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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사상 보기 드문 스캔들이며 케이팝계 질서 구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민희진 사태에서, 민희진 측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3차 변론기일이 27일에 진행됐다. 처음에 민희진 기자회견 이후 언론, 인터넷, 국회 등의 공론장이 압도적으로 민을 지지한 것에서 이후 재판이 이어질 때마다 충격적인 반전이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하이브 측이 “하니에게 국정감사 나가라고 지시했느냐”라고 질의하자 민은 “뉴진스 멤버들 엄청 똑똑하다. 누가 지시하고 누가 뭐 어쩐다고 바다이야기모바일 그걸 듣고 그럴 애들이 아니다”며 “저는 오히려 하니가 혼자 국감 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 안쓰러웠던 사람이다. 제가 그때 사내 이사였는데, 제가 같이 나가주고 싶어 했을 정도였다. 심지어 물어보기까지 했고, 그 애들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게 놀라운 것은 민희진이 그동안 뉴진스 엄마를 자처하며 오로지 뉴 릴게임 진스만을 위하는 것처럼 말해왔기 때문이다. 뉴진스 멤버들은 얼마 전 전속계약 소송 패소 후 항소를 포기했다. 즉 자신들의 행태가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백기를 들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민은 이번에 법정에서 “뉴진스는 똑똑하다. 알아서 결정한다. 바보 아니다”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면 뉴진스의 잘못은 오롯이 뉴진스 멤버들 자신의 책임이라는 이야기가 된 오징어릴게임 다.
그동안 뉴진스 팬덤이나 일부 언론이, 뉴진스의 잘못이 드러나는 상황에서조차 뉴진스 멤버들을 옹호한 논리는 ‘무지론’이었다. 아직 어려서 뭘 모르고 어른들에 휩쓸린 것이니 아이들에겐 죄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민희진이 그걸 부정한 셈이다. ‘바보’가 아닌 책임 당사자라고 말이다. 하니가 국감 출석 전에 민희진 작업실을 찾았다는 보도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가 나왔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외국인인 하니가 자신을 지도해온 어른의 의사와 상관없이 스스로 한국 국회 단독 출석을 결정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데도 민은 하니 혼자의 결정이라고 했다.
부모들의 책임도 적시했다. 뉴진스 멤버들의 어도어 전속계약 해지는 어머니들의 결정이라고 한 것이다. 아일릿 표절 문제를 먼저 제기한 신천지릴게임 것도 뉴진스 부모들이라고 했다. 이렇게 책임을 뉴진스 측에 떠넘긴 모양새다.
과거 민희진은 눈물 흘리며 뉴진스 엄마를 자처하면서도 하이브와의 대립 속에 자꾸 뉴진스를 언급해서 의아함을 샀었다. 진짜 뉴진스를 위한다면 진흙탕 싸움에서 뉴진스를 빼내려고 할 텐데 거꾸로 자꾸 연루시키려고 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은 자신의 이익에 뉴진스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었는데 이번 재판에서 아예 뉴진스를 책임 당사자로 못 박았다.
문제를 주변인들에게 떠넘기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이브의 약점을 찾아내 괴롭힐 방법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1945’ 문건이 제시되자 부대표가 썼다고 하는 등 문제가 된 내용들이 부대표의 자의적 행동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희진이 24년 1월에 어도어 지분 0.3%, 즉 30억원 상당을 부대표에게 약속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그게 부대표를 탈취계획에 동참하도록 한 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에 대해 민희진은 “쟁점이랑 맞지 않고 중요한 내용 같지도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대표 단독 행동이라는 민희진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계열사 경영자가 부대표가 모기업에 해가 되는 언행을 하는데도 그대로 두고 보며 추임새를 맞춰줬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해가 안 되기로는 ‘수다’도 그렇다. 하이브 경영진들을 나열하면서 약점을 찾고 이간질을 해야 한다는 문건 내용에 그저 ‘수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사태 초기에 공개된 탈취 모의 같은 카톡 내용을 ‘사담’이라고 일축해서 놀라움을 안겼었는데 이번엔 수다가 등장했다.
이러한 책임 전가와 더불어 기억 상실 호소가 많이 등장했다. 하이브 측이 증거를 제시하며 질의를 해도 일부 질문에 ‘기억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경영자까지 지냈고 지금도 창업을 진행하고 있는 걸출한 인물이 경영사안에 대해 그렇게 많이 망각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민희진의 전가의 보도인 카톡 조작론이 또 등장했다. 하이브가 제시하는 카톡 증거가 조작되었거나 짜깁기되었다는 것이다. 메시지 속 발언 의도, 맥락은 본인만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기억이 많이 없다면서 과거의 맥락은 어떻게 안다는 건지 의아하다. ‘카톡은 순서대로만 있는 게 아니라 앞뒤로 섞일 수 있다’고 했다는데 원래의 순서를 안다는 건가?
어쨌든 재판부는 과거 기억보다 카톡이 더 강력한 증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민희진이 대단히 유리해진다. 자신의 대화가 담긴 카톡 원본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본인일 것 아닌가? 그 강력한 증거라는 카톡의 원본을 공개해 하이브의 짜깁기, 조작을 밝히면 그 순간 논란은 끝난다. 더 이상 사회적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고 민희진 본인은 하이브로부터 거액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의아한 부분이 많다. 하이브에 해를 끼치는 모의를 하는 듯하면서 ‘아무튼 사담이어야 해’라고 했다는 의심이 나왔는데 민희진은 그게 ‘애널리스트를 만나서 뉴진스의 성과를 솔직히 홍보하라는 뜻’이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뉴진스의 성과를 왜 사담으로 홍보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런 의문들을 빨리 카톡 메시지 원본 공개로 해소해주기 바란다.
이번 재판에서 민희진은 갑자기, 자신이 SM에서 퇴사한 걸 방시혁이 정보원을 통해 알고 자신에게 연락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 사건과 상관도 없어 보이고 사실인지조차 의심스러운 이런 말들을 왜 하는지도 의아하다. 민희진은 최초 기자회견 때도 ‘개저씨’ 등 사실 여부가 불확실하고 앞뒤 맥락도 알 수 없는 주장을 이어가면서 상황을 진흙탕으로 만들었었다. 현재 공개된 카톡 대화 중엔 민희진 측에서 ‘하이브를 괴롭힌다’, ‘폭로 당할 걸 두렵게 만들고 싶다’ 등의 모의를 했다는 게 있다. 이번에도 혹시 진흙탕을 만들고 상대를 괴롭게 만들기 위해 재판에서조차 여론전을 하는 것일까?
민희진은 하이브로부터 엄청난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하는데, 그녀를 스카웃해서 회사까지 차려주고 고액 연봉으로도 모자라 지분까지 챙겨준 곳이 하이브다. 소스뮤직이 뽑은 연습생들을 넘겨주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뭐가 그리 억울하다는 것인지 여전히 수수께끼다. 연습생 뺏긴 소스뮤직은 그후 르세라핌을 준비했는데, 이 팀마저 민희진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 그렇다면 피눈물 나는 쪽은 소스뮤직인 것 같은데 거꾸로 민희진이 억울하다니, 좀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번 재판에서 과거 여론을 민의 편으로 만들었던 다변과 눈물 호소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 전략은 사회적 논란과 피로를 초래한다. 기자회견 격정 호소로 언론과 누리꾼들의 지지는 얻었지만 법원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모적인 논란보다 카톡 원문 등 증거 제출로 민 전 대표가 상황을 깔끔하게 끝내야 한다. 이미 뉴진스 재판 판결에서 민희진의 잘못이 적시된 상황이다. 그걸 뒤집으려면 확실한 증거가 요청된다. 뉴진스는 있다던 증거를 끝까지 제시하지 못했는데 민희진은 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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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