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연간 300개를 넘는다.  그림과 조각들은 한 달에도 여러 번 대륙을 횡단하고, 공항과 항구를 통과한다. 온도와 습도가 철저하게 통제된 상자에 담겨 조심스럽게 옮겨져 정확한 시간에 최적의 상태로 아트페어 부스에 걸려야 하는 운명. 요즘 미술품 운송은 그야말로 특급 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유다. 



Portrait of Lewis Cheng, Founder of Eythos. Photo by Taco den Outer.


지난해 오징어릴게임 미술품 운송 회사에 새롭게 등장한 회사가 있다. 서울과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는 이토스(Eythos)다. 프리즈 서울2024에서 공식 물류 파트너로 데뷔, 13개 갤러리를 서비스한 이 회사는 올해 가고시안, 타데우스 로팍, 마시모 데 카를로 등 거물급 갤러리를 포함해 36개 갤러리. 550점의 작품을 취급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대구 기반의 국내 미술품 바다이야기비밀코드 물류 전문회사 아트브릿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토스는 서울에서의 인연을 계기로 올해 프리즈 런던의 조현화랑 두 개의 부스를 담당했다. 이토스의 창업자인 루이스 쳉은 아르떼와의 인터뷰에서 "수집가들은 작품을 구매할 때 작품의 여정과 상태, 어떻게 저장됐는지 등 이전에 하지 않던 질문을 하고 있다"며 "21세기의 예술 물류는 더 이상 단순히 물체를 옮기는 것 바다이야기사이트 이상이다"고 했다. 



조현화랑의 프리즈 런던 부스. 이토스가 물류를 담당했다. Bora Kim


이토스는 물류 전용 컨테이너와 프레임 제작은 물론 미술품에 특화된 보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고객사들은 실시간으로 바다이야기룰 배송을 추적하고 배송 과정에서의 탄소 발자국도 계산할 수 있다. 루이스 쳉은 세계 최대의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와 홈데코 용품을 판매하는 폴리그룹의 회장이기도 하다.  폴리그룹은 1989년 태국에서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 생산을 시작해 1997년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 1만3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인조 크리스마스 트리 생산업체다. 
릴짱


Portrait of Lewis Cheng, Founder of Eythos. Photo by Taco den Outer.


▷미술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뭔가요?"디자인과 건축을 대학에서 공부하며 예술이 항상 가까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미술품 수집은 이후 책임감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작품 뒤에 숨겨진 여정들은 완성된 걸작만큼이나 중요하니까요. 이전까지 런던 테이트와 파리 퐁피두센터의 작품 구입 위원회 활동을 한 것도 예술계와 깊게 교류하게 된 배경이지요."
▷이토스를 설립하게 된 이유와 동기가 궁금합니다. "신뢰는 주장하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술계의 신뢰는 결국 전시장 뒤에서 일어나는 일들-시스템, 사람, 섬세한 관리-라고 생각했고요. 물리적인 시스템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보관하고 운송하고 보호하는 등 예술 물류의 기준으로 높이고 싶었습니다.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맡겨준 이들도 중요하니까요."
▷이토스의 기술적 차별점은 무엇인가요?"매년 전 세계에서 수 많은 아트페어가 개최되는데, 이토스는 통합된 생태계로 운영됩니다. 핵심 서비스는 위탁하지 않고 자체 구축합니다. 기후에 따라 조절되는 보관방법, 작품에 따라 액자와 틀을 직접 만드는 등 각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한 곳에서 일하고,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탄소 발자국을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죠.  투명성과 속도, 정확성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폴리그룹의 회장직도 맡고 있는데, 미술품 물류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있는지?"1987년부터 가족 사업으로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를 생산하는 제조업에 종사했습니다. 두 산업 모두 인프라 집약적이고, 또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업입니다. 정확성과 투명성, 효율성이 핵심이죠. 제조업은 강력한 시스템과 일관된 기준이 창의성과 품질을 확장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미술품 물류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죠."



Portrait of Lewis Cheng, Founder of Eythos. Photo by Taco den Outer.


▷프리즈 서울에서 500점 이상의 작품을 운송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프리즈 서울을 앞두고 500점 이상의 작품을 처리한 건 영광이자 도전이었습니다. 올해 프리즈와  KIAF에서 36개 갤러리를 지원하는 최대 서비스 업체가 됐죠. 공식 운송사로서 현장에서 갤러리 보관 시설의 단독 운영도 맡았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물론 시간 관리였습니다. 아트페어는 수시로 일정이 변경되고 막판에 작품 전시의 변경도 빈번한 고강도 환경입니다. 모든 작품이 안전하게, 제 시간에, 정확한 서류와 함께 도착하도록 모두가 협업을 해야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갤러리들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는데, 그 비결과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강력한 네트워크에 기반한 파트너십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각 분야에서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전문적이고 유능한 팀을 구축했습니다. 6단계에 걸쳐 50여 명의 미술 전문가들일 운영의 핵심을 맡고 있습니다. 프리즈와  KIAF 서울, 아트 부산, 액세스 방콕의 공식 운송사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메종앤오브제, 내년 1월 싱가포르 아트SG의 공식 운송사 역할도 맡게 되어 기대가 큽니다." 



Portrait of Lewis Cheng, Founder of Eythos. Photo by Taco den Outer.


▷아트 브릿지 인수를 통해 대구와 부산으로 사업을 확정했는데, 인수의 배경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홍콩과 서울을 넘어 한국의 남부 예술 중심지인 대구와 부산에 진출해 입지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도시의 갤러리와 수집가에게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뢰받는 팀을 영업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죠."
▷경영자로서 타협하지 않는 철학이 있다면? "오래 지속되는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각 분야에서 저보다 더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고, 그 개인보다 더 오래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목받지 않더라도 아주 작은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영향력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김보라 기자 기자 admin@no1reel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