 김용, 크게 부려먹자!"였다. '쓸모'를 강조하는 것이 당시 김 전 부원장의 핵심 전략이었던 셈이다. 이를 모를 리 없었던 대통령이 김 전 부원장의 쓸모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지사)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당시 경기도 대변인)이 2018년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차 방문한 중국 톈진시에서 한때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
ⓒ 김용 제공
그런데 당시 출판기념회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발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을 보면 "제 분신 같은 사람" 발언 후 이 대통령이 다시 등장하는데, 진행자가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이구동성 게임'을 제안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굳이 필요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사람 몸에 저 있어요(웃음)."
"제 분신 같은 사람"이라거나 "이 사람 몸에 내가 있다"는 말은, 한편 두 사람이 통하는 지점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일종의 동질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한 김 전 부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그 때 제가, 시의회 활동을 나름 치열하게 한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거든요.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나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시정하는 사람이고, 너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동지로서의 그런 동질감? 측근이란 말과는 궤를 달리하는 그런 표현이었던 것으로 저도 생각해요."
실제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부원장(당시 성남시의원)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적도 있다. 2012년 12월 25일,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눈을 쓸고 있는 김 전 부원장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 대통령은 "김용 시의원님 역시 달라요(^^)"라며 "이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모습, 새누리당 시의원 ○○○씨 보고 배우세요"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때를, 김 전 부원장은 이렇게 돌아봤다.
"저도 어떻게 보면 공무원 아니겠습니까.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너희 이건 해야지' 그러면서 나는 가만히 있다는 게 안 맞는 거 같았어요. 눈이 오면 관내 이면도로 이런 곳 길이 미끄러워지는데, 눈이 오면 같이 치웠죠. 아주 열심히 치웠습니다(웃음). 폭우가 내려서 탄천이 급박하게 수위가 상승할 때라든가, 그런 일 벌어질 때마다 현장에서 아주 재미있게 했죠."
대통령은 왜 '머슴'을 강조하는가
이 대통령의 이른바 실용주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 또한 '현장'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성남시장 시절 탄천을 따라 집에서 성남시청까지 약 6km 가량을 도보로 출근했던 일이다. 등교하는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설물을 점검하고, 다양한 시민들과 만났던 모습들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로 뛰는 행정, 어찌 보면 그 목적은 단순하다. 시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직접 듣는 것이다. 시민 또는 국민을 달리 표현하면 이 대통령에게는 '주인'이다. "성남의 주인은 시민"이란 말은 15년 전 성남시장 취임사에 아홉 차례나 등장한다. 경기도지사 취임사에도 "도민 모두가 주인"이란 말이, 대통령 취임사에도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이 각각 나타난다.
공직자를 가리켜 흔히 '공복'이라고 한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란 뜻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에게 공직자는 '주인'의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사람이다. 주인을 잘 섬기려면 주인이 뭘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주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의 이같은 철학은 성남시장 취임사에 특히 잘 나타난다.
"모든 공무원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일을 처리하는 심부름꾼입니다. 공직자는 시정의 주체인 성남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민선시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민의 의사를 충실하게 시정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중략) 공직자는 시민의 공복이며, 심부름꾼으로서 시민을 섬겨야 합니다... (중략) 시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되는 이유부터 찾는' 능동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일이 되게끔 하려는 행정, 김 전 부원장은 경기도 대변인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목격한 사례를 이렇게 전했다.
"대통령님이 그저 결재 사인만 하시는 게 아닙니다. 친필로 따로 지시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결재 서류에 직접 써 주는 경우가 왕왕 있었어요. 그럼 그걸 확인한 공무원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날개를 다는 거죠. 지사가 직접 이거를 챙긴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책임자들, 오히려, 절대, 그런 거 잘 안 남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님은, 특히 결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힘들었던 경우에 더 그러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마패를 주는 거죠. 과감하게 하라는 뜻이 전달되니까."
▲ 이재명 대통령(당시 성남시장)이 2016년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날 이 대통령의 청계 광장 연설은 매우 큰 주목을 받았었다. '주인과 머슴론'이 이 대통령의 일관된 공직 철학이란 것도 확인할 수 있다.
ⓒ 이재명 페이스북
만기친람 프레임
만기친람(萬機親覽), 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살핀다는 뜻을 갖고 있다.
과도한 권력이 집중될 수 있는 우려가 상존하는 체제가 대통령제인 만큼 이 말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그랬다.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측에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활용한 프레임이 또한 '만기친람'이었다. 그동안 검찰이 뭘 했느냐고 묻는다면 만기친람하는 문재인 정부는 뭘 했냐는 식의 말이 한 검찰 간부의 입에서 공공연하게 나왔을 정도였다.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방식을 두고 자주 나오는 말 또한 만기친람이다. 2025년 8월 11일자 <동아일보>는 '윤기친람, 이기친람, 만기친람'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만기친람의 가장 큰 폐해는 공직사회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대신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기친람'의 싹을 미연에 과감히 잘라내지 않으면 이 대통령도 이런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전철', '윤기친람'을 의미한다. 칼럼은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수능 킬러 문항 소동,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연구개발 예산 삭감과 번복, 대왕고래 광구 해프닝 등을 열거하면서 첫 머리에 이렇게 규정하기도 했다.
"만기친람 성향은 '마이너리티' 한계를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특징이고, 그것이 성공의 '밑천'이었기 때문에 한 번 굳어지면 잘 바뀌지 않는다."
윤석열은 '마이너리티' 출신도 아니었고 자수성가한 경우도 아니었다. 칼럼대로라면 '윤기친람'으로 '이기친람'을 경고하는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독주(獨走)'를 우려하는 모양새로 윤석열과 이 대통령을 '만기친람' 프레임에 나란히 놓는 경우는 이뿐이 아니다.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윤석열의 리더십에 빗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시정과 국정은 다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 리더십'이 실패로 끝난 것처럼 지난 두 달 동안의 시장 리더십으로 국정 운영을 지속할 경우 국민주권정부가 성공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중략) 성남 시장 리더십이 엿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지방자치단체까지 만기친람식으로 돌면서 타운홀 미팅을 하는 방식입니다... (중략) 검찰 리더십으로 비판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하고 또 다른 유형으로서의 성남시장 리더십이 지속된다면 우려가 됩니다." (2025년 7월 31일자 디지털타임스 인터뷰)
"만기친람? 임기말 지지율 70% 이상 나올 것"
그러나 이들이 언급하지 않는 윤석열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과 이 대통령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대통령 취임 전 행정가로서 경력이 뚜렷한 이는 단 두 명이다. 외교 공무원 출신의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그의 재임 기간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사업가 출신의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그의 서울시장 재직 기간은 4년이다. 그리고 성남시장을 두 번, 경기도지사도 역임한 제21대 대통령 이재명이다. 재임 기간을 따져보면 11년 3개월이 넘는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행정가로서 '1만 시간' 이상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만기친람 우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본인이 앞장서서 중요한 것들 일일이 챙기시잖아요. 이걸 갖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만기친람할 필요가 있냐'고, 이런 식의 비판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더구나 윤석열 정권에서 국정을 방기했던 상황이잖아요. 재정비를 위해서도 임기 초반에는 더 그래야죠, 당연히. 국정이란 게 그런 거 아닌가요. 리더가 뭐 단순하게 일을 시키거나, 또는 일을 나눠주고 말거나, 그러면 국정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확신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슬쩍 물어봤다.
- 대통령 임기 마칠 때, 지지율 어느 정도 예상하나요?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올 거라고 봅니다. 70% 이상 나오지 않을까요?"
- 70%요?
"지금, 못 믿겠다는 눈으로 저를 보시는데요(웃음). 앞으로 계속 잘 하실테니까요, 당연히 그렇게 나오지 않겠습니까. 대통령님이 제가 아는 대로 꾸준하게 일하시면 성과들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에서 죽여놨던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예산들도 살아날 테니까요. 성공하는 정부가 될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대통령의 효능감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발현될 겁니다."
[이정환, 이주연, 유성호 기자]
골드몽
▲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사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쯤에는 국정 지지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올 거라고 본다"며 "70% 이상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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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2019년 12월 15일, '김용 활용법, 세상을 바꾸는 용기'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내놓은 책이었다. 출판 바다이야기2 기념회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는데, 축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말이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이 발언은 훗날 대장동 사건 전개 과정에서 숱하게 거론됐지만, 정작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출판기념회 영상을 토대로 이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그대로 옮 릴게임종류 겨봤다.
"제가 딱 한 마디만 말씀드리면 정말로 유용한 사람이다. 유용하다, 쓸데가 많다. 그래서 잘 쓰면, 아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니까 여러분이 한 번 잘 써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속 좀 써먹으려고 했는데(웃음), 좀 딴 데 한 번 쓰여보겠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없이 놔 줬습니다만, 제 바다이야기5만 분신 같은 사람이어서, 앞으로 큰 성과를 만드는데 아주 유용한 재목이다라는 말씀을 제가 드리겠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선거 캠프를 차린 곳은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테마폴리스였는데, 건물에 걸린 현수막에 인쇄된 문구 또한 "일 잘하는 김용, 크게 부려먹자!"였다. '쓸모'를 강조하는 것이 당시 김 전 부원장의 핵심 전략이었던 셈이다. 이를 모를 리 없었던 대통령이 김 전 부원장의 쓸모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지사)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당시 경기도 대변인)이 2018년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차 방문한 중국 톈진시에서 한때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
ⓒ 김용 제공
그런데 당시 출판기념회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발언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을 보면 "제 분신 같은 사람" 발언 후 이 대통령이 다시 등장하는데, 진행자가 두 사람이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이구동성 게임'을 제안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굳이 필요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사람 몸에 저 있어요(웃음)."
"제 분신 같은 사람"이라거나 "이 사람 몸에 내가 있다"는 말은, 한편 두 사람이 통하는 지점이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일종의 동질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한 김 전 부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그 때 제가, 시의회 활동을 나름 치열하게 한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거든요.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나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시정하는 사람이고, 너도 현장에서 치열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동지로서의 그런 동질감? 측근이란 말과는 궤를 달리하는 그런 표현이었던 것으로 저도 생각해요."
실제로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부원장(당시 성남시의원)의 활동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적도 있다. 2012년 12월 25일, 눈이 많이 내린 날이었다. 눈을 쓸고 있는 김 전 부원장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 대통령은 "김용 시의원님 역시 달라요(^^)"라며 "이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모습, 새누리당 시의원 ○○○씨 보고 배우세요"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때를, 김 전 부원장은 이렇게 돌아봤다.
"저도 어떻게 보면 공무원 아니겠습니까.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너희 이건 해야지' 그러면서 나는 가만히 있다는 게 안 맞는 거 같았어요. 눈이 오면 관내 이면도로 이런 곳 길이 미끄러워지는데, 눈이 오면 같이 치웠죠. 아주 열심히 치웠습니다(웃음). 폭우가 내려서 탄천이 급박하게 수위가 상승할 때라든가, 그런 일 벌어질 때마다 현장에서 아주 재미있게 했죠."
대통령은 왜 '머슴'을 강조하는가
이 대통령의 이른바 실용주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 또한 '현장'이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성남시장 시절 탄천을 따라 집에서 성남시청까지 약 6km 가량을 도보로 출근했던 일이다. 등교하는 어린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설물을 점검하고, 다양한 시민들과 만났던 모습들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발로 뛰는 행정, 어찌 보면 그 목적은 단순하다. 시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직접 듣는 것이다. 시민 또는 국민을 달리 표현하면 이 대통령에게는 '주인'이다. "성남의 주인은 시민"이란 말은 15년 전 성남시장 취임사에 아홉 차례나 등장한다. 경기도지사 취임사에도 "도민 모두가 주인"이란 말이, 대통령 취임사에도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이 각각 나타난다.
공직자를 가리켜 흔히 '공복'이라고 한다.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란 뜻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에게 공직자는 '주인'의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인을 섬기는 사람이다. 주인을 잘 섬기려면 주인이 뭘 필요로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주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의 이같은 철학은 성남시장 취임사에 특히 잘 나타난다.
"모든 공무원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일을 처리하는 심부름꾼입니다. 공직자는 시정의 주체인 성남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민선시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민의 의사를 충실하게 시정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중략) 공직자는 시민의 공복이며, 심부름꾼으로서 시민을 섬겨야 합니다... (중략) 시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되는 이유부터 찾는' 능동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일이 되게끔 하려는 행정, 김 전 부원장은 경기도 대변인으로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목격한 사례를 이렇게 전했다.
"대통령님이 그저 결재 사인만 하시는 게 아닙니다. 친필로 따로 지시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결재 서류에 직접 써 주는 경우가 왕왕 있었어요. 그럼 그걸 확인한 공무원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날개를 다는 거죠. 지사가 직접 이거를 챙긴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책임자들, 오히려, 절대, 그런 거 잘 안 남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님은, 특히 결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힘들었던 경우에 더 그러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마패를 주는 거죠. 과감하게 하라는 뜻이 전달되니까."
▲ 이재명 대통령(당시 성남시장)이 2016년 10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날 이 대통령의 청계 광장 연설은 매우 큰 주목을 받았었다. '주인과 머슴론'이 이 대통령의 일관된 공직 철학이란 것도 확인할 수 있다.
ⓒ 이재명 페이스북
만기친람 프레임
만기친람(萬機親覽), 임금이 온갖 정사를 친히 살핀다는 뜻을 갖고 있다.
과도한 권력이 집중될 수 있는 우려가 상존하는 체제가 대통령제인 만큼 이 말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그랬다.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측에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활용한 프레임이 또한 '만기친람'이었다. 그동안 검찰이 뭘 했느냐고 묻는다면 만기친람하는 문재인 정부는 뭘 했냐는 식의 말이 한 검찰 간부의 입에서 공공연하게 나왔을 정도였다.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방식을 두고 자주 나오는 말 또한 만기친람이다. 2025년 8월 11일자 <동아일보>는 '윤기친람, 이기친람, 만기친람'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만기친람의 가장 큰 폐해는 공직사회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대신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기친람'의 싹을 미연에 과감히 잘라내지 않으면 이 대통령도 이런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전철', '윤기친람'을 의미한다. 칼럼은 윤석열 정부에서 있었던 수능 킬러 문항 소동,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연구개발 예산 삭감과 번복, 대왕고래 광구 해프닝 등을 열거하면서 첫 머리에 이렇게 규정하기도 했다.
"만기친람 성향은 '마이너리티' 한계를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특징이고, 그것이 성공의 '밑천'이었기 때문에 한 번 굳어지면 잘 바뀌지 않는다."
윤석열은 '마이너리티' 출신도 아니었고 자수성가한 경우도 아니었다. 칼럼대로라면 '윤기친람'으로 '이기친람'을 경고하는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셈이다. 이처럼 '독주(獨走)'를 우려하는 모양새로 윤석열과 이 대통령을 '만기친람' 프레임에 나란히 놓는 경우는 이뿐이 아니다.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윤석열의 리더십에 빗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시정과 국정은 다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 리더십'이 실패로 끝난 것처럼 지난 두 달 동안의 시장 리더십으로 국정 운영을 지속할 경우 국민주권정부가 성공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중략) 성남 시장 리더십이 엿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지방자치단체까지 만기친람식으로 돌면서 타운홀 미팅을 하는 방식입니다... (중략) 검찰 리더십으로 비판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하고 또 다른 유형으로서의 성남시장 리더십이 지속된다면 우려가 됩니다." (2025년 7월 31일자 디지털타임스 인터뷰)
"만기친람? 임기말 지지율 70% 이상 나올 것"
그러나 이들이 언급하지 않는 윤석열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과 이 대통령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대통령 취임 전 행정가로서 경력이 뚜렷한 이는 단 두 명이다. 외교 공무원 출신의 제10대 대통령 최규하, 그의 재임 기간은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사업가 출신의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그의 서울시장 재직 기간은 4년이다. 그리고 성남시장을 두 번, 경기도지사도 역임한 제21대 대통령 이재명이다. 재임 기간을 따져보면 11년 3개월이 넘는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행정가로서 '1만 시간' 이상의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만기친람 우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본인이 앞장서서 중요한 것들 일일이 챙기시잖아요. 이걸 갖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만기친람할 필요가 있냐'고, 이런 식의 비판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더구나 윤석열 정권에서 국정을 방기했던 상황이잖아요. 재정비를 위해서도 임기 초반에는 더 그래야죠, 당연히. 국정이란 게 그런 거 아닌가요. 리더가 뭐 단순하게 일을 시키거나, 또는 일을 나눠주고 말거나, 그러면 국정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확신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슬쩍 물어봤다.
- 대통령 임기 마칠 때, 지지율 어느 정도 예상하나요?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올 거라고 봅니다. 70% 이상 나오지 않을까요?"
- 70%요?
"지금, 못 믿겠다는 눈으로 저를 보시는데요(웃음). 앞으로 계속 잘 하실테니까요, 당연히 그렇게 나오지 않겠습니까. 대통령님이 제가 아는 대로 꾸준하게 일하시면 성과들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에서 죽여놨던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예산들도 살아날 테니까요. 성공하는 정부가 될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대통령의 효능감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발현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