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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글씨 교정 학원에서 수강생이 책을 필사하며 글씨 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글씨 교정 학원에도 수강 문의가 늘고 있다. 변영욱 기자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바르고아름다운글씨’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연필 잡는 법부터 선 긋기, 자음과 모음 획순 등 글씨 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이 학원 강종석 대표는 “학교 알림장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자녀를 보고 충격을 받아 학부모가 아이를 데려온다”며 “최근 서술·논술형 문항이 확대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상담이 더 늘었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중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벌써부터 학원가가 들썩이고 있다. 대입 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사교육이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12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시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학원에 갈 필요가 없게 된다”, “독서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 “서술·논술형 대비하자” 일찌감치 학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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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가 검토 중인 서술·논술형 도입 등의 대입 제도 개편이 확정되면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응시하는 2033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독서와 글쓰기 학원 등을 찾고 있다. 경기 이천시에서 초3 자녀를 키우는 이모 씨는 “아이가 글씨를 상형문자 수준으로 써서 알아보기 힘들다”며 “채。자가 읽을 수 없으면 감。을 받을 것 같아 일찌감치 글씨 교정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국어 기초학력 미달 등 문해력 저하가 심각해지면서 유치원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독서 학원은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논술 학원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30대 학부모는 “학생 자존감을 떨어뜨린다는 민원 때문에 학교에서는 일기 쓰기나 글쓰기 첨삭 등을 하지 않는다”며 “학원에서 글쓰기와 기본 상식 등의 능력을 미리 키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는 지금도 내신 서술·논술형 시험 대비를 위해 서술형 모범 답안을 만들어 외우게 하는 학원이 적지 않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향후 내신에서 서술·논술형 비중이 더 확대되고 수능까지 도입되면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과 학부모를 겨냥해 답안을 만들어 주고 첨삭해 주는 학원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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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공정성’ 논란… “AI가 1차 채.”
교육 당국은 오지선다형 객관식 평가 체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기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서술·논술형의 경우 같은 답안이라도 채. 기준과 주체에 따라 평가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 때도 서술·논술형 평가 강화가 논의됐지만 사교육 확대 우려와 일선 학교의 준비 미흡, 교사 평가 역량 등을 이유로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국교위는 AI를 활용해 채。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교위는 최근 토론회에서 “교사와 전문가가 함께 채。 기준을 정한 뒤 AI가 1차 채.을 하고 교사가 최종 검토하면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AI를 채。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가 결과를 수용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송수연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교사의 정당한 평가권을 인정하고 소송으로부터 보호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교위는 올 10월 대입 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3월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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