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1.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최홍 우연수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2일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난제가 한국경제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실물경제가 뚫고 올라가야 하고, 결국 금융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산 적금융·포용금융·신뢰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 세계는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을 키우고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은 월가라는 강력한 자본시장 도구, 실리콘밸리라는 무기, 트럼프 행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원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 자금을 모아 투자하고 있 고 중국 역시 국가보조금을 통해 그것들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그만한 산업들을 뒷받침할 대투자 규모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며 "그러니 정부 정책자금,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이 돼 위험을 분담하고 주저하던 민간이 들어올 수 있게 하고, 투자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과 관련,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투자가) 좀 더 빨리 보이지 않을까 싶다"며 "대·중소기업 비율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다 같이 아울러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등 분야를 먼저 나눴고, 지원 방식을 간접 투자, 지분 투자, 초저금리 대출, 인프라 투자 등으로 나눴다"며 "첨단산업과 기술 등 9개 분야로 범위는 정해져 있지만 시행령 작업을 하며 문화·콘텐츠까지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대 금융지주가 생산적금융에 500조원대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과 관련, "단순히 양적 확대가 아니라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주들이 전담조직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소통하며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범죄자금 사전차단 등 국감 후속조치 속도"

이 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 따른 후속조치로 ▲캄보디아 범죄 대응을 위한 선제적 의심계좌 정지 제도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연내 도입 ▲해킹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징벌적 과징금 연내 도입 ▲중소기업 연대보증제도 개선 ▲금융권 성과·보수 제도 개선 ▲명륜당 사태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선제적 의심계좌 정지 제도'와 관련,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대해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를 지정하는 부분은 실무 작업이 거의 끝났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와 함께 범죄조직 자금 흐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과 관련, "현재 금융권과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협의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연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관련해서는 "해킹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부분도 연내 관련 법 개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소비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성과·보수 제도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임원에 대한 개별보수 공시, 보수 지급 계획 주총 승인을 의무화하는 '세이 온 페이(Say-on-pay)', 금융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명륜당 '돈놀이'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정위원회와 함께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을 면밀히 보고 있다"며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들로부터 제2의 (명륜당) 사태로 흘러가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사례를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업법 개정과 관련, "우회로가 되고 있는 (대부업) 총자산한도는 물론 자기 자본의 10배 이내로 운영해야 한다는 규제를 지방자치단체 등록 업체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1.12. kmx1105@newsis.com


"정기국회 시즌…예산확보·법개정 집중"

이 위원장은 정기국회시즌을 맞아 첨단전략산업기금 등 예산과 신용정보법, 서민금융법, 자본시장법 등 개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예산 부분에서는 "첨단전략산업기금, 정부보증동의안, 국민성장펀드 민간자금 유치를 위한 정부예산 1조원 등의 국회 통과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서민금융 확대, 청년미래적금 예산, 자본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불공정거래 등 신고 포상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달 말께 열릴 생산적금융 제3차 대전환 회의에서는 자본시장 과제에 초점을 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11월 말~12월 초 생산적 금융 제3차 대전환 회의가 있는데 자본시장 과제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며 "책임 있고 생산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사모펀드(PEF) 제도 개선,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벤처기업 지원 과제 등이 논의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관련, "책임 있는 자구 노력과 타당성 있는 사업계획이 나올 때 이를 기반으로 금융권이 지원할 것"이라며 "지금 대산에서 사업재편계획이 구체화되는 단계인데 대산 케이스에 맞춰 전체적으로 업계가 같이 움직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원화스테이블코인과 관련, "국제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혁신의 기회를 열어주는 방향으로 가며 충분한 안전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세가지 원칙 하에서 고민 중"이라며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른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진과 원팀기조…건강한 의견차"

이 위원장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특별사법경찰 확대 등과 관련해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원팀 기조에 변함이 없다"며 "약간씩 다른 의견이 있는 것도 건강하고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한국경제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공권력이 오·남용되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의 개인 기본권 침해 우려를 같이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삼성생명 일탈회계와 관련해서는 "국제 회계 기준과 원칙에 맞춰 정비한다는 기본원칙에는 당연히 동의한다"며 "하지만 전문가나 이해관계인,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금감원과 별도로 관련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권한 침범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실무자가 비공개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업무"라며 "그 자체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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