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판 쑥대밭' 만들었던 김사니...이렇게 '스리슬쩍 복귀'하나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겨울 배구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IBK 기업은행 김사니 전 코치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사니 전 코치는 7일 경기도 안산시 성호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된 '2022 김연경 안산 유소년 배구 클래스'에 표승주, 이다현과 함께 깜짝 등장했다. 현역 선수들이 게스트로 참석할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김사니 전 코치가 함께 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겨울 배구판을 흔들었던 'IBK 기업은행 항명 사퇴'의 중심이 김사니였기 때문이다.
김사니 전 코치는 지난해 11월 IBK 기업은행 서남원 감독이 성적 부진의 이유로 경질되자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김사니 전 코치는 당시 주장 조송화와 함께 팀을 무단이탈했고 무단이탈한 이유를 "서남원 감독의 폭언 때문이었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주장했다. 그러고는 "나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이 있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선택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미숙한 태도로 배구팬들을 실망시켰다.
그런데 서남원 감독이 김사니 전 코치의 말에 정면 반박하며 사태는 더 커졌다. 결국 진실공방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이후 그녀가 입을 닫았다. 폭언에 대한 진실은 "시즌 종료 후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말만 남긴 채 폭언 진실공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사니 전 코치는 그렇게 감독대행이 되었지만 배구계의 시선을 싸늘하기만 했다. V리그 감독들은 리그 질서를 무너뜨리고 배구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IBK 기업은행 구단과 김사니 감독대행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고 국내 스포츠 초유의 '감독 악수 보이콧'을 실시했다. 결국 김사니는 감독대행이 된 지 13일 만에 자진사퇴했고 배구계를 떠났다.
그런데 이런 김사니 전 코치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즌 종료 후 진실을 말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말이다. 이날 행사에서도 별다른 말없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기만 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인생을 살면서 실수는 할 수 있고 그런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 뒤 다시 이겨내는 과정을 거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게 사람이다.
김사니 감독대형은 지난해 12월 도로공사와의 경기 전 사퇴를 발표했다. 당시 "이번 사태에 대해 저도 책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도 반성해야 할 것 같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감독 대행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 크고 이렇게까지 불거질 일이 아닌데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고 우리 선수들이 여러 문제가 있지만 저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생각할 때 제가 이 자리를 물러나는 게 맞는다고 본다"라는 말만 남긴 채 떠났다.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과 무책임한 회피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지금 김사니 전 코치는 올바른 과정을 거친 뒤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시즌 'IBK 기업은행 항명 사태'로 배구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김사니 전 코치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 안산(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