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먹으러 왔다” MZ 세대부터 여든 노인까지 함께한 ‘을지면옥’ 마지막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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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터줏대감 ‘을지면옥’, 오후 3까지 마지막 영업 후 종료혼밥부터 3대 가족까지 총출동…마지막이 될 추억 맛보고자 30분씩 기다려을지면옥 측 “마지막까지 함께한 손님 모두 감사해”“히엑, 이게 다 을지면옥 기다리는 줄이야?”25일 오전 11시 30분 을지로3가역 5번 출구 앞. 길게 늘어선 줄에 지하철 역으로 향하던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못해도 70명은 족히 돼 보이는 사람들이 오로지 냉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모두 이날을 끝으로 영업을 마치는 을지면옥을 찾아온 이들이었다. 을지면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마지막 영업을 한다고 공지했다.
25일 을지로 터줏대감인 '을지면옥'이 오후 3시까지 마지막 영업을 한 뒤 종료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민영빈 기자을지면옥의 시초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김경필씨 부부가 1969년 경기도 연천에 개업한 ‘의정부 평양냉면’이다. 이들 부모로부터 독립한 첫째 딸이 운영한 곳이 중구 필동에 위치한 ‘필동면옥’, 둘째 딸이 세운 곳이 이곳 ‘을지면옥’이다.을지면옥은 서울 중구 세운지구 재개발 구역 내 주변 노포들이 문을 닫는 와중에도 홀로 자리를 지키며 영업을 해왔지만 결국 영업을 중단하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최근 법원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가 을지면옥을 상대로 낸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소송에서 1심을 뒤엎고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여전히 본안은 소송 진행 중이지만 을지면옥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고 건물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다.시민들은 ‘을지로 터줏대감’인 을지면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직장인 김모(50)씨는 “3년 전 을지로 일대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여름만 되면 정말 자주 왔던 곳이었다. 한 달에 한 두번은 꼭 생각이 나서 오곤 했다”며 “오래된 전통있는 장소가 사라지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프고,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추억을 이제는 다시 못 느낀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기 위해 일부러 걸음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30분 넘게 기다렸다는 이택준(26)씨는 “을지면옥이 오늘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듣고 안양에서부터 오픈시간에 맞춰서 왔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냉면을 먹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캐리어를 끌면서 줄을 서 있던 남예림(24)씨도 “친구와 함께 부산에서 서울 여행을 왔다가 을지면옥 소식을 듣고 내려가기 전에 오게 됐다”며 “젊은 사람들도 올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영업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났지만 줄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기만 했다. 이 중 혼자 온 사람들도 눈에 띠었다. 특히 ‘힙지로(힙+을지로)’ 감성에 빠진 MZ세대를 비롯해 이북에서 온 어르신까지 혼자라도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하겠다고 온 것이었다. 을지면옥 단골이던 최모(85)씨는 “이북 출신인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냉면 맛과 가장 비슷해서 자주 왔었다”며 “오늘 날이 더워서 한 번 들러봤는데 마지막 영업이라고 하니 이제 어디서 어머니의 맛을 느낄지 아쉽고 앞으로 정말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4시40분 을지면옥이 마지막 영업을 모두 종료한 뒤 문을 닫았다. /민영빈 기자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고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사장님을 향해 언제 어디에 다시 문을 여는지 묻는 질문은 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대변했다. 홍정숙(66) 을지면옥 사장은 단골손님들의 손을 한 번씩 붙잡으면서 “내년 여름에 만납시다. 새 장소는 인터넷에 공지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홍 사장은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할아버지 손잡고 오던 손주들이 이제는 20대, 30대가 돼서 오는데, 세대가 교체돼서 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을지면옥이 곧 이들에게 어릴 적 추억이고, 추억을 먹으러 온다고 느꼈다”며 “돈을 떠나서 손님들과 제가 함께 울고 웃었던 이 추억의 공간을 지키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안타깝지만, 그동안 몇 세대에 걸쳐 찾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을지면옥이 예정한 영업 마지막 시간인 오후 3시가 되자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혹여나 냉면을 먹지 못하고 돌아갈까봐 노심초사했다. 을지면옥 단골 5년차라는 박지혜(31)씨는 “제 앞에서 끊길까봐 얼마나 심장이 떨렸는지 모른다”며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날 을지면옥은 밀려드는 손님을 약 40여분간 더 받은 뒤 입구 셔터문을 내렸다. 정식 영업 종료의 순간이었다. 이후 급하게 뛰어오던 사람들은 영업종료 소식에 “조금 더 빨리 올 걸”이라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시간이 연장된 덕분에 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을 수 있었다는 최남희(53)씨는 “친동생이 강원도 인제에서 저를 보겠다고 왔는데 뭘 같이 먹을까 하다가 을지면옥이 생각나서 왔다”며 “을지로 특유의 공간이 주는 특색과 추억이 담긴 만큼 냉면 맛이 일품이었는데 없어진다는 게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최미현(48)씨도 “언니 덕분에 을지면옥 마지막 냉면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자 행운이었다”며 앞으로 추억에 있을 을지면옥 앞에서 사진을 남겼다.
25일 을지로 터줏대감인 '을지면옥'이 오후 3시까지 마지막 영업을 한 뒤 종료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이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민영빈 기자을지면옥의 시초는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김경필씨 부부가 1969년 경기도 연천에 개업한 ‘의정부 평양냉면’이다. 이들 부모로부터 독립한 첫째 딸이 운영한 곳이 중구 필동에 위치한 ‘필동면옥’, 둘째 딸이 세운 곳이 이곳 ‘을지면옥’이다.을지면옥은 서울 중구 세운지구 재개발 구역 내 주변 노포들이 문을 닫는 와중에도 홀로 자리를 지키며 영업을 해왔지만 결국 영업을 중단하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최근 법원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가 을지면옥을 상대로 낸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소송에서 1심을 뒤엎고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여전히 본안은 소송 진행 중이지만 을지면옥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고 건물을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다.시민들은 ‘을지로 터줏대감’인 을지면옥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직장인 김모(50)씨는 “3년 전 을지로 일대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여름만 되면 정말 자주 왔던 곳이었다. 한 달에 한 두번은 꼭 생각이 나서 오곤 했다”며 “오래된 전통있는 장소가 사라지는 게 정말 마음이 아프고,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추억을 이제는 다시 못 느낀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기 위해 일부러 걸음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30분 넘게 기다렸다는 이택준(26)씨는 “을지면옥이 오늘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듣고 안양에서부터 오픈시간에 맞춰서 왔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냉면을 먹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캐리어를 끌면서 줄을 서 있던 남예림(24)씨도 “친구와 함께 부산에서 서울 여행을 왔다가 을지면옥 소식을 듣고 내려가기 전에 오게 됐다”며 “젊은 사람들도 올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영업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났지만 줄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기만 했다. 이 중 혼자 온 사람들도 눈에 띠었다. 특히 ‘힙지로(힙+을지로)’ 감성에 빠진 MZ세대를 비롯해 이북에서 온 어르신까지 혼자라도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하겠다고 온 것이었다. 을지면옥 단골이던 최모(85)씨는 “이북 출신인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냉면 맛과 가장 비슷해서 자주 왔었다”며 “오늘 날이 더워서 한 번 들러봤는데 마지막 영업이라고 하니 이제 어디서 어머니의 맛을 느낄지 아쉽고 앞으로 정말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4시40분 을지면옥이 마지막 영업을 모두 종료한 뒤 문을 닫았다. /민영빈 기자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고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사장님을 향해 언제 어디에 다시 문을 여는지 묻는 질문은 이들의 아쉬운 마음을 대변했다. 홍정숙(66) 을지면옥 사장은 단골손님들의 손을 한 번씩 붙잡으면서 “내년 여름에 만납시다. 새 장소는 인터넷에 공지하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홍 사장은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 해준 손님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할아버지 손잡고 오던 손주들이 이제는 20대, 30대가 돼서 오는데, 세대가 교체돼서 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을지면옥이 곧 이들에게 어릴 적 추억이고, 추억을 먹으러 온다고 느꼈다”며 “돈을 떠나서 손님들과 제가 함께 울고 웃었던 이 추억의 공간을 지키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안타깝지만, 그동안 몇 세대에 걸쳐 찾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을지면옥이 예정한 영업 마지막 시간인 오후 3시가 되자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혹여나 냉면을 먹지 못하고 돌아갈까봐 노심초사했다. 을지면옥 단골 5년차라는 박지혜(31)씨는 “제 앞에서 끊길까봐 얼마나 심장이 떨렸는지 모른다”며 “을지면옥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날 을지면옥은 밀려드는 손님을 약 40여분간 더 받은 뒤 입구 셔터문을 내렸다. 정식 영업 종료의 순간이었다. 이후 급하게 뛰어오던 사람들은 영업종료 소식에 “조금 더 빨리 올 걸”이라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시간이 연장된 덕분에 을지면옥의 마지막 냉면을 먹을 수 있었다는 최남희(53)씨는 “친동생이 강원도 인제에서 저를 보겠다고 왔는데 뭘 같이 먹을까 하다가 을지면옥이 생각나서 왔다”며 “을지로 특유의 공간이 주는 특색과 추억이 담긴 만큼 냉면 맛이 일품이었는데 없어진다는 게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최미현(48)씨도 “언니 덕분에 을지면옥 마지막 냉면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자 행운이었다”며 앞으로 추억에 있을 을지면옥 앞에서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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