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못되고 있다"…'엔드게임' 후 원성 쏟아지는 마블, 왜
‘마블 영화 세계관(MCU)에서 뭔가가 빠져있는 느낌이다.’
지난 7월 미국 매체 ‘콜리더’는 ‘마블의 콘텐트 폭발이 품질을 저하시킨 이유’란 제목의 기사에서 “마블 스튜디오(제작사)는 그들의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면서 “MCU의 페이즈4(서사 구분 단계)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또한 지난 16일 ‘마블은 속편을 잘 만들지 못한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그 최신 증거’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요즘 마블 왜 이럴까’ 라는 팬들의 원성을 촉발시킨 건 ‘블랙 팬서2’로 마무리된 페이즈4다. 영화로는 지난해 개봉한 스칼렛 요한슨 단독 주연 영화 ‘블랙 위도우’부터 첫 아시아계 히어로 단독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2021), 마동석 출연작 ‘이터널스’(2021), 멀티버스(다중우주)를 확장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스파이더맨3)’(202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2)’(5월 4일 개봉), ‘토르: 러브 앤 썬더(이하 토르4)’(7월 6일 개봉)에 이어 ‘블랙 팬서2’까지 7편이 포함된다.
세대교체‧디즈니+ 드라마…기존 관객 소외
페이즈4부터 디즈니+의 마블 드라마가 영화 세계관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는 것도 기존 마블 영화 관객의 혼란을 키웠다. 페이즈1~3이 영화를 중심으로 하되 조연‧뉴페이스 캐릭터가 주인공인 단편‧디지털 시리즈를 보너스 작품처럼 선보인 것과 달라진 점이다.
페이즈3까진 영화만 보면 됐지만, 페이즈4의 ‘닥터 스트레인지2’는 드라마 ‘완다 비전’을 안 보면 이해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디즈니+를 보지 않는 관객은 마블 영화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제임스 건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가 요인”
시나리오 완성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 팬서2’만 해도 비평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언론‧평단 평균 신선도가 84%로 1편(96%)보다 하락했다. ‘이터널스’가 47%, ‘토르4’가 64%로 전체 시리즈 최하위로 추락한 것에 비하면 준수하지만, 기대를 밑도는 평점이다.
‘블랙 팬서2’는 주연 배우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추모를 녹여낸 부분은 칭찬받았지만 그런 무게감에 짓눌렸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정체돼있고 반복적이다”(워싱턴 포스트) “창의적 추진력이 아닌 전편의 흥행 성공이 속편을 주도한 실망스런 예”(릴뷰스)란 비판은 최근 마블 영화가 거듭 지적받는 지점이다.
미국 연예 매체 ‘더 다이렉트’는 지난 9월 마블 영화 ‘가디언즈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을 인용해 “영화 품질 저하의 가장 큰 이유는 무질서한 프로덕션과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미국 매체 ‘콜리더’는 "페이즈4는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불명확하다"고 짚었다. 페이즈1은 어벤져스를 모았고, 페이즈2‧3는 이들이 막강한 우주 악당 타노스(조시 브롤린)에 맞섰다면 페이즈4는 뚜렷한 목표없이 향후 프로젝트 홍보에 더 관심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개성‧재미 어디로…의미에 짓눌려 비장‧획일화
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불안증에 시달렸던 아이언맨, 시간을 건너뛰며 연인을 잃은 애국자 캡틴 아메리카 등 각 히어로의 초인적 능력만큼이나 인간적인 개성을 부각한 전작들과 달리, 마블 신작들은 VFX(특수시각효과)로 빚은 대규모 전투를 보여주는 데 급급하다.
‘샹치’의 중국, ‘문나이트’의 이집트 등 문화‧인종적 배경에 더해 여성 캐릭터 강화까지, 다양성을 넓히려는 시도는 주목할 만하지만, 그런 새로운 히어로의 제시 방식이 획일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곤경에 처한 주인공이 고유의 문화를 간직한 세계에 다녀와 세상을 구할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는 수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5/0003239139?sid=103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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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블 왜 이럴까’ 라는 팬들의 원성을 촉발시킨 건 ‘블랙 팬서2’로 마무리된 페이즈4다. 영화로는 지난해 개봉한 스칼렛 요한슨 단독 주연 영화 ‘블랙 위도우’부터 첫 아시아계 히어로 단독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하 샹치)’(2021), 마동석 출연작 ‘이터널스’(2021), 멀티버스(다중우주)를 확장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하 스파이더맨3)’(2021)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닥터 스트레인지2)’(5월 4일 개봉), ‘토르: 러브 앤 썬더(이하 토르4)’(7월 6일 개봉)에 이어 ‘블랙 팬서2’까지 7편이 포함된다.
세대교체‧디즈니+ 드라마…기존 관객 소외
페이즈4부터 디즈니+의 마블 드라마가 영화 세계관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는 것도 기존 마블 영화 관객의 혼란을 키웠다. 페이즈1~3이 영화를 중심으로 하되 조연‧뉴페이스 캐릭터가 주인공인 단편‧디지털 시리즈를 보너스 작품처럼 선보인 것과 달라진 점이다.
페이즈3까진 영화만 보면 됐지만, 페이즈4의 ‘닥터 스트레인지2’는 드라마 ‘완다 비전’을 안 보면 이해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디즈니+를 보지 않는 관객은 마블 영화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제임스 건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가 요인”
시나리오 완성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 팬서2’만 해도 비평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언론‧평단 평균 신선도가 84%로 1편(96%)보다 하락했다. ‘이터널스’가 47%, ‘토르4’가 64%로 전체 시리즈 최하위로 추락한 것에 비하면 준수하지만, 기대를 밑도는 평점이다.
‘블랙 팬서2’는 주연 배우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추모를 녹여낸 부분은 칭찬받았지만 그런 무게감에 짓눌렸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정체돼있고 반복적이다”(워싱턴 포스트) “창의적 추진력이 아닌 전편의 흥행 성공이 속편을 주도한 실망스런 예”(릴뷰스)란 비판은 최근 마블 영화가 거듭 지적받는 지점이다.
미국 연예 매체 ‘더 다이렉트’는 지난 9월 마블 영화 ‘가디언즈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임스 건 감독을 인용해 “영화 품질 저하의 가장 큰 이유는 무질서한 프로덕션과 완성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미국 매체 ‘콜리더’는 "페이즈4는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불명확하다"고 짚었다. 페이즈1은 어벤져스를 모았고, 페이즈2‧3는 이들이 막강한 우주 악당 타노스(조시 브롤린)에 맞섰다면 페이즈4는 뚜렷한 목표없이 향후 프로젝트 홍보에 더 관심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개성‧재미 어디로…의미에 짓눌려 비장‧획일화
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불안증에 시달렸던 아이언맨, 시간을 건너뛰며 연인을 잃은 애국자 캡틴 아메리카 등 각 히어로의 초인적 능력만큼이나 인간적인 개성을 부각한 전작들과 달리, 마블 신작들은 VFX(특수시각효과)로 빚은 대규모 전투를 보여주는 데 급급하다.
‘샹치’의 중국, ‘문나이트’의 이집트 등 문화‧인종적 배경에 더해 여성 캐릭터 강화까지, 다양성을 넓히려는 시도는 주목할 만하지만, 그런 새로운 히어로의 제시 방식이 획일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곤경에 처한 주인공이 고유의 문화를 간직한 세계에 다녀와 세상을 구할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는 수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5/0003239139?sid=103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