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희토류 공급망은 정치적 선택의 산물이다.”
세계적인 희토류 연구 전문가로 꼽히는 줄리 미셸 클링거(Julie Michelle Klinger)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지리학 부교수는 이렇게 정의했다. 그의 책 ‘희토류 개척자들: 지구 지하에서 달의 풍경까지(Rare Earth Frontiers: From Terrestrial Subsoils to Lu-nar Landscapes)’는 중국 내몽골 바얀오보 광산부터 미얀마 카친주, 말레이시아의 라이너스 시설 그리고 달 탐사 프로젝트까지 희토류 개척자들의 지리적 확장을 추적한다. 책에서 클링거 교수는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자원 릴게임야마토 개발이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클링거 교수는 “희토류 공급망과 채굴 방식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선택의 결과”라며 “대체로 국제 기업은 환경·노동 개선보다 ‘선(先)개발 후(後) 정화’ 논리를 따르며, 중국 내 희토류 채굴과 정제를 집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자원 의존국 중 일본의 접근을 희토류 등 릴게임사이트추천 주요 광물 대응의 가장 현명한 모델로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줄리 미셸 클링거 -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 지리학 부교수, 미국 세라 로런스 칼리지 국제관계 및 정치지리학, UC 버클리 지리학 박사, ‘희토류 개척자들’ 저자

릴게임한국
중국이 희토류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 핵심 요인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전략적 선택의 결과다. 1980년대 서방에서는 레이건·대처 정부의 산업 규제 완화가 이루어졌고, 그 직후 중국에서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됐다. 당시 서구 기업은 환경·노동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었고 중국 바다이야기APK 은 타 국가의 희토류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국가 주도의 산업 육성이 결합되며 희토류 채굴과 정제의 글로벌 중심지가 형성됐다.”
중국의 산업 정책과 환경 정책은 어떤 방식으로 희토류 지배구조를 고착화했나.
“중국은 ‘선개발, 후정화’라는 산업 논리를 국가 차원에 바다이야기무료머니 서 묵인했다. 초기에는 환경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산업 기반을 우선 구축했고, 그 결과 희토류 채굴·정제 기술의 노하우가 빠르게 축적됐다. 동시에 서구에서는 탈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관련 기술과 인력이 빠져나갔다. 이 시기가 결정적인 분기점이었다고 본다.”
미국, 한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왜 독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했나.
“핵심은 ‘투자 축소’다. 주요국은 희토류 채굴·가공 기술 및 기준을 가지고 있었지만, 환경 비용을 감수하며 자체 생산 시설을 확충하려 하지 않았다.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 아래 핵심 공정을 외주화한 결과, 희토류 정제 및 중간재 가공의 경쟁력을 잃게 됐다.”
미국이 여전히 중국산 희토류에 쩔쩔매는 이유는.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은 여전히 ‘더 많이 캐는 것’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채굴이 아니라 정제·가공 능력이다. 진정한 공급망 다변화는 지역별 맞춤형 중간 공정 투자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재활용과 설계 혁신으로 ‘총물질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개발도상국이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지질학보다 정치·경제의 결과다. 희토류는 지구 곳곳에 있지만, ‘매장량’은 경제적 정의에 따라 결정된다. 즉, 글로벌 자본과 정책이 ‘환경 부담을 감수할 여지가 있는 지역’을 선택한 결과다. 규제가 약하거나 지역사회가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곳에 생산이 집중됐다.”



/자료=구글 파이낸스


현재의 희토류 갈등은 일시적인 시장 변수인가, 아니면 장기적 지정학 재편의 일부인가.
“둘 다다. 지금의 상황을 ‘관리된 상호 의존(managed interdependence)’ 상태라고 본다. 미·중 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세·보조금을 통해 일부 공급망을 재조정하려 하지만, 동시에 상호 무역 흐름을 지나치게 방해하지 않으려 조율하는 모습도 보인다. 산업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완전한 경제 분리’는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관리된 상호 의존’ 형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 자원 의존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협력이 핵심이다. 일본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이후, ‘모든 가능한 접근법(all available approaches)’ 전략을 취했다. 여기에는 신규 광물 기업에 대한 R&D 투자, 특허 확보, 재활용 전략이 포함됐다. 한국도 이런 ‘종합적인 접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일본의 접근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간 희토류를 둘러싼 지정학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나.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금의 희토류 경쟁은 실제 자원 흐름(material flows)보다 각국의 과장이나 투기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본다. 희망이 있다면, 각국이 결국 협력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유된 이익’을 바탕으로 협력 구조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분산형 광물 공급망’이 그 해법이다.”



Plus Point


희토류 패권 경쟁, 엇갈린 중국과 미국



1992년 1월,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남순강화에서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고 말했다. 1958년 희토류 분리와 제련을 육성하기 시작한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속도를 낸 희토류 산업 발전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1980년대 말부터 중국이 단일 고순도 희토류를 대량 수출하게 되자 국제 희토류 가격이 기존의 25% 수준으로 폭락했다. 미국과 유럽의 희토류 생산 기업은 중국발 충격에 생산량을 줄이거나 생산을 포기하게 됐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중국으로 귀국해 희토류 기술 개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국 ‘희토류의 아버지’로 불렸던 쉬광셴 같은 과학자의 기여와 산업정책이 중국의 희토류 굴기를 이끌었다.
1999년 당시 중국의 일인자 장쩌민은 “중국이 희토류의 생산과 활용을 발전시키고 이 자원에서 얻은 이점을 경제적 우위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노동·환경·안전 기준을 완화하며 희토류 채굴과 정제 산업 육성에 더 속도를 냈다.
반면,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희토류 연구 및 기술’에서 앞서 있었다. 1960년대 후반 미 국방부는 희토류 관련 연구를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일부 자금을 지원했으나, 냉전 종식 이후 예산이 축소되면서 산업적 관심이 급격히 줄었다. 전 세계 희토류의 70%(1980년 기준)까지 공급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광산 마운틴 패스가 환경 문제와 비용 부담 및 중국 굴기에 밀려 2002년 문을 닫게 됐다. 2012년 문을 다시 열었지만, 채굴된 희토류를 중국으로 보내야 할 만큼 정제 가공 능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였다. 1952년 문을 연 마운틴 패스를 운영한 몰리코프는 1978년 유노칼, 2005년 셰브론, 2008년 골드만삭스 주도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결국 2015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2017년 마운틴 패스의 주인은 MP머티리얼즈로 바뀌었다. 이때 중국 국유 희토류 업체 성허자원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할 만큼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광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안보 우려 목소리가 계속 나왔지만, 성허자원은 계속 주주로 남아있다.
2022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희토류가 없으면 미국의 미래가 없다”며 희토류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고,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부(옛 국방부)를 통해 MP머티리얼즈의 최대 주주에 오르는 국유화를 단행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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