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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극본 최수진, 최창환/연출 김재현, 신중훈)의 이해하기 어려운 잦은 결방과 조기 종영은 제작사 스튜디오S와 작가의 불화가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1일 최종회를 남겨둔 ‘천변’은 흥미롭고 통쾌한 스토리에 힘입어 8회 최고 시청률(15%)을 기록하며 ‘믿고 보는 남궁민’이라는 찬사까지 나왔다. 전작 ‘오늘의 웹툰’이 1.6%로 저조하게 끝난 시간대를 ‘천변’이 다시 살린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에선 판이 깨질까 봐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는 증언이 속속 나왔다. 익명을 원한 ‘천변’의 한 관계자는 11월 9일 “SBS에서 분사한 제작사 스튜디오S가 작품보다 회사 실적과 효율을 중시하면서 벌어진 갈등과 균열이 결국 이런 사달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드라마나 작가, 연출, 배우, 제작사 간의 미묘한 입장 차와 갈등이 있게 마련”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모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취지라 서로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스튜디오S가 현명하게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하긴 어렵고 역지사지하지 못한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SBS 직원이었던 드라마 PD들이 나와 만든 외주제작사 스튜디오S가 ‘천변을 다소 험악하게 핸들링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체로 반응이 엇갈렸다. 남궁민이라는 믿보배 캐스팅에 성공했고, 시청률도 기대를 웃돌며 초반 분위기는 무척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5~6회 대본부터 스튜디오S와 작가의 갈등이 불거졌고 불필요한 신경전이 오갔다는 전언이다. 지각 대본과 수정 요청, 촬영 딜레이가 나온 배경이다.
과도한 PPL도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였다. 꼬박꼬박 월급 받던 PD가 아닌 살아남아야 하는 신생 제작사 간부들이 된 만큼 무리한 PPL을 ‘천변’에 배치하며 작가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목소리다. 한 PPL 관계자는 “천변은 대놓고 광고를 하는 것 같은 노골적인 PPL이 극 초반부터 여럿 등장해 눈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천변’에는 커피 믹스와 찜닭, 양대창, 건강 기능식품 등 다양한 PPL이 줄기차게 등장했는데 남궁민이 사무장이 타준 커피를 마신 뒤 ‘카페를 만드셨습니다’라고 극찬하거나 야식을 보곤 ‘제가 찜닭은 싫어하지만, 스파게티와 먹으니 맛있네요’ 같은 대사를 하는 장면이 여럿 전파를 탔다. 보통 조연 배우가 두루뭉술하게 제품을 언급하는데 비해 주연이 직접 PPL에 나선 것이라 이례적이었다.
그렇다고 PPL을 제작사 과실로 볼 순 없다. 방송사가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지 않는 탓에 턱없이 모자라는 제작비를 마련하려면 협찬과 PPL을 적극적으로 끌어와야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작비 전액을 쏴주고 대본, 편집에 관여하지 않는 넷플릭스로 가는 대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다.
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와 관련한 잡음도 나온다. ‘천변’은 웨이브와 디즈니 플러스에 방영권을 판매했는데 특히 디즈니 플러스 덕에 대만 1위, 싱가포르 2위 등 론칭된 6개국에서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튜디오S가 계약 과정에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인 토종 OTT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일부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수임료는 단돈 천 원, 실력은 최고인 천지훈 변호사의 유쾌, 통쾌한 복수극 ‘천변’은 2회가 줄어든 12회로 조기 종영이 결정됐다. 이에 대해 SBS는 “속도감 있고 완성도 높은 전개를 위해서”라고 답했지만 어쩐지 궁색하게 들린다. ‘천변’은 지난달과 이달 잇따라 세 차례나 결방해 3주간 주 1회만 방송되며 시청자 불만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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