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아바타2 ★★★☆☆
별 3/5
cg빨 영화가 판치는 세상이지만 영상미 관련해서는 판도라 생태계를 체험할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스토리 관련해서도 되도록 간략하게 적고 싶어요.
이동진 평론가는 2편은 후속편들의 설정집같은 영화라서
기승전결이 있기보다 산만하고 깊이가 얕을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저도 보자마자 '이거 자식새끼 너무 많아서라도 한명 죽어야되겠는데?'라고 느꼈으니까요.
제 생각인데 그레이스 박사의 딸 키리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모티브로 했다고 봅니다.
이동진은 아바타의 세계관이 범신론에 기반을 두고있다고 말하는데요.
자연의 모든것에 신이 깃든다는 범신론적 입장이,
판도라의 모든 유기체가 에이와의 보살핌 아래에 있다는 설정과 같다고 봅니다.
그레이스 박사의 임신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데
1편에서 그녀는 에이와를 만났고 느껴진다고 하죠.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키리는 마리아가 하나님의 아이를 잉태한것처럼
예수와 같은 설정이라고 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스파이더가 쿼리치 대령을 구하는 설정이 상당히 불쾌했는데요.
결국에 쿼리치 대령은 아들과의 유대를 통해 휴머니티를 배우고,
판도라와 나비족을 위해 반성하고 헌신하게되는 전개로 스토리가 짜여지지않을까 싶습니다.
아들때문에 죽다 살았으니 스토리상 결국 그는 뉘우치고 회개할수밖에 없어요.
끝내는 저지른짓이 너무많아 죽을거라고 확신은 합니다만.
4편 제목이 툴쿤라이더인데 아마 로아크가 토르크막토처럼 툴쿤라이더가 되어 영웅이 되는 스토리일것 같습니다.
키리는 영적인 힘을 느끼고, 이미 에이와의 계시를 받는다는듯 민들레씨앗들이 그녀의 곁을 맴돌죠.
스파이더는 참 볼때마다 연기가 짜증나는데, 캐릭터도 매력없고 아버지를 구하는 개연성도 부족합니다.
철이 없는게 아니라 그냥 못만든 캐릭터 같아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있긴한데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를 그전에는 매우 증오했으면서도 죽어가는 아버지를 막상 보니
연민이 드는 감정으로 초점을 맞췄어야겠다 싶어요.
그냥 지금 건 캐릭터가 존나많이 븅신같아요. 만들어지다 말았어요. 연기도 못하고..;
그러니까 이아이도 로아크처럼 사춘기 소년의 비뚤어진 감성이 있었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그의 성장에 인간 아버지가 없기 때문이고, 나비족에 섞여살면서 차별받아서이고,
그래서 아버지를 대하는 감정이 애증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나중에 풀 이야기가 많은데, 산호초부족의 생활이 어떤지
설리 가족이 부족과 자연에 적응해가는 모습이 어떤지도 설정을 설명해야하니까 이야기가 산만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건데 설정과 사건은 다릅니다.
예를들어 산호초부족은 날치를 타고 설리가족도 날치타는법을 배우는 건 사건이 아닌 설정에 가깝습니다.
아오눙과 로아크가 바다 멀리로 나갔다가 로아크가 조난됐던건 사건에 가깝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이 반지를 만들었고 이실두르가 손가락을 잘랐고
몇천년후에 반지가 골룸에게 발견되었다.'라는건 설정에 가깝습니다.
즉 주인공과 관객에게 현시적으로 경험하는 의미있는 사건이기보다,
세계관과 역사의 정보를 전하는쪽에 가까우면 설정입니다.
그런데 1편에서 제이크 설리가 이크란 타는법을 배우고, 토루크 타게되는건 둘다 사건입니다.
제이크 설리의 성장 스토리가 굉장히 비중이 크니까요.
그런데 2편에서 설리와 자녀들이 날치를 타는건 사건의 의미가 적어요.
물속에서 천사날개같은 해산물을 착용하면 바다에서도 호흡이 가능하거나,
툴쿤의 뇌수를 이용하면 인간이 영생을 누릴수 있다는건 설정에 가깝습니다.
산호초부족과 유대가 깊은 암컷 고래가 중간에 사냥당해 죽죠.
이건 산호초부족과 설리가 인간과의 전쟁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게되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그러니까 하고싶은 말은 이영화가 후속편에 풀어내려는 이야기가 너무많아서,
설정해놓은 장치들이 많다는 말입니다.
'중간계는 이렇고 절대반지는 이래.' 딱 처음에 나레이션으로 설명다하고
프로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반지의 제왕과는 이야기의 질적인 부분이 꽤 차이가 납니다.
아바타2는 중간중간에 판도라행성과 나비종족의 생활을 설명하기위한 설정들이 많이 소개돼요.
인물들도 많은데 생소한 정보들의 등장이 중간중간에 너무 많습니다.
툴쿤이란 생물이 어떤지, 툴쿤 무리가 파야칸을 등지게된 이유가 뭔지,
툴쿤은 음파를 이용해 방향을 탐지한다거나, 툴쿤을 사냥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툴쿤의 뇌수를 어디에다 쓸수있는지 등 이런건 플롯이아니라 '세계관'인겁니다.
저는 아바타2와 후속시리즈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위해 해야할 이야기보다
아바타시리즈에선 하고싶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히나 설정을 이것저것 깔아두어야하는 2편에서,
그가 상상하는 판도라 행성에 대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겁니다.
그게 판도라 행성에 대한 세계관과 설정이죠.
점점 후속편으로 갈수록 하고싶은 이야기보다 해야하는 이야기쪽으로 비중이 맞춰질텝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그걸 알고있는 창작자라고 생각해요.
터미네이터랑 타이타닉을 그렇게나 잘 만들었으니까요.
아 그리고 이 영화에 pc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데에도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