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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의 헤르손 철수를 두고 러시아 내 일부 강경파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서는 철수가 합리적 판단이라는 러시아 정부의 견해에 대한 비판이 속출했다.
러시아 전쟁 전문 기자인 로만 사폰코프는 "이건 전쟁에서 실제로 패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헤르손 공공기관에서 러시아 국기가 철거되는 모습을 전하며 "영리한 작전일 뿐 철수는 절대로 아닐 것이라고 끝까지 기대했지만 결과는 있는 그대로"라고 울분을 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는 다른 기자인 안나 돌가레바는 헤르손에서 철수하는 데에는 변명이 아예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철수하는 헤르손은 이번 전쟁에서 상징적, 전략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헤르손주는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지인 크림반도에서 가깝고 우크라이나 중부를 지탱하는 수자원인 드니프로 강 하구를 통제하는 전략 요충지다.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려던 러시아의 애초 목표를 고려하면 전략적으로 상당한 후퇴일 수밖에 없다.
헤르손시는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침공 뒤 유일하게 점령을 유지해온 주도(州都)라는 상징성이 있다.
게다가 헤르손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9월 러시아 영토에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4개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영원히 러시아 국민이 됐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 같은 굴욕적 철수 때문에 푸틴 대통령을 향한 점령지 주민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싱크탱크인 정치학연구소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소장은 "헤르손 주민들로서는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는 러시아의 약속을 거짓말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프 소장은 이번 철수가 러시아가 다른 병합지 주민들도 버릴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 러시아와 점령지의 협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틴 대통령은 매파들의 비판, 전문가들의 부정적 진단 속에 헤르손 철수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러시아의 선전선동 체계는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왕성하게 대변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이번 철수가 전열재편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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