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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나고 자랐는데"…'자폐증' 진단 후 추방 위기에 처한 한인

호주에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민 가족이 영주권을 발급받지 못하고 추방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호주 나인뉴스(9NEWS)는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이유로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추방 위기에 처한 한국 이주민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3년 첫째 딸과 함께 호주로 처음 이주한 한인 부부(양유진·임현신 씨)는 1년 뒤 둘째 아들이 태어나 현재 거주하는 케언스로 이사해 식당을 운영하며 정착했습니다. 호주 정부가 지정한 특정 지역에서 일정 기간 사업체를 운영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생활하며 살던 어느 날 아들이 고열과 감기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고, 3살 되던 해 자폐증을 진단 받았습니다.

2016년 처음 영주권을 신청한 부부는 지난해 시민권 및 비자 등을 관리하는 호주 이민성에 의해 비자 신청이 기각됐고, 올해 7월 항소 재판소 역시 이민성 판결을 지지하며 영주권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호주 이민법에 따르면, 영주권 신청자 또는 가족이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가지고 있으면 영주권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 양유진 씨는 "이제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이민성 장관에게 호주에서 살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호주 이민법은 필요한 경우 이민성 장관이 영주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아들은 현재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이제 2학년인데 학교를 매우 좋아한다"면서 "아들은 호주에서 태어나 영어가 모국어인데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지난 5월 담당 의료진에 따르면 아이의 언어 지능, 학습 능력, 사회성이 꾸준한 치료로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유진 씨는 또한 온라인 청원을 통해 "어린아이의 잠재적 경제적 부담을 근거로 한 영주권 기각 결정을 철회해달라"며 "지난 10년간 가족이 기여한 공로와 향후 기여할 가능성"을 살펴달라고 호소했고, 현지 지역사회와 주요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연은 지난 2015년 10살 자폐증 아들 때문에 취업 비자를 거부당한 간호사 가족 사례와 매우 비슷한데, 간호사 가족의 경우 광범위한 언론 보도로 당시 이민성 장관은 자신의 권한으로 직접 영주권을 부여했습니다.

한편, 현지 시민들은 "호주에서 나고 자란 호주인이다. 추방은 믿을 수 없다", "영주권을 기각한 이민성은 반성해야 한다", "자폐인은 우리 공동체 일부다. 열심히 세금 내고 살았으면 인정받아야 한다" 등의 댓글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55/0001014251?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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