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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slotmega.info[임상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지난 미국 대통령이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 연합뉴스
바다이야기#릴게임
침공은 늘 새벽에 온다. 사람들이 잠든 시간, 도시가 숨을 고르는 순간에, 무력은 '전쟁'이라는 말 대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들어온다. 카라카스에서 시작된 베네수엘라 사태는 그렇게 쉽지 않을 2026년의 서막을 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21세기 세계가 다시 재편되는 흐름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을 알리는 시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재편의 핵심 키워드는 '서반구'다.
1월 3일(현지 시각) 새벽 카라카스 일대에서 폭발과 정전이 보고됐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미국의 공격으로 규정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같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특수부대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확보해 미국으로 이송했 릴게임예시 다고 발표했고, "안전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반구'라는 미국의 새로운 관리 구역
마두로는 현재 뉴욕에서 미국에 신병을 확보 당한 상태다. 미국은 그를 마약, 이른바 '나르코 테러'(narco-terrorism) 관련 혐의로 뉴욕에서 사법 절차에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오션파라다이스게임 . 통상 이런 경우 연방법원에 첫 출석해 혐의가 고지되고, 구금 유지 여부가 정리된 뒤, 기소와 재판 일정으로 넘어간다. 즉 미국은 이번 사태를 먼저 "뉴욕 법정"이라는 사법의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
여기까지는 '법 집행'이라는 명분이 작동하는 구간이다. 국가 원수를 체포해 타국 법정에 세우는 것은 극단적 조치지만, 미국은 그 행위를 범죄 10원야마토게임 단속의 연장으로 포장할 수 있다. 마약 단속이라는 프레임 안에서는, 군사력은 경찰력을 대체하는 예외적 수단으로 설명될 여지가 남아 있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서 미국이 덧붙인 한 단어가 이 명분을 무너뜨린다. 트럼프가 "안전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말한 순간, 사건은 더 이상 체포로 닫히지 않는다. 체포가 특정 인물에 대한 사법 행위라면, 운영은 영토와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치의 언어다. 범죄자를 붙잡는다는 설명은 개인에 한정되지만,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선언은 주권 그 자체를 유보시키며, 사실상 점령의 논리로 이어진다.
결국 이번 개입은 사법 절차로 시작해 통치로 넘어가는 사건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법의 외피와 통치의 의도가 한 장면 안에서 겹친 사건이다. 미국이 법정이라는 절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당화를 위한 궤도 설정이었고, "운영"이라는 표현은 그 궤도 밖의 목적이 무엇인지 드러낸 지점이다. 그래서 '절대적 결의' 작전은 더 이상 단순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미국이 세계를 다시 나누려는 질서의 언어로 읽히기 시작한다. 이 사건을 '마약'으로 읽으면 뉴욕 법정으로 끝나지만, '전략'으로 읽으면 시작점이 된다.
미국은 작년 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20세기 후반을 지배해 온 전략적 전제를 사실상 폐기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세계를 관리해 온 방식, 즉 자유주의 질서의 유지자이자 규칙의 설계자라는 자기규정은 더 이상 중심에 놓이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공간'을 우선 관리하고, 그 공간에서의 외부 개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 전략의 핵심에 놓인 개념이 바로 '서반구'다. 이는 단순한 지리 용어가 아니다. 국가안보전략에서 서반구는 북미와 남미, 카리브를 하나의 전략적 공간으로 묶는 언어로 반복 호출된다. 그 안에서 미국은 더 이상 '국제사회의 일원'이 아니라, 이 공간의 질서를 규정할 권리를 가진 행위자로 등장한다.
문서 곳곳에서 강조되는 것은 규범이나 제도가 아니라, '역외 세력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명제다. 이는 사실상 먼로 독트린의 부활이며, 다만 19세기의 수사가 아니라 21세기 안보 언어로 재작성된 형태다. 흔히 '신(新) 먼로주의'라 불리는 이 노선은, 미주 대륙을 미국의 우선적 영향권으로 명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세계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반구 내부의 관리 문제'로 격하시킨다.
이 변화는 단순한 용어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서반구'라는 호명은 세계를 바라보는 좌표 자체를 바꾸는 정치적 선택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기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은 미주 지역을 주로 '아메리카스(the Americas)' 혹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로 불렀다. 이 표현들은 지리적 구분이기보다는 외교적 관계망을 전제로 한 명명이다. '아메리카스'라는 말 속에는 북과 남, 강대국과 중소국이 하나의 지역 안에서 병렬적으로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때 미국은 관리자가 아니라 조정자였고, 규칙을 독점하기보다는 공유하는 주체로 자신을 위치시켰다.
▲ 시대별 국가안보전략에 들어있는 Western Hemisphere(서반구)와 Americas의 사용 빈도수
ⓒ 임상훈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이 언어는 급격히 교체된다. 2017년 국가안보전략부터 '서반구(Western Hemisphere)'라는 표현이 전면에 등장하고, 2025년 전략 문서에서는 미주를 지칭하는 사실상의 단일한 상위 개념으로 자리 잡는다. '아메리카스'가 관계의 언어였다면, '서반구'는 공간의 언어다. 그것은 협력의 장이 아니라 영향권을 의미하고, 다자적 합의가 아니라 차단과 우선순위를 전제한다. 서반구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순간, 미주는 더 이상 여러 국가가 공존하는 지역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 계산 안에 들어온 하나의 관리 구역으로 재정의된다. 이 명명 자체가 이미 정치적 선언인 셈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베네수엘라는 우연히 선택된 대상이 아니다. 미국이 서반구를 하나의 관리 단위로 설정하는 순간, 그 안에서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정권은 곧 질서의 예외가 된다. 마약 혐의는 그 예외를 제거하기 위한 가장 간편한 언어다. 범죄와 안보를 결합하면 주권은 방어 대상이 아니라 처리 대상이 된다. '나르코 테러'라는 표현은 그래서 유용하다. 그것은 적대 행위를 전쟁으로 부르지 않으면서도,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회색지대를 제공한다.
새로운 질서의 결정적 결핍
▲ 지난 3일 화염이 치솟고 있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푸에르테 군사 기지의 모습
ⓒ AFP/연합뉴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말한 순간, 이 전략은 더 이상 암시가 아니라 선언이 된다. 운영이란 말은 국제법의 언어가 아니라 관리자의 언어다. 그것은 협상이나 중재의 어휘가 아니라, 소유와 통제의 어휘다. 미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서반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이상 세계적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 미국의 결단 영역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베네수엘라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 베네수엘라 사태는 마약과의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를 설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건이다. 자유주의 질서가 요구하던 규칙과 명분, 보편성의 언어는 이 장면에서 기능을 상실했다. 대신 등장한 것은 영향권과 관리, 차단과 통제의 언어다. 세계는 더 이상 '서구와 글로벌 사우스'로 나뉘지 않는다. 미국은 그 구도를 거부한 채, 세계를 '자신의 공간'과 '개입을 허용하지 않을 외부'로 다시 나누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그 새 지도가 처음으로 적용된 시험장이었다. 주권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처리 대상이 되었고, 법은 질서를 지키는 규칙이 아니라 개입을 합법화하는 도구로 호출됐다. 이것이 시작이라면, 다음은 질문이 아니라 계산의 문제가 된다. 어느 나라가 이 관리 구역 안에 있고, 어느 나라가 예외로 분류될 것인가.
이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이 질서는 고착될 것인가. 21세기 전반기 역시 20세기 후반처럼 미국이 그린 지도로 굳어질 것인가. 힘의 분포만 놓고 보면 그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단을 가진 국가이고, 트럼프 시대는 그 수단을 주저 없이 사용하는 방식을 제도화했다. 미국의 현대 정치는 분명 트럼프 이전과 이후, 자유주의적 세계관리와 신먼로주의적 영향권 정치로 나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질서에는 결정적인 결핍이 있다. 그것은 미래를 설득할 수 있는 비전의 부재다. 미국은 관리하고 차단할 수 있는 힘을 과시했지만, 왜 이 질서가 유지되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영향권은 선포되었으나, 그 안에서 어떤 세계가 가능해지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강력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이 질서에 순응하고 따라야 할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질서 역시 설득이 쉽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하나의 거래를 제시했다. 개방과 복종의 대가로 성장과 편입을 약속하는 거래였다. 지금의 새 질서는 그 거래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동의를 만들어낼 서사도, 감내를 요청할 철학도 없다. 철학의 빈곤,이것이 21세기 새로운 질서가 오래 버티기 어려운 이유다.
▲ 도널드 트럼프 지난 미국 대통령이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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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은 늘 새벽에 온다. 사람들이 잠든 시간, 도시가 숨을 고르는 순간에, 무력은 '전쟁'이라는 말 대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들어온다. 카라카스에서 시작된 베네수엘라 사태는 그렇게 쉽지 않을 2026년의 서막을 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21세기 세계가 다시 재편되는 흐름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을 알리는 시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재편의 핵심 키워드는 '서반구'다.
1월 3일(현지 시각) 새벽 카라카스 일대에서 폭발과 정전이 보고됐고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미국의 공격으로 규정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같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특수부대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확보해 미국으로 이송했 릴게임예시 다고 발표했고, "안전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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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는 현재 뉴욕에서 미국에 신병을 확보 당한 상태다. 미국은 그를 마약, 이른바 '나르코 테러'(narco-terrorism) 관련 혐의로 뉴욕에서 사법 절차에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오션파라다이스게임 . 통상 이런 경우 연방법원에 첫 출석해 혐의가 고지되고, 구금 유지 여부가 정리된 뒤, 기소와 재판 일정으로 넘어간다. 즉 미국은 이번 사태를 먼저 "뉴욕 법정"이라는 사법의 궤도 위에 올려놓았다.
여기까지는 '법 집행'이라는 명분이 작동하는 구간이다. 국가 원수를 체포해 타국 법정에 세우는 것은 극단적 조치지만, 미국은 그 행위를 범죄 10원야마토게임 단속의 연장으로 포장할 수 있다. 마약 단속이라는 프레임 안에서는, 군사력은 경찰력을 대체하는 예외적 수단으로 설명될 여지가 남아 있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서 미국이 덧붙인 한 단어가 이 명분을 무너뜨린다. 트럼프가 "안전한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말한 순간, 사건은 더 이상 체포로 닫히지 않는다. 체포가 특정 인물에 대한 사법 행위라면, 운영은 영토와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치의 언어다. 범죄자를 붙잡는다는 설명은 개인에 한정되지만,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선언은 주권 그 자체를 유보시키며, 사실상 점령의 논리로 이어진다.
결국 이번 개입은 사법 절차로 시작해 통치로 넘어가는 사건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법의 외피와 통치의 의도가 한 장면 안에서 겹친 사건이다. 미국이 법정이라는 절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당화를 위한 궤도 설정이었고, "운영"이라는 표현은 그 궤도 밖의 목적이 무엇인지 드러낸 지점이다. 그래서 '절대적 결의' 작전은 더 이상 단순한 '마약과의 전쟁'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미국이 세계를 다시 나누려는 질서의 언어로 읽히기 시작한다. 이 사건을 '마약'으로 읽으면 뉴욕 법정으로 끝나지만, '전략'으로 읽으면 시작점이 된다.
미국은 작년 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20세기 후반을 지배해 온 전략적 전제를 사실상 폐기했다. 냉전 이후 미국이 세계를 관리해 온 방식, 즉 자유주의 질서의 유지자이자 규칙의 설계자라는 자기규정은 더 이상 중심에 놓이지 않는다. 대신 미국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공간'을 우선 관리하고, 그 공간에서의 외부 개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 전략의 핵심에 놓인 개념이 바로 '서반구'다. 이는 단순한 지리 용어가 아니다. 국가안보전략에서 서반구는 북미와 남미, 카리브를 하나의 전략적 공간으로 묶는 언어로 반복 호출된다. 그 안에서 미국은 더 이상 '국제사회의 일원'이 아니라, 이 공간의 질서를 규정할 권리를 가진 행위자로 등장한다.
문서 곳곳에서 강조되는 것은 규범이나 제도가 아니라, '역외 세력의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명제다. 이는 사실상 먼로 독트린의 부활이며, 다만 19세기의 수사가 아니라 21세기 안보 언어로 재작성된 형태다. 흔히 '신(新) 먼로주의'라 불리는 이 노선은, 미주 대륙을 미국의 우선적 영향권으로 명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세계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반구 내부의 관리 문제'로 격하시킨다.
이 변화는 단순한 용어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서반구'라는 호명은 세계를 바라보는 좌표 자체를 바꾸는 정치적 선택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기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은 미주 지역을 주로 '아메리카스(the Americas)' 혹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로 불렀다. 이 표현들은 지리적 구분이기보다는 외교적 관계망을 전제로 한 명명이다. '아메리카스'라는 말 속에는 북과 남, 강대국과 중소국이 하나의 지역 안에서 병렬적으로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때 미국은 관리자가 아니라 조정자였고, 규칙을 독점하기보다는 공유하는 주체로 자신을 위치시켰다.
▲ 시대별 국가안보전략에 들어있는 Western Hemisphere(서반구)와 Americas의 사용 빈도수
ⓒ 임상훈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이 언어는 급격히 교체된다. 2017년 국가안보전략부터 '서반구(Western Hemisphere)'라는 표현이 전면에 등장하고, 2025년 전략 문서에서는 미주를 지칭하는 사실상의 단일한 상위 개념으로 자리 잡는다. '아메리카스'가 관계의 언어였다면, '서반구'는 공간의 언어다. 그것은 협력의 장이 아니라 영향권을 의미하고, 다자적 합의가 아니라 차단과 우선순위를 전제한다. 서반구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순간, 미주는 더 이상 여러 국가가 공존하는 지역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 계산 안에 들어온 하나의 관리 구역으로 재정의된다. 이 명명 자체가 이미 정치적 선언인 셈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베네수엘라는 우연히 선택된 대상이 아니다. 미국이 서반구를 하나의 관리 단위로 설정하는 순간, 그 안에서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정권은 곧 질서의 예외가 된다. 마약 혐의는 그 예외를 제거하기 위한 가장 간편한 언어다. 범죄와 안보를 결합하면 주권은 방어 대상이 아니라 처리 대상이 된다. '나르코 테러'라는 표현은 그래서 유용하다. 그것은 적대 행위를 전쟁으로 부르지 않으면서도,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회색지대를 제공한다.
새로운 질서의 결정적 결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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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연합뉴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말한 순간, 이 전략은 더 이상 암시가 아니라 선언이 된다. 운영이란 말은 국제법의 언어가 아니라 관리자의 언어다. 그것은 협상이나 중재의 어휘가 아니라, 소유와 통제의 어휘다. 미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서반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이상 세계적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 미국의 결단 영역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베네수엘라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 베네수엘라 사태는 마약과의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를 설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건이다. 자유주의 질서가 요구하던 규칙과 명분, 보편성의 언어는 이 장면에서 기능을 상실했다. 대신 등장한 것은 영향권과 관리, 차단과 통제의 언어다. 세계는 더 이상 '서구와 글로벌 사우스'로 나뉘지 않는다. 미국은 그 구도를 거부한 채, 세계를 '자신의 공간'과 '개입을 허용하지 않을 외부'로 다시 나누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그 새 지도가 처음으로 적용된 시험장이었다. 주권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처리 대상이 되었고, 법은 질서를 지키는 규칙이 아니라 개입을 합법화하는 도구로 호출됐다. 이것이 시작이라면, 다음은 질문이 아니라 계산의 문제가 된다. 어느 나라가 이 관리 구역 안에 있고, 어느 나라가 예외로 분류될 것인가.
이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이 질서는 고착될 것인가. 21세기 전반기 역시 20세기 후반처럼 미국이 그린 지도로 굳어질 것인가. 힘의 분포만 놓고 보면 그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단을 가진 국가이고, 트럼프 시대는 그 수단을 주저 없이 사용하는 방식을 제도화했다. 미국의 현대 정치는 분명 트럼프 이전과 이후, 자유주의적 세계관리와 신먼로주의적 영향권 정치로 나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질서에는 결정적인 결핍이 있다. 그것은 미래를 설득할 수 있는 비전의 부재다. 미국은 관리하고 차단할 수 있는 힘을 과시했지만, 왜 이 질서가 유지되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영향권은 선포되었으나, 그 안에서 어떤 세계가 가능해지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강력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이 질서에 순응하고 따라야 할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신자유주의 질서 역시 설득이 쉽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하나의 거래를 제시했다. 개방과 복종의 대가로 성장과 편입을 약속하는 거래였다. 지금의 새 질서는 그 거래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동의를 만들어낼 서사도, 감내를 요청할 철학도 없다. 철학의 빈곤,이것이 21세기 새로운 질서가 오래 버티기 어려운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