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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프랑스 포셀린 브랜드 ‘베르나르도는 전 세계 와인 애호가에게 사랑받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와 협업을 기념해 지난 24일 ‘베르나르도 한남’ 매장에서 행사를 진행했다.이번 행사는 뉴욕에 이어 열렸와인으며, 상징적인 몬다비 와이너리 한정판 MCMLXVI 와인 보틀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베르나르도에서 선보인 와인 보틀과 고블렛 잔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오랜 역사를 유지하고 혁신과 탁월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파트너십의 의미를 더했다.특히 유니크한 디자인의 고블렛 잔은 와인을 마시는 경험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됐다. 해당 제품들은 오는 4월 23일까지 베르나르도 한남을 방문하면 전시품으로 만날 수 있다.한편, 15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지닌 ‘베르나르도’는 오랜 기간 사랑받는 클래식 제품부터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혁신적이고 유니크한 제품까지 프렌치 럭셔리와 장인 정신의 정수를 전하고 있다. 재료, 기술, 디자인을 기반으로 유럽 내 여러 국가의 왕실, 전 세계 특급 호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서울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있듯,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한복판 에스파냐 광장(Plaza de Espana)에는 돈키호테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애마 로시난테에 올라탄 돈키호테(Don Quixote)와 나귀에 탄 산초 뒤로는 이 소설을 쓴 세르반테스(Cervantes)가 근엄한 표정으로 기념비 위에 앉아있다.돈키호테는 누구나 다 알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드물다 할 정도로 방대한 소설이다. 분량은 1600쪽이 넘고, 등장 인물 역시 650명에 달한다. 이 소설은 세상에 나온 지 400년이 넘었다.세르반테스가 소설을 발표할 당시 돈키호테 이름은 원래 ‘라 만차의 돈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였다. 소설 속 돈키호테는 라 만차에 살며 오샴페인로지 이상(理想)을 추구한다. 이상을 추구하다 이상(異常)해졌다 할 만큼 현실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인물이다.와인은 소설 속에서 그 헛된 이상을 끝까지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라 만차는 수도 마드리드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리오하(Rioja)와 더불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포도주 생산지다.이 지역에서 포도 재배를 시작한 것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오하가 고급 스페인 와인으로 유명하다면, 라 만차는 1900년대 중반까지 주로 저렴한 벌크 와인을 주로 만들었다. 벌크와인이란 병에 담기지 않은 채 팔리는 와인을 말한다. 큰 참나무통에 들어있는 와인을 집에서 가져온 유리병에 원하는 만큼 퍼서 파는 방식이다.벌크 와인이라고 품질이 항상 나쁘진 않다. 하지만 벌크와인은 원산지 통제 등 품질 좋은 와인을 얻기 위한 까다로운 규제와 거리가 멀어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어느 밭에서 온지 알 수 없는 포도를 몽땅 섞어 만들기도 한다.돈키호테는 17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한다. 와인 품질을 높일만한 이렇다 할 양조 기술이 발달했을 리가 없다. 작 중 내내 유일하게 돈키호테 옆을 지키는 충직한 종자(從者) 산초 역시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내내 이 지역 벌크 와인만 마셨다.그는 극 중 식탐이 많고 ‘모든 불행 중에서 최악은 포도주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낮은 품질 와인이라도 즐겁게 마시지만, 동시에 좋은 와인을 기가 막히게 감별하는 능력을 지녔다.이 능력은 이후 두 사람이 라 만차를 떠나 스페인 전역을 여행할 때 빛을 발한다. 평소 마시던 라 만차의 질 낮은 와인을 넘어 소설 속에서는 스페인 유명 와인 산지 와인들이 속속 등장한다.산초가 한 지역의 영주(領主)를 자청하는 2부에서는 직접 와인 등급을 가르는 양조 규정을 제정하기도 한다. 이때 엄격한 규정의 기준점이 된 곳이 스페인 최고급 와인 산지 리오하다.리오하 지역은 포도를 기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스페인 북부 로그로뇨(Logroño)를 중심으로 온화한 기후, 적당한 강우량, 따뜻한 햇볕 속에 포도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이 지역 와인은 스페인 내에서는 중세 때부터 명망이 높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다. 리오하에서는 19세기 중반까지 로마시대 와인을 보관하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지금은 상식이 된 참나무통에 수입와인와인을 담아 숙성하는 대신, 동물 가죽을 뒤집어 만든 자루나 주머니를 이용했다. 로마 황제 줄리어스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고대 이집트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여왕에게 와인을 전달하던 그 방식이다.제대로 가공되지 않은 가죽에 와인을 담다 보니 와인에는 쿰쿰하고 역한 냄새가 뱄다. 이 때문에 1800년대 중반까지 리오하 와인은 그저 스페인에서만 좋은 와인에 불과했다.그러나 프랑스에서 참나무통 숙성 방법을 배워온 1850년대 이후, 리오하 와인은 다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 무렵 중반 보르도를 포함해 당시 내로라하던 프랑스 와인 산지들은 모두 포도밭 전체에 해를 입히는 곰팡이균으로 골치를 썩었다. 프랑스 와인 생산량이 추락하자, 영국과 전 유럽에 와인을 공급하던 상인들은 대안으로 리오하를 선택했다.이렇게 리오하는 단숨에 고급 와인으로 발돋움했고, 돈키호테 시대 스페인에서 누리던 명성을 전 세계적으로 얻었다.소설 속에서 산초가 정한 와인 규정처럼 리오하 와인은 숙성 기간에 따라 분명하게 등급을 구분한다. 가장 높은 그란 레제르바(Gran Reserva) 등급을 받으려면 참나무통 숙성 기간 2년을 포함해 최소 5년간을 묵혀야 한다.레제르바(Reserva)는 참나무통 숙성 최소 1년을 포함해 3년은 익힌 다음 출시하는 와인이다. 크리안자(Crianza)는 숙성 기간이 참나무통 숙성 최소 1년에 병 속 숙성 1년을 합쳐 2년이 지난 다음 파는 와인이다. 따로 숙성을 하지 않고 바로 파는 와인은 ‘젊은이’라는 의미로 호벤(Joven)이라 부른다.리오하에서 만든 핀카 라 핀카 레제르바는 이름처럼 두번째 레제르바 등급에 속한다. 레제르바 등급은 그란 레제르바 등급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과실향이 더 뚜렷하다. 가격은 그란 레제르바에 비해 훨씬 저렴해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이 와인은 2022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구대륙 와인 3만~6만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수입사는 빅보이리커다.976년 5월 24일, 프랑스 파리의 인터콘티넨탈호텔. 11명의 와인 평론가들이 길게 늘어선 탁자에 줄지어 앉은 채 심각한 표정으로 와인을 시음합니다. 와인잔에 화이트와인담긴 와인을 제외하면 탁자 위에는 그 와인이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일체 존재하지 않은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이었습니다.지켜보는 눈도 별로 없고, 테이스팅하는 와인도 화이트와 레드 각각 10종씩 20종에 불과했던 평범한 와인 테이스팅 행사 같았는데요. 훗날 이 이벤트는 와인 업계에 현재까지도 전무후무한 영향력을 미치게됩니다. 와인의 세계에서 대명사처럼 불리던 전제가 이날 이후로 산산히 부숴지게 되거든요.오늘은 1976년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펼쳐진 사건, 자타공인 세계 최고였던 프랑스 와인들이 당시만 하더라도 변방, 이제 막 와인 산업을 시작하는 애송이 수준이었던 뉴월드(여기서는 미국을 지칭) 와인 앞에 무릎을 꿇은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파리의 심판? 신화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계셨다면 맞습니다. 파리의 심판은 사실 고대 그리스 신화 나오는 얘기 중 하나입니다. 파리스(Paris)는 도시 이름이 아니고 트로이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인물의 이름이죠. 영화에서는 세기의 미남, 올랜도 블룸이 연기했던 그 캐릭터 입니다.파리스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인데요.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가장 아름다운 이에게’라며 두고 간 황금사과를 두고 자존심 강한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 세 여신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자 이들 중 누가 가장 아름다운가를 판정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는데, 이는 아프로디테가 ‘스파르타 왕의 아내였던 절세미녀 헬레네를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결국 파리스는 헬레네와 트로이로 돌아오고 절세미녀를 뺏긴 셈이 된 그리스는 격분해 전쟁을 일으킵니다. 처음 호각을 이루던 전쟁은 아킬레스의 그리스 진영 참전과 트로이 목마 작전 등 그리스의 전략에 힘입어 트로이의 멸망으로 이어집니다.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미국 타임지(Time)의 파리 특파원이었던 조지 테버(George Taber) 기자가 파리(Paris)에서 발생한 와인 테이스팅 결과에 언어유희로 가져다 붙이면서, 이 사건은 와인 업계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된 겁니다.재밌는 것은, 조지 테버가 이날 행사장에 취재를 나온 유일한 기자였다는 점입니다. 다들(타국에서 온 특파원들까지도!) ‘당연히 프랑스 와인이 이기겠지’라고 생레드와인각하고 시덥잖은 행사엔 참석 자체를 하지 않은 겁니다. 결국 조지 테버가 조금 더 호기심이 많고, 몸을 움직였기 때문에 세기의 특종을 단독으로 건지게 된거죠. 기자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유수의 기자 선배님들의 말씀이 맞았던 장면이 아닐지.평론가들을 초청하고, 이 행사를 기획한 인물은 34세의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였습니다. 그는 파리에서 와인숍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캘리포니아 와인의 수준이 프랑스의 대표 와인을 얼마만큼 따라왔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캘리포니아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을 블라인드로 비교해 시음하는 행사를 기획하게 됩니다.그래서 스티븐 스퍼리어 본인과 그의 미국인 사업 파트너 패트리샤 갤러허(Patricia Gallagher)를 제외하면 심사단은 전원 프랑스인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면면이 보통 화려한 게 아닙니다. 도멘 드 라 로마네꽁띠(DRC·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의 소유주와 샤또 지스쿠르의 소유주, 보유 와인 리스트만 수백장에 달하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뚜르 다정(Tour d’Argent)의 수석 소믈리에, AOC(원산지 통제 명칭·프랑스 와인 등급 체계) 위원회 수석 감독관 등 당대 최고의 와인 전문가들이었죠.시음은 오전(화이트)과 오후(레드)로 나뉘어서 진행됐습니다. 오전은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옆 사람과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면서 여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는데, 시음 결과를 들은 9명의 심사위원들은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미국 와인이었던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 1973(Château Montelena Chardonnay)가 총점 132점을 받아 2위였던 프랑스와인, 도멘 룰로 뫼르소 1등급 샴 1973(126.5점)보다 큰 점수차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오후 레드 와인 시음은 극도의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이뤄집니다. 아마 심사위원들은 오전의 해프닝이 해프닝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프랑스 와인을 찾아내야하는 극한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을 겁니다. 자존심 센 프랑스인인 자신들이 더 맛있는 와인으로 미국 와인을 골라버린다면, 스스로 몸에 비수를 꽂는 꼴이니까요.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레드 와인 역시 미국의 스택스립 와인셀러 1973(Stag’s Leap Wine Cellars)이 1위로 발표됐기 때문이죠.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심사위원 중 일부는 발표 직후 자신의 채점표를 돌려달라고 하기에 이릅니다. 콧대 높던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던 순간입니다.1976년 당시 결과가 알려지자 프랑스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심사위원들은 매국노로 몰리는 것은 물론 인터뷰를 회피하고, 한동안 숨어 지낼 만큼 조용히 근신해야 할 정도로 온나라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재밌는 점은 30년이 지난 2006년 5월 24일 캘리포니아 와인과 프랑스 와인의 재대결이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매국노로 몰렸던 심사위원들은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캘리포니아 와인이 너무 프랑스 와인을 따라 하기 때문에 이것은 잘못된 테스트이다.”“프랑스 와인은 기후 때문에 캘리포니아 와인 보다 서서히 풍미가 발전된다. 이 테스트는 옳지 않다.”“5~10년이 지나 와인들이 더 숙성되었을 때라면 프랑스 레드 와인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등의 말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즉, 프랑스 와인이 미국 와인에 비해 숙성과 풍미의 발현이 늦기 때문에 당시 3~5년 숙성된 와인으로 평가를 진행한 것은 프랑스 와인에게 불리했다는건데요. 이를 빌미로 30년 만에 성사된 재대결이죠.1976년 파리의 심판 행사를 주관했던 스티븐 스퍼리어가 이번 행사도 주관했고요. 30년 전에 쓰였던 것과 정확히 같은 레드와인을 썼습니다. 빈티지도 당시 빈티지였으니 다들 30년 이상 묵힌 와인인 셈이죠. 화이트는 숙성의 한계 등 여러 이유로 이번엔 테이스팅에서 빠졌습니다.심사위원은 유수의 MW(Master of Wine·전세계에 100명 내외 극소수만 존재하는 와인 최고 권위자)와 마스터 소믈리에로 구성됐습니다. 스티븐 스퍼리어는 “이번에야말로 보르도 와인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죠.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더 처참하게 끝나버립니다. 1976년 당시 사용했던 빈티지의 똑같은 와인을 가져와 테이스팅을 했는데, 1~5위까지 전부 미국 와인이 차지합니다. 1976년 당시 그나마 1등만 내주고 2, 3, 4등을 가져왔던 과거보다 더 처참해진 성적이죠. 프랑스 언론들은 이날을 ‘치욕의 날’이라고 대서특필 했습니다.사람은 누구나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상 아무리 공정하려고 해도 일정 부분은 기존의 평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하죠. 주변 사람들의 평가, 예전부터 내려오는 명성, 막연한 추측 등 우리가 무엇인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엔 이미 너무 많은 데이터가 산재해있기 때문입니다.당연하게도 와인의 세계도 편견과 선입견이 존재합니다. 인류와 함께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다보니 일부 유럽의 전통 와이너리에서 수백년간 켜켜이 쌓인 평가와 그렇게 쌓아올린 유물들로 만들어낸 이미지는 지금처럼 각종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도 무시하지못할 영향력을 행사하곤 합니다.프랑스 와인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좋은 와인의 대명사로 불렸습니다. 정말 광오한 말이지만 ‘프랑스 와인이 아닌 와인은 와인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와인의 세계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죠. 지금도 이런 기조는 유지됩니다. 도대체 누가 DRC와 보르도의 5대 샤또를 저평가할까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죠.프랑스에게는 불행한 일이겠습니다만, 이 사건 덕분에 와인 산업은 한 차례 큰 발전을 이뤄냅니다. 모든 와인이 프랑스 와인의 기조를 따라갈 필요가 없어지고, 프랑스 와인만이 최고로 평가되던 시대도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후발주자였던 뉴월드 와인 업계가 추구하던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속적인 품질개량 노력이 꽃을 피우게 됩니다.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파리의 심판을 “프랑스 와인이 우월하다는 신화를 깨고 와인 세계의 민주화를 이뤄낸, 와인 역사상 중대한 분기점”이라고 표현합니다.편견과 선입견의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도 진행형입니다. ‘와인은 비싸기만 한 술’, ‘허세와 위신을 위한 술’이라는 와인을 향한 편견도 있죠. 전 인류가 가장 광범위하게 즐기는 술인 데도요. 그러니 이번 주말은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와인을 한 번 드셔보셔요. 좋은 와인 한 잔의 여운이 독자들께 위안을 줄 겁니다.최근 ‘한국 영화 위기설’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그리고 방증처럼 마동석표 코미디 ‘압꾸정(2022)’이 흥행에 참패하고 OTT로 빠졌다. 2007년, 내실은 없지만 사업 아이디어와 언변만은 확실한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를 만난다. 술기가 빼어나지만 모함으로 면허 정지를 당한 지우는 대리 수술로 근근이 번 돈을 사채업자에게 뺏기는 신세로 권토중래의 기회만을 호시탐탐 누린다. 이런 지우의 잠재력을 알아차린 대국은 압구정 토박이의 인맥을 총동원해 대규모 사업을 도모한다. 압구정동 ‘인싸’ 미정(오나라)의 영업력, 조폭 출신 사업가 태천(최병모)과 중국 왕 회장의 자본, 그리고 어둠의 성형 사업 운영자 규옥(오연서)의 연줄을 한데 아울러 종합 서비스가 가능한 성형외과를 기획한다.“야, 이게 되게 유명한 와인이래. 이거는 포도로 만든 거래.” 대국이 자신의 사무실 겸 주거지에서 대박의 염원을 다지며 와인을 나눠 마시는 초반의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사실 그냥 지나가는, 전개와 별 상관없는 장면이지만 코미디치고 영화가 워낙 웃기지 않다 보니 뜬금없어서라도 두드러진다.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동석의 넉살이 적재적소에 슬그머니 밀고 들어온달까? ‘이것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대사도 어이가 없지만 그런 와인을 커다란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설정 또한 웃음을 유발한다.그렇다. 와인은 포도로 빚은 술이고 잔을 잘 골라서 마셔야 한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잔이 없다고 하더라도 영화에서처럼 맥주잔에 따라 마셨다가는 안 마시느니 못한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향이 와인에서 중요한 요소이므로 잔은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볼록하고 개구부, 즉 입이 닿는 부분으로 갈수록 좁아진다. 공기의 흐름을 극대화해 와인을 마시려고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댔을 때 함께 움직이는 코로 향이 최대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설계이다.와인잔의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리델(Riedel)의 홈페이지에 의하면, 오늘날 널리 쓰이는 와인잔의 디자인은 15세기 베네치아에서 나왔으리라 추정된다. 현대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디자인이지만 사실 중세시대에 등장한 것이다. 말하자면 영화 속 대국과 지우는 600년가량의 역사를 무시하고 와인을 맥주잔에 따라 마신 만행 혹은 야만을 저지른 셈이다. 이렇게 역사를 들먹이기 시작하면 한없이 복잡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많은 이들이 의식하는 만큼 와인잔을 갖추기가 까다롭지는 않다.와인 매장 등에서는 레드와 화이트의 이분법을 넘어 각각의 품종에 맞춤 제작되었다는 잔까지 진열하며 소비자의 기를 죽이지만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다. 집에서 적당히 여건을 갖추며 즐기는 수준이라면 범용인 레드 와인잔 정도만 갖춰도 화이트나 스파클링 와인까지 두루 즐기기에 큰 무리가 없다. 다만 너무 두꺼운 잔도 입에 닿는 감촉이 떨어져 바람직하지 않지만 종잇장처럼 얇은 제품도 잘 깨져 집에서 편하게 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만 기억하자.마지막으로 와인잔을 고를 때 스템(stem), 즉 다리의 유무를 놓고 한번 고민해보자. ‘다리가 있는 잔이라야 와인 마실 맛이 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고 존중한다. 하지만 다리가 달린 잔을 한국 특유의 좁고 낮은 찬장에 간신히 집어넣느라 고생하다 보면 속 편하게 다리 없는 제품을 자꾸 찾게 된다. 다리를 잡아야 체온으로 와인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그만큼 잔에 손을 많이 대는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리 있는 잔도 갖추고는 있지만 대체로 다리가 없는, 리델의 ‘오’ 시리즈 와인잔을 즐겨 쓴다. 한 점에 2만5000원 안팎이다.대국은 실체가 없는 인물이지만 압구정 토박이로서의 연륜, 그리고 넘쳐나는 넉살로 주변을 정리하고 졸지에 초대형 성형외과의 사무장 자리를 꿰찬다. 그리고 사업의 확장을 꿈꾸지만 내부의 적에게 견제를 받고 위기에 휩싸인다. 최근 개봉작이라 줄거리를 공개하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마동석의 존재가 힘을 못 쓸 정도로 그다지 재미있는 영화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나라셀라는 1990년 설린된 와인수입 전문회사다. 120여개 브랜드, 100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와인 공급권을 가졌다. 국내 최초 누적 판매 1000만병을 돌파한 칠레의 ‘몬테스 알파’ 단일 독점 수입사이기도 하다.나라셀라가 유통하는 와인 포트폴리오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아우른다. 가격이 합리적인 데일리 와인에서 한정 수량만 제조돼 희소가치가 높은 컬트 와인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와인들은 모두 나라셀라에서 자체 시행하는 엄격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과한 고품질 제품이다.나라셀라의 핵심 경쟁력은 △C레벨의 밀착 마케팅 △가격 일원화 정책을 통한 와인 가치 고수 △상호 합의된 프로모션으로 와인 브랜드 가치 극대화 등을 통한 브랜딩 능력 △와인 특화 보관 및 배송 시스템 △자체 조성한 와인 문화 복합공간 등이다.물류센터도 와인 품질 유지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컨트롤 할 수 있다. 향후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 설비 등 자동화 장비를 연내 순차 구축해 운영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또 물류센터 내 프리미엄 와인존을 별도로 구축해 고가 와인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나라셀라는 내달 와인 복합 문화공간인 도운빌딩을 오픈해 와인 관련 체험으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전 층이 와인을 중심으로 한 레스토랑, 체험공간, 판매점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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