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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출국금지를 당했다. (연합뉴스)



강호동 회장 뇌물 혐의에 출국금지

뿌리부터 흔들리는 리더십
농협 위기의 서막무료인터넷게임
은 리더십의 붕괴에서 시작됐다. 1억원대 금품수수 혐의를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출국금지됐다. 최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강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계열사와 거래하는 용역 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1홈캐스트 주식
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업체 대표는 용역 사업 계약과 관련한 편의를 부탁하며 현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 언급하기 어렵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주식공부하기
다”며 즉답을 피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의 비상근직이지만, 전국 1110개 조합의 인사와 사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1987년 농협에 입사해 5선 조합장을 지낸 강 회장은 지난해 1월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돼 농협의 개혁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취임 1년여 만에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서며 신규 릴게임
리더십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상호금융 PF 부실 ‘경고등’
부담은 고스란히 농민에게
리더십의 공백은 재무건전성 문제로 이어졌다. 특히 전국 농·축협의 근간인 상호금융 부문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이 주식인생역전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농·축협 상호금융의 총연체액은 18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9조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연체율 급등의 주된 원인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이었다. 저금리 시기 비교적 공격적으로 취급했던 PF 대출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말 기준 신탁사 수익증권을 담보로 한 농협 상호금융의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21.3%에 달한다”고 지적하며 “부실채권 5조7000억원 중 25%가 부동산 신탁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농협대 출신 간부들이 다수 포진한 특정 신탁사를 통해 이뤄진 대출이 부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출 심사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영 부실에 따른 부담이 농민 조합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기준 지역 농협의 대출 잔액 연체율은 5.5%로, 농협은행 연체율의 10배에 이른다”며 경영 건전성 악화를 우려했다. 실제로 경영평가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일부 농·축협이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도 임직원들에게 64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영 부실 책임론과 함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곳곳서 드러난 내부통제 허점

은행 이어 증권사까지 ‘비상’
농협은행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발생한 농협은행의 대출 관련 금융사고 10건 중 절반이 내부 직원의 소행이었으며, 사고 금액은 293억원에 달했다.
한 지점의 여신팀장은 특정 감정평가기관이 선정될 때까지 무려 44회에 걸쳐 감정평가 의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대출액을 부풀렸고, 이를 통해 275억원의 과다 대출을 실행했다. 코인과 주식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객 돈을 빼돌려 부당대출을 받고, 남은 돈으로 다시 가상자산에 투자한 직원의 사례는 임직원의 기강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5년간 농협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255건, 사고 금액 545억원 중 자체 감사 적발은 절반에 불과하다”며 “상시 감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고 비판했다.
농협은행의 허술한 시스템은 초국가적 범죄의 통로로 악용될 소지까지 드러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은행을 통한 캄보디아 송금액이 3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며 보이스피싱 등 조직 범죄 자금 세탁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내부통제 문제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NH투자증권으로까지 번졌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최근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NH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임원급 직원이 연루돼 2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 때문. 이번 사안으로 NH투자증권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추진해온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쟁력 잃은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 외면에 누적 적자만
농협의 부실은 금융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농협경제지주가 농축산물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야심 차게 출범시킨 온라인 쇼핑몰 ‘농협 라이블리’와 ‘농협몰’은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민간 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경영 부실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라이블리’에서 판매하는 한우 등심 1등급 100g 가격은 1만1975원으로, 같은 날 쿠팡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1만752원)보다 1200원 이상 비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고시한 소매가(1만407원)와 비교하면 15%나 높은 가격이다.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추겠다던 약속과 다른 결과다. 가격 경쟁력 부재는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라이블리’는 출범 3년 만에 135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고, 기존 온라인몰인 ‘농협몰’ 역시 같은 기간 672억원의 막대한 적자를 냈다.
농협 이미지 개선하려면
뼈를 깎는 쇄신해야
이번 국정감사는 농협이 직면한 위기가 특정 개인이나 일부 조직의 문제가 아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임을 확인시켜줬다. 국회에서는 경쟁력 없는 소규모 조합의 통폐합, 중앙회 본사의 농업 중심지 이전, 선거 캠프 출신 인사 편중 문제 해결 등 다양한 개혁 방안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강호동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동시에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이라는 슬로건이 더 이상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자성·수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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