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석탄 의존도 수십년 더 간다…기후변화에 심각한 도전" NYT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1518111?sid=104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중국이 이전보다 석탄에 더욱 의존하고, 이런 상황이 향후 수십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러시아가 가스관 건설을 일시 중단하면서 전력 수급이 어려워졌고,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해외 에너지 공급업체 의존도를 줄이면서 석탄 사용량이 최근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석탄 연소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20년 중국의 에너지 관련 온실 가스 배출량을 6% 증가시켰다. 이는 지난 10년 간 가장 빠른 속도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의 석탄사용량 총합보다 더 많은 석탄을 사용해서다. 또 채굴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가속화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매장량과 석탄이용량을 자랑한다.
석탄 회사들은 지난 1년 동안 중국 산시성 등 지방에서 막대한 양의 석탄을 태우고 있다. 시멘트 공장, 제철소 및 기타 산업에 전력을 생산·공급하기 위해서다. 특히 산시성 석탄 소비는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약 80% 가량 증가했다.
지난 9월 말부터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가는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도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중국은 천연가스보다 석탄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기후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탈(脫)세계화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전기 요금은 치솟았다.
실제 지난 8월 중국 남서부의 가뭄으로 수력 발전이 급감하고 정전이 발생하면서 전기 요금이 상당량 뛰었다. 중국 에너지 전문가 시저우 저우는 "중국이 현재 석탄 화력 발전소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와 클린턴 행정부의 에너지 고위 관리인 데이비드 샌달로우는 "중국의 석탄 연소를 줄이지 않고는 기후 변화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석탄 중독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보고서에서 석탄에 대한 지속적인 의존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시 주석은 석탄 소비 감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석탄을 더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대 10억 달러(약 1조4222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늘리려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특사인 존 케리는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설치량을 200GW(기가와트) 이상 늘린다면 21세기 이내에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전 기후 공약의 특이성도 석탄 사용 증가 우려를 높이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순 탄소 배출량이 '2030년 이전'에 정점을 찍은 후 2060년까지 '0'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공약했다. 중국이 향후 7년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석탄을 태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탄소 배출 증가량도 기후 공약에 명시하지 않았다.
중국의 석탄 사용 증가 우려는 지나치다는 입장도 있다. 중국 정부가 기후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수력발전 댐 등을 통한 에너지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전 세계 1위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당 대회 보고서에서 중국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실제 베이징의 석탄 사용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연도인 2020년까지 10년 동안 95% 감소했다. 이 지역의 마지막 탄광은 3년 전에 폐쇄됐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 설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매년 많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세계의 나머지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이다. 또 올해 새로 설치한 발전 용량도 다시 두 배 증가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기후 대응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현지 관리들의 국가 정책 수행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컬럼비아 대학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선임연구원인 케빈 투는 "환경을 희생시키면서 단기적으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일으킬 수 있어 배출량을 높이려는 다양한 이해 집단이 있다"며 "현지 관리들이 중국 국가 정책을 잘 따르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