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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기술 새로운 시도 했지만…쉽지 않은 OTT표 SF 드라마

외계인과 가상공간, 신인류 등 SF(공상과학) 소재 드라마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내용·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지만, 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해 SF 장르에 대한 보다 폭넓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우 전여빈과 나나가 나선 ‘글리치’는 외계인에게 납치된 남자친구를 찾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고요의 바다’에 이어 넷플릭스가 공개한 SF물인데, 생각보다 대중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수리남’이 공개됐던 지난 9월 총 사용시간은 450만 9539시간·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86분이었지만, ‘글리치’ 공개 후 첫 주말에는 각각 271만 7805시간·64.33분에 머물렀다. 이는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던 올해 2분기(4~6월)와 유사한 수치다. OTT 글로벌 차트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이 차트에 들지 못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는 ‘모범가족’과 이 작품뿐이다.

SF 휴먼 멜로물을 표방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도 상황이 비슷하다. 영화 ‘왕의 남자’ ‘사도’ ‘변산’ 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의 첫 OTT 도전작이라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근 미래의 가상공간에서 세상을 떠난 아내와 재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이 감독 특유의 깊이 있는 메시지와 섬세한 연출을 볼 수 있다. 다만 시청자 평가는 엇갈린다. 휴먼 멜로의 전형성을 탈피했다는 평과 전개가 빠르지 않아 지루하다는 평이다. 이에 감독은 “세대 차가 큰 작품”이라며 “일상에서 죽음을 잘 생각하지 않는 젊은층에게는 몰입도가 덜 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OTT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SF 드라마가 생각보다 성적이 잘 안 나와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장르라 경험이 많은 감독이나 제작자를 섭외해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은 SF에 익숙하지 않고 대중화가 더뎌서 SF 세계관을 정립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SF 장르만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그러면 한국에서 제작되는 SF 영화도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남유정 기자(honeybee@busan.com)

http://n.news.naver.com/article/082/0001182134?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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