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밥상] ‘붕어찜’ 지친 기력 채워주고, 빈손 강태공 마음 달래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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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밥상] ⑨ 충북 진천‘붕어찜’ 1980년대 건설노동자 입소문타며 유명세 부드러운 살, 시래기에 감싸 먹으면 별미 칼집난 부분 젓가락으로 뜨면 쉽게 발라져 칼칼한 국물에 밥볶아먹으면 완벽 마무리 불포화지방산 풍부해 혈관질환자에 강추
충북 진천의 향토 음식 ‘붕어찜·민물새우탕’ 한상. 살이 연하고 쫄깃한 붕어찜과 얼큰하고 깊은맛을 내는 민물새우탕이 잘 어우러진다. 진천=현진 기자“어렸을 때는 햇볕 쨍한 여름에 친구들이랑 물놀이하다가 배고프면 통발 던져서 물고기도 잡아먹고 그랬지. 요즘도 옛날 생각이 날 때마다 낚시터에 종종 와서 찌도 던지고 붕어찜도 먹고 그래.”충북 진천에는 220만㎡(66만5000평)가 넘는 중부권 최대 규모 낚시터 ‘초평저수지’가 있다. 수면 위에는 수상 좌대 100여개가 한가로이 놓여 있다. 한 낚시꾼이 12시간가량 이곳에 앉아 하염없이 찌 울림을 기다리며 뱉은 말이다. 그는 “오늘은 일진이 좀 나쁜 것 같은데 운 좋으면 잉어가 낚이고 좋지 않다 해도 붕어·가물치는 잘 잡혀서 꼭 온다”고 귀띔했다. 혹시 아무것도 잡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간다 해도 아쉬워할 필요 없단다. 초평저수지 주변엔 붕어찜 맛집들만 모인 ‘초평붕어마을’이 있기 때문이다.붕어마을에는 주말이면 담백하고 칼칼한 붕어찜을 먹으려고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본디 붕어찜은 저수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각종 민물고기에 무·양념장만 더해 자작하게 끓여 먹던 향토 음식이다. 전국으로 붕어찜이 알려지게 된 것은 1980년대 중부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다. 기력을 보충하려고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입맛에 맞게 붕어찜에 감자와 시래기를 듬뿍 추가해 먹었다. 이 붕어찜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붕어찜은 붕어와 갖은 채소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냄비에 무를 깔고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붕어를 올린다. 25∼30㎝ 되는 붕어 몸통에 칼집을 7번 정도 촘촘히 내줘야 양념도 잘 배고 살을 발라 먹기도 쉽다. 붕어 위에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올리고 대파·풋고추·감자를 빈 공간에 군데군데 넣어준다. 붕어가 잠길 정도까지 물을 붓고 고춧가루·고추장·설탕·마늘로 만든 양념장을 풀면 완성이다.옛날식 붕어찜을 맛보고 싶다면 붕어마을 1호 식당인 초평면 화산리 ‘송애집’에 가면 된다. 식당 주인 박경자씨(67)는 1981년 문을 열어 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창밖으로 초평저수지와 두타산 능선이 한눈에 보여 맛 좋은 음식과 함께 수려한 경치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박씨는 “우리는 직접 재배한 쌀로 밥을 짓고 시래기도 손수 말려서 가마솥에 일일이 삶아 상에 내놓는다”며 “그래서인지 소문이 나 여름에 몸보신하러 어르신 모시고 오는 분들도 있고 낚시터 놀러 왔다가 아이들한테 맛보이려고 찾는 가족 손님도 많다”며 활짝 웃었다.부드러운 붕어 살코기를 시래기에 감싸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별미다. 붕어는 잔가시가 많아 발라 먹기 어려운 생선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칼집 난 부분을 젓가락으로 잡고 그대로 위로 올리면 살코기가 쉽게 분리된다. 이를 입에 넣으면 곧바로 부드럽게 풀어진다. 쫄깃한 수제비와 함께 먹으면 식감이 조화롭다. 생선을 충분히 맛봤다면 볶음밥을 주문해보자.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에 김가루·참기름을 뿌려 밥을 볶아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사장님 추천 코스다. 붕어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같은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꼭 챙겨 먹어야 할 건강식으로도 꼽힌다.진천에는 초평 말고도 백곡·연곡 등 저수지가 많아 메기·모래무지·붕어를 활용한 민물고기 음식이 발달했다. 그 가운데 메기찜은 붕어찜과 양대 산맥을 이룬다. 살이 연한 붕어와 달리 메기는 쫀득하고 달다. 새끼손가락 두마디만 한 민물새우가 한가득 들어간 민물새우탕도 인기 메뉴다. 채소로 우려낸 국물에 민물새우를 한공기 정도 넣고 호박·깻잎·파를 올려 팔팔 끓여 먹는다. 껍질째 씹어 먹는 민물새우의 고소한 맛이 어김없이 진천을 다시 찾게 한다.진천=서지민 기자
충북 진천의 향토 음식 ‘붕어찜·민물새우탕’ 한상. 살이 연하고 쫄깃한 붕어찜과 얼큰하고 깊은맛을 내는 민물새우탕이 잘 어우러진다. 진천=현진 기자“어렸을 때는 햇볕 쨍한 여름에 친구들이랑 물놀이하다가 배고프면 통발 던져서 물고기도 잡아먹고 그랬지. 요즘도 옛날 생각이 날 때마다 낚시터에 종종 와서 찌도 던지고 붕어찜도 먹고 그래.”충북 진천에는 220만㎡(66만5000평)가 넘는 중부권 최대 규모 낚시터 ‘초평저수지’가 있다. 수면 위에는 수상 좌대 100여개가 한가로이 놓여 있다. 한 낚시꾼이 12시간가량 이곳에 앉아 하염없이 찌 울림을 기다리며 뱉은 말이다. 그는 “오늘은 일진이 좀 나쁜 것 같은데 운 좋으면 잉어가 낚이고 좋지 않다 해도 붕어·가물치는 잘 잡혀서 꼭 온다”고 귀띔했다. 혹시 아무것도 잡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간다 해도 아쉬워할 필요 없단다. 초평저수지 주변엔 붕어찜 맛집들만 모인 ‘초평붕어마을’이 있기 때문이다.붕어마을에는 주말이면 담백하고 칼칼한 붕어찜을 먹으려고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본디 붕어찜은 저수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각종 민물고기에 무·양념장만 더해 자작하게 끓여 먹던 향토 음식이다. 전국으로 붕어찜이 알려지게 된 것은 1980년대 중부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다. 기력을 보충하려고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입맛에 맞게 붕어찜에 감자와 시래기를 듬뿍 추가해 먹었다. 이 붕어찜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붕어찜은 붕어와 갖은 채소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냄비에 무를 깔고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붕어를 올린다. 25∼30㎝ 되는 붕어 몸통에 칼집을 7번 정도 촘촘히 내줘야 양념도 잘 배고 살을 발라 먹기도 쉽다. 붕어 위에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올리고 대파·풋고추·감자를 빈 공간에 군데군데 넣어준다. 붕어가 잠길 정도까지 물을 붓고 고춧가루·고추장·설탕·마늘로 만든 양념장을 풀면 완성이다.옛날식 붕어찜을 맛보고 싶다면 붕어마을 1호 식당인 초평면 화산리 ‘송애집’에 가면 된다. 식당 주인 박경자씨(67)는 1981년 문을 열어 4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창밖으로 초평저수지와 두타산 능선이 한눈에 보여 맛 좋은 음식과 함께 수려한 경치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박씨는 “우리는 직접 재배한 쌀로 밥을 짓고 시래기도 손수 말려서 가마솥에 일일이 삶아 상에 내놓는다”며 “그래서인지 소문이 나 여름에 몸보신하러 어르신 모시고 오는 분들도 있고 낚시터 놀러 왔다가 아이들한테 맛보이려고 찾는 가족 손님도 많다”며 활짝 웃었다.부드러운 붕어 살코기를 시래기에 감싸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별미다. 붕어는 잔가시가 많아 발라 먹기 어려운 생선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칼집 난 부분을 젓가락으로 잡고 그대로 위로 올리면 살코기가 쉽게 분리된다. 이를 입에 넣으면 곧바로 부드럽게 풀어진다. 쫄깃한 수제비와 함께 먹으면 식감이 조화롭다. 생선을 충분히 맛봤다면 볶음밥을 주문해보자.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에 김가루·참기름을 뿌려 밥을 볶아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사장님 추천 코스다. 붕어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같은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꼭 챙겨 먹어야 할 건강식으로도 꼽힌다.진천에는 초평 말고도 백곡·연곡 등 저수지가 많아 메기·모래무지·붕어를 활용한 민물고기 음식이 발달했다. 그 가운데 메기찜은 붕어찜과 양대 산맥을 이룬다. 살이 연한 붕어와 달리 메기는 쫀득하고 달다. 새끼손가락 두마디만 한 민물새우가 한가득 들어간 민물새우탕도 인기 메뉴다. 채소로 우려낸 국물에 민물새우를 한공기 정도 넣고 호박·깻잎·파를 올려 팔팔 끓여 먹는다. 껍질째 씹어 먹는 민물새우의 고소한 맛이 어김없이 진천을 다시 찾게 한다.진천=서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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