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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최정, 더 강해져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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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에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최정 9단이 2주일여 만에 돌아온 국내기전에서 하림배 여자국수전의 결승 티켓을 차지했다.


제27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준결승
최정, 오정아 완파하고 결승3번기 선착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전혀 울고 싶지 않았는데 순간 울컥했다. 눈물을 참느라 힘들어서 신진서 선수한테 축하한다는 말을 못한 게 아쉬웠다. 정말 축하하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이틀 전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여자기사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 준우승을 이뤘던 최정 9단이 당시 함께했던 기자회견에서 우승자 신진서 9단에게 미처 못했던 인사를 하림배 승자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최정 9단이 상대 대국자를 기다리고 있다.


최정 9단은 10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7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준결승에서 오정아 5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시간 50분, 177수 만의 불계승. 내용적으로도 화끈한 일전이었다. 여자랭킹은 최정 9단이 1위, 오정아 5단이 11위.

"큰 승부가 끝나고 풀어질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시합이 있어서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있었다. 치열했던 승부 덕에 오늘도 치열한 바둑을 둘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국후의 최정 9단.

정시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다.


"초반에 잘 아는 모양이 나와서 빠르게 둘 수 있었다. 작년 오청원배 결승 때 두었던 모양인데 연구가 많이 되어 있어서 상대보다 조금 유리했던 것 같다"는 최정 9단은 "우변에서 때이르게 백대마가 몰리면서 우세를 잡았다. 상변에서 흑을 살리는 수가 막상 보이지 않아서 어려웠는데 바꿔치기가 잘 됐다"는 감상을 말했다.

오정아 5단은 오후 1시 대국에 앞서 기권패 직전까지 갔다. 개시 시각에 착오가 있었다. 극적으로 기권패는 면했지만 급하게 오느라 대국석에 앉아서도 헐떡이는 모습. 지각시간의 2배인 30분을 공제당하고 시작했다.

"초반에 오정아 선수가 약간 무리하자 정확히 찔러가서 공격적으로 바꿔치기를 만들어냈고, 그 후에는 냉정한 판단과 강수를 섞어가며 무난하게 승리했다"는 고근태 해설자의 총평.


여자국수전은 8강전부터 생방송 대국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세계대회 중계 등의 관계로 대국일정이 들쑥날쑥하다. 이날 준결승은 10월 8일 8강전을 마친 후 한 달여 만에 속개됐다. 대국 개시도 8강전까지는 오후 2시였다.

여자국수전에서 최정 9단은 22~25기에 4연패를 달성했다. "다시 우승컵에 도전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에는 작년(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 보고 싶다"고 했다. 12연승을 달리다가 지난 7월 여자리그에서 한 판을 내주었던 오정아 5단과의 상대전적은 18승5패로 벌렸다.

22기부터 25기까지 여자국수전 4연패를 달성했던 최정 9단.


결승3번기에서는 내일 열리는 김혜민-김다영의 승자와 마주한다. 여자랭킹 7위 김혜민 9단에게는 14승3패(11연승 중), 14위 김다영 4단에게는 11승1패(8연승 중)의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결승 무대에서 김다영 선수와는 처음인 것 같고 김혜민 선수와는 둔 적이 있다. 누구와 두든 오랜만이라서 즐거울 것 같다. 기대하면서 (준결승전을) 보겠다"는 최정 9단이다. 여자국수전의 우승상금은 2000만원.

오정아 5단을 최정 9단이 미소로 맞았다.

돌가리기.

세 살 차의 절친 선후배 사이다.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

여자랭킹 11위 오정아 5단.

여자국수 복귀를 노리고 있다.

21기 때의 준우승 이후 최고 성적을 냈다.

결승 상대는 누가 될까.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아서 다 말씀드리다가 혹시 누구를 빼먹으면 굉장히 서운해하실 것 같아서 조심스럽다. 예전에 연기대상에서 어떤 배우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지금 만약에 본인 이름이 불리는 것을 기대하고 계시다면 그 분이 바로 감사해야 할 분이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혹시라도 기대하신다면 정말 감사드린다."


기사제공  한게임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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