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숭이두창 2주 새 3배 폭증… WHO “긴급 조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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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날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니터의 원숭이두창 주의 안내문. 연합뉴스최근 2주 사이 유럽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건수가 3배나 급증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 정부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장은 이날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는 원숭이두창이 지역을 넘어선 감염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원숭이두창의 확산세를 꺾으려면 서로 조율 하에 긴급 조처에 돌입하는 게 긴요하다”고 말했다.세계 확진자 90%가 유럽서 나와확산 진원지 의심… 위험 큰 상황예전과 달리 생식기 주변 병변“성병 비슷해 진단 어렵다” 분석도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올 5월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과 의심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전 세계 확진 사례의 90%가 유럽에서 나와 지역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31개국 4500건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유럽은 원숭이두창 확산의 진원지로, 여전히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클루주 소장은 설명했다. 그는 WHO가 현재까지는 원숭이두창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지 않았지만, 추후 재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영국에서는 올해 5월 들어 발생한 원숭이두창 감염환자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존 원숭이두창 증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성병과 비슷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런던의 '첼시와 웨스트민스터 병원' 등 여러 기관 연구진은 이날 감염병 분야 학술지 랜싯 감염병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영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생식기와 항문 주변에 병변이 많고 열은 덜 나는 등 예전과 증상이 달라 진단을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면서 “원숭이두창의 정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구진은 5월 14일부터 25일 사이 런던의 성 건강 관련 병원에 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54명 감염을 확인했다. 이들은 당시 영국의 원숭이두창 확진 건수의 60%에 달했으며 모두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었다. 이 중 67%는 피로감을 호소했고 57%는 열이 있었다. 전원이 피부 병변을 갖고 있었고 94%는 병변이 항문과 생식기 주변에 있었다.이와 달리 예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에서는 대부분 열이 났고 얼굴, 목, 팔다리 등에 피부 병변이 더 많았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지금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6분의 1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리버풀열대 의대 휴 아들러 교수는 그러나 AFP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원숭이두창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를 보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며 “다른 연구를 보면 대규모 유전적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아프리카 등에서 퍼졌을 때는 감염된 동물이나 환자를 만졌기 때문에 손에 병변이 많이 나왔고 지금은 성관계를 통해 퍼지고 있어서 생식기 주변에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원숭이두창 감염이 계속되고 있으며 감염자 상당수가 동성애자, 양성애자,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이라며 해당 집단에 주의를 촉구했다. UKHSA는 원숭이두창 발진이 있는 사람이 쓰던 옷, 이불, 수건을 만지거나 원숭이두창 물집이나 딱지를 만지는 경우,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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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저렴한 상품 수수료와 간단한 제도 설계가 성공의 핵심입니다."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가이 오퍼먼 노동연금부(DWP·Department of Work and Pensions) 정무차관(사진)은 디폴트옵션 시행 초기에 수수료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는 올해로 시행 10년 차에 들어섰다. 2012년부터 근로자 1인 이상의 모든 영국 사업장은 퇴직연금에 강제로 가입해야 한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별도로 운용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생애주기별 펀드나 자산 배분형 펀드 등 디폴트(기본) 펀드에 적립금이 자동으로 투자된다. 근로자가 원할 경우 탈퇴(opt-out)도 가능하나, 3년 뒤 자동으로 재가입된다.2012년 47%에 그치던 영국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2021년 79%까지 늘어났다. 특히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는 2012년 27만명에서 2021년 132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가 기존 확정급여(DB)형에서 넘어온 가입자들로, 현재 DB형 가입자는 DC형의 절반 수준인 670만명에 그친다. 현재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99%가 디폴트 펀드에 연금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영국 정부는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2015년 도입된 0.75% 수수료 상한제도 그중 하나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상품의 평균 수수료는 0.48% 수준이다. 국내 DC형 퇴직연금 수수료는 사업자에 따라 0.1%에서 1.0%까지 차이가 난다. 전체 연금상품 수수료가 저렴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있다. 영국의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적립한 퇴직연금 자산을 수탁자에게 맡기는 기금형 구조다. 여러 기업의 자금을 모아 뭉텅이로 운용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저비용 투자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중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해 노동연금부 후원으로 운용되는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국가퇴직연금신탁)'가 대표적인 퇴직연금 기금이다.오퍼먼 차관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도(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 10년 차를 맞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수익률 향상을 목표로 하는 '디폴트옵션 2.0'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현재 연금사업자들이 근로자들에게 자신의 연금 자산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수익률 및 수수료 구조는 어떤지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오퍼먼 차관은 "현재 NEST는 분기별로 투자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며 "사적 기금들도 운용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제도 개혁에는 현재 임금의 8%에 그치는 퇴직연금 적립률 상향 조치도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DC형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될 당시 임금의 2%에 그쳤던 최소 적립률은 2019년 8%로 늘어났다. 근로자가 4%를 적립하면 회사가 3%를 추가하고, 정부에서 1% 이내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노후 자산을 형성하기에 8%는 너무 작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니얼 블레이크 영국 연금연구회 학회장은 "영국 근로자 평균 연봉은 3만파운드(약 4700만원)인데, 사적기관 근로자 1인당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기준 2000파운드(약 310만원)에 그친다"며 "전체 임금의 7% 정도만이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소 적립률을 12%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입장이다. 오퍼먼 차관에 따르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목표는 연금 자산 증식뿐만 아니라 '디폴트 저축' 습관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 그는 "현재 영국에선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통장에 100파운드(약 16만원)조차 없을 정도로 저축하는 문화가 없다"며 "연금 강제 가입을 통해 일생에 거쳐 저축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은 저렴한 상품 수수료와 간단한 제도 설계가 성공의 핵심입니다."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가이 오퍼먼 노동연금부(DWP·Department of Work and Pensions) 정무차관(사진)은 디폴트옵션 시행 초기에 수수료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는 올해로 시행 10년 차에 들어섰다. 2012년부터 근로자 1인 이상의 모든 영국 사업장은 퇴직연금에 강제로 가입해야 한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별도로 운용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생애주기별 펀드나 자산 배분형 펀드 등 디폴트(기본) 펀드에 적립금이 자동으로 투자된다. 근로자가 원할 경우 탈퇴(opt-out)도 가능하나, 3년 뒤 자동으로 재가입된다.2012년 47%에 그치던 영국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2021년 79%까지 늘어났다. 특히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는 2012년 27만명에서 2021년 132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상당수가 기존 확정급여(DB)형에서 넘어온 가입자들로, 현재 DB형 가입자는 DC형의 절반 수준인 670만명에 그친다. 현재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99%가 디폴트 펀드에 연금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영국 정부는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2015년 도입된 0.75% 수수료 상한제도 그중 하나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재 퇴직연금 상품의 평균 수수료는 0.48% 수준이다. 국내 DC형 퇴직연금 수수료는 사업자에 따라 0.1%에서 1.0%까지 차이가 난다. 전체 연금상품 수수료가 저렴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있다. 영국의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적립한 퇴직연금 자산을 수탁자에게 맡기는 기금형 구조다. 여러 기업의 자금을 모아 뭉텅이로 운용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저비용 투자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중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해 노동연금부 후원으로 운용되는 'NEST(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국가퇴직연금신탁)'가 대표적인 퇴직연금 기금이다.오퍼먼 차관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도(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 10년 차를 맞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수익률 향상을 목표로 하는 '디폴트옵션 2.0'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현재 연금사업자들이 근로자들에게 자신의 연금 자산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수익률 및 수수료 구조는 어떤지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오퍼먼 차관은 "현재 NEST는 분기별로 투자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며 "사적 기금들도 운용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제도 개혁에는 현재 임금의 8%에 그치는 퇴직연금 적립률 상향 조치도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DC형 퇴직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될 당시 임금의 2%에 그쳤던 최소 적립률은 2019년 8%로 늘어났다. 근로자가 4%를 적립하면 회사가 3%를 추가하고, 정부에서 1% 이내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노후 자산을 형성하기에 8%는 너무 작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니얼 블레이크 영국 연금연구회 학회장은 "영국 근로자 평균 연봉은 3만파운드(약 4700만원)인데, 사적기관 근로자 1인당 평균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기준 2000파운드(약 310만원)에 그친다"며 "전체 임금의 7% 정도만이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소 적립률을 12%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입장이다. 오퍼먼 차관에 따르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의 목표는 연금 자산 증식뿐만 아니라 '디폴트 저축' 습관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 그는 "현재 영국에선 1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통장에 100파운드(약 16만원)조차 없을 정도로 저축하는 문화가 없다"며 "연금 강제 가입을 통해 일생에 거쳐 저축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