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송건호언론상 수상자인 김삼웅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수상 소감과 향후 집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tyu@hani.co.kr


“청암 선생이 2001년 이맘때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나신 후 한국사회는 많이 변한 듯하지만 여전히 한쪽에는 헌정 유린의 방조범인 언론‘기레기’, 학기(學妓)·관노(官奴)·법비(法匪), 뉴라이트 계열의 사적(史賊), 개신교 가롯 유다와 술사, 언론의 탈을 쓴 극우 유튜브가 활개 치고 호시탐탐 역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청암 선생의 치 게임몰릴게임 열한 삶과 올곧은 정론 정신 그리고 현대사 연구의 승맥(맥을 이음)의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제24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삼웅(82)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60년 가까이 독립운동사와 친일·반민족사, 근현대 인물을 연구하며 60권 넘는 저서를 쏟아내기까지 외길을 걸었던 동력에 대 온라인릴게임 해 “웬만한 추위나 더위에도 견디는 야생초 같은 생태와 여기에 신채호·함석헌·장준하·송건호와 같은 분들을 사숙(마음의 본보기로 삼음)하면서 이들의 자유혼을 성장의 씨앗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정희 군사정부 때 반독재 민주언론 대안매체인 ‘민주전선’과 ‘평민신문’에서 일하다가 당한 고문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은데다 고관절을 다쳐 요양 중으로, 오션릴게임 전화와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송건호 선생 ‘곡필언론사’ 읽고 충격 “엄혹한 1960년대 내게 삶의 길잡이” 독립·민주화 인사 평전 ‘독보적 업적’
현대사 80년간 가장 인상적 순간은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박근혜 탄핵 “기본 벗어난 극우 언론의 편 가르기 참된 언론인들이 용기·정론 펼쳐야”
전남 완도에 릴게임예시 서 태어난 김 대표가 연구자이자 언론인의 삶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1960년대 초 장준하 선생이 운영하던 ‘사상계’에서 신인논문상을 받으면서다. 특히 청암 송건호 선생이 1964년 10월호 사상계에 실었던 친일·매국 언론의 치부를 파헤친 글 ‘곡필언론사’를 읽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20대의 방황하던 내게 민족·민주·독립 언론인의 표상인 바다이야기오락실 송건호 선생은 삶의 길잡이였다”며 “엄혹한 시대에 쓰신 글과 불의와 싸우며 당당히 걷는 모습은, 내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가름하는 지침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이후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발한 ‘한국곡필사’ ‘유신시대의 곡필’ ‘곡필로 본 해방 50년’ 같은 책들을 낸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특히 그는 평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 박열·김남주·김구를 비롯해 김영삼·김대중·노무현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독립·민주화 운동가 35명의 삶을 기록으로 남겼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심사 이유에서 “줄곧 ‘정론직필’의 길을 걸으며 ‘곡필언론’을 연구한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이기에, 언론 민주화와 현대사 연구에 한평생을 바친 송건호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송건호언론상’에 누구보다 적합한 인물”이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김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998년 서울신문 주필이던 때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는가 하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는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근현대사 전문 연구자로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도 역임했다. 본인이 80년 넘는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1997년 12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과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들었다. 박 대통령 탄핵 직전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주최쪽 요청으로 연단에 올라 결정을 앞둔 헌재 재판관들을 향해 “을사오적이 될 것이냐, 민영환이 될 것이냐, 을사오적은 모조리 전직 판사들이었다”고 외친 그는 “요즘 사법부를 보건대, 이 말의 유효성이 아직 남은 듯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와병 중에도 김 대표는 현재 시국과 언론 환경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는 “극우 유튜브는 내란범과 주요 종사자들을 영웅시하고 사법절차를 무시하는 등 헌정 질서를 짓밟고 있다. 여기에 정치인·판검사들이 동조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에 빠져든다. 이번엔 내란세력을 완벽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후배 언론인들을 향해선 “오늘의 언론 상황은 일종의 과도기라 치더라도 언론 본연의 임무, 즉 사실 보도와 공정한 논평은 변할 리 없다. 그런데 영상매체 특히 언론의 기본을 벗어난 극우 유튜브가 속출하면서 여론 형성을 훼방하고 국민을 편 가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참된 언론인들이 용기와 정론으로 사이비가 설 땅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집필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달 말엔 8·15 광복 뒤 사회 각계의 성명서와 발언 등을 모은 ‘할 말이 있다’와 1919년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명 중 한명으로서 기미독립선언서를 비밀리에 인쇄한 이종일 선생을 다룬 ‘이종일 평전’(이상 달빛서가) 출간도 앞두고 있다. 건강을 회복하면 더 쓰고 싶은 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고난에 찬 민족사를 이어 오는 과정에서 외세와 불의에 맞서 바른 글(말)과 정책으로 겨레의 앞길을 밝힌 선각자 100명 정도를 골라 볼까 한다. 예컨대 고려 시대 한 공직자가 몽골 제국이 고려 국호를 없애고 일개 성으로 만들려 하자 1만리를 걸어 고려의 국명을 지켜냈다. 오늘 우리의 자랑스러운 케이(K) 대한민국을 지킨 것”이라며 저술을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 선생은 송건호언론상의 마지막 수상자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10일 “소임을 다하였기에 24회를 끝으로 송건호언론상 시상 사업을 마무리한다. 이 상에 관심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올해 송건호언론상 수상자인 김삼웅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공동대표가 지난 9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고 있다. 류우종 선임기자 wjtyu@hani.co.kr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기자 admin@seastorygame.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