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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만송이의 해바라기와 고구려 유적 호로골 언덕이 어우러진 풍경.ⓒ 고양신문경기 연천 호로고루 유적지 주변에 만개한 6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오는 10월 3일까지 열린다. 바로 가을맞이 '연천 장남 통일바라기축제'다.연천군 장남면 주민들이 주관하는 이 축제는 오랜 역사 이야기를 품은 보루 주위를 수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둘러싸고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파주시와 마주한 연천은 일산호수공원에서 출발해 자유로를 달려가면 50분여 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는 호로고루는 임진강의 역사를 품고 있다. 강의 모양이 호리병 모양으로 휘어져 흐른다고 해서 예로부터 이곳을 호리병 여울, 호로하(瓠濾河)이라고 부른 것이다.호로하는 임진강물이 줄어들 때면 유일하게 배를 타지 않고 강을 건널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바로 아래쪽에 고랑포라는 포구가 발달하고, 호로하가 한눈에 조망되는 강변 언덕에 군사시설인 보루가 지어졌다. 호로고루(瓠盧古壘, 사적 제467호)는 호로하 옆 오래된 보루라는 뜻이다.호로고루는 삼국이 임진강과 한강변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영토 전쟁을 펼치던 5세기에 고구려 군사들이 지었다. 7세기 이후에는 신라가 차지했다. 현재 호로고루 유적을 보면 고구려가 축조한 성벽과 신라가 보축한 성벽을 함께 볼 수 있어 역사적으로도 흥미로운 장소다.    감탄이 절로 나는 가을 풍경축제가 열리는 연천군 장남면은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까운 곳이다. 과거에는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민통선 지역이기도 했다. 축제 행사장 안내간판을 따라가면 드디어 호로고루 해바라기축제장에 도착한다. 넓은 주차장 덕분에 주차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언덕을 올라가면 드넓은 언덕을 가득 메운 수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다. 호로고루 언덕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해바라기의 배경이 되어준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이 풍경은 사진작가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커다란 카메라를 둘러멘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축제의 주인공은 해바라기지만, 해바라기동산 바로 옆에 가을 정취가 물씬한 코스모스들이 춤을 추고 있다. 노란 해바라기와 울긋불긋한 코스모스가 함께 어우러져 그야말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꽃밭 주위에는 다양한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배경이 워낙 예뻐 누구나 멋진 모델이 될 수 있다.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동쪽 잔디광장에서 바라본 호로고루.ⓒ 고양신문 호로고루 언덕으로 올라가면 보루에는 하얀 화강암으로 만든 돌계단이 놓여있다. 보루 능선에 올라서면 아래와는 또 다른 전경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서쪽을 바라보면 해바라기 언덕과 코스모스 언덕, 그리고 너른 잔디밭에 마련된 포토존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노부부, 꽃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화사한 미소를 카메라에 담기에 바쁜 연인들의 모습에서 서로 다른 행복의 표정이 읽힌다. 호로고루 바로 아래에는 유유한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임진강 호로하의 모습이 보인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나 인공적인 시설들이 거의 없어서 오래도록 바라봐도 지겹지 않을 것 같은 풍경이다. 시선을 좀 멀리 두면 파주와 양주의 명산인 감악산, 주변 경관이 뛰어난 파평산의 모습도 조망된다.  호로고루 언덕 동쪽은 넓고 평평한 잔디가 펼쳐져 있다. 과거 고구려와 신라의 군사들이 이곳에 군영을 설치해 생활하며 임진강 호로하를 노리는 적들을 감시했을 것이다. 이런 긴장의 역사는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동북쪽 능선을 바라보면 DMZ를 경계로 북한군을 감시하기 위한 최전방 초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온전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만들어내기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한 걸까. 손꼽히는 일출·일몰 명소 



▲  호로고루의 노을ⓒ 고양신문행사장에는 연천군과 장남면 주민들이 운영하는 지역농산물 판매장도 운영된다. 이왕 호로고루까지 왔으니 주변 관광지 몇 곳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임진강가의 가장 큰 포구였던 고랑포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고랑포구역사공원,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릉이 가까이에 있고, 현무암 절벽이 펼쳐진 임진강 주변에 전망 좋은 카페도 있다. 사실 호로고루는 사진작가들이 으뜸으로 손꼽는 일출과 노을 명소이기도 하다. 오래된 옛 언덕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 임진강 너머로 지는 저녁노을의 모습이 환상적이기 때문이다.일 년 중 가장 멋진 해바라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연천 장남 호로고루 해바라기축제. 바로 지금 달려가보기를 추천하지만, 혹시라도 축제 기간을 놓친다면 해가 뜨는 시간에, 또는 해가 지는 시간에 찾아가서 호로고루만의 고유한 정취를 느껴봐도 좋으리라.    



▲  고구려가 축조한 성벽과 신라가 축조한 성벽을 함께 볼 수 있는 호로고루 서벽ⓒ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 



▲  호로고루를 즐기는 시민들ⓒ 고양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