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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천교회 온천유스오케스트라팀이 지난달 13일 대만 지롱시 신의초등학교에서 지롱시민 초청 문화의밤 공연을 하고 있다. 교회 제공
지난 5일 부산 온천교회(노정각 목사) 카페는 여느 때보다 활기찬 기운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대만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온 79명의 선교대원이 한자리에 모여 사역 현장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커피향 사이로 피어오르는 대원들의 이야기는 지난달 대만 기륭시에서 보낸 며칠간의 기록이 단순한 방문을 넘어선 ‘생명의 역사’였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부산 온천교회 대만 단기선교팀이 모든 사역을 마치고 지난달 14일 김해공항에 도착,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교회 제공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한 온천교회의 대만 선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9명이 참여했다. 출발 직전 바위 태풍의 북상 소식에 일정 취소나 연기라는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선교팀은 기도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신기하게도 태풍은 선교팀의 핵심 행사를 피해갔다. 일부 일정이 조정됐을 뿐 가정 심방과 문화 체험, 대규모 음악회는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지인들은 태풍의 영향권 속에서도 기륭시를 찾은 한국인들의 정성에 먼저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번 선교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기륭시의 한 가정집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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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신앙을 떠나 홀로 지내며 극심한 외로움 속에 두 차례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한 어르신의 이야기다.
선교팀 목회자가 일본어로 말을 건네자 젊은 시절 제주도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던 어르신은 깜짝 놀라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십자가가 여전히 벽에 걸려 있었음에도 소망을 잃고 살아가던 그는 한국 선교팀의 진심 어린 방문에 눈시울을 붉혔다. “다시 교회로 돌아가 신앙을 회복하겠다”는 그의 고백은 79명 선교대원 모두에게 이번 선교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
노정각 목사가 문화의밤 공연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다. 온천교회 제공
노정각 목사는 “그 어르신이 다시 하나님을 붙들기로 결심한 순간, 우리가 정말 대만에 잘 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한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태풍보다 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기륭시 신의국민초등학교 공연장에서 열린 ‘문화의 밤, 따뜻한 선율의 초대’는 한국과 대만을 음악으로 하나 되게 만들었다. 온천유스오케스트라는 클래식부터 중화권 가요, 애니메이션 OST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공연장은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가득 찼다. 79명의 단원이 쏟아내는 하모니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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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모든 공연이 아이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자비량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현지 관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롄언 디엔 기륭시의원은 아이들이 수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자신의 성공이 아닌 타인을 섬기는 데 사용하는 모습에 깊은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선교팀은 무대 위에서의 화려함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들은 기륭지역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병든 이들을 돌보고 지역주민들과 김치를 담그며 한국의 따뜻한 정을 나눴다. 한국 청년 11명이 선보인 무언극 ‘에브리싱(Everything)’은 현대인이 겪는 유혹과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현지 청년들의 가슴에 새겼다. 음악과 음식, 그리고 몸짓이라는 문화적 통로가 복음이라는 본질을 전달하는 훌륭한 다리가 된 셈이다.
지난 5일 부산 온천교회 카페에서 대만 단기선교 사역의 현장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신현 팀장, 노정각 목사, 최상림 목사, 박솔비 오케스트라 지휘자.
선교팀을 이끈 김신현(45) 팀장은 이번 사역이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태풍의 경로 한복판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 지역만 기상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이들이 하나님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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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지방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내며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수행한 이번 사역은 5년 동안 쌓아온 신뢰의 결과물이었다.
그는 “선교는 문화적 수준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부산병이 아니라 기륭을 사랑하는 ‘기륭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솔비(50) 지휘자는 아이들이 연주 실력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책임감과 감동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드린 작은 용돈과 헌신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한 도시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며 선교적 삶이 무엇인지를 몸소 배웠다.
기륭시장 셰궈량 역시 행사에 참석해 “하나님께서 부산과 기륭을 함께 축복하시길 원한다”며 두 도시 간의 영적 교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 시기 한국 내 화교 성도들에게 예배 처소를 제공했던 작은 섬김에서 시작된 온천교회의 대만 선교는 이제 기륭시 전체를 흔드는 거대한 사랑의 물결로 성장했다.
온천교회 단기선교 후기 나눔 모임은 그렇게 감사의 눈물과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온천교회 성도들은 이번 선교를 통해 확인한 복음의 능력을 가슴에 품고 벌써 내년에 이어질 여섯 번째 만남을 기도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태풍도, 국경도, 언어의 장벽도 복음을 향한 이들의 열정을 막아설 수는 없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부산에서 기륭으로, 그리고 다시 부산의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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