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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 교동평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조로 성장해 온 흰죽지수리.
인천 교동도에서 어린 흰죽지수리를 처음 관찰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이었다. 강화군 교동면 난정리 수정산에서 그를 처음 만난 이후 수년간 관찰만 이어오다 마침내 사진 촬영에 성공한 것은 2020년 12월 무학리 선월산에서였다.
2020년 12월, 관찰 삼 년 째 만난 흰죽지수리.
릴게임5만 2020년 12월, 흰죽지수리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2020년 12월, 활동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영역을 방어하기 위해 흰꼬리수리에 비행으로 대응하는 흰죽지수리(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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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죽지수리가 강화 교동 평야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년 11월 중순경이다. 주요 먹잇감인 기러기 무리를 따라 이동한다. 어느덧 이 친구를 만난 지 올해로 10년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의 설렘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관찰한 덕에 해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할 수 릴게임몰메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흰죽지수리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워낙 신중하고 경계심이 강해 사람의 흔적이 보이면 날아오르기 일쑤였지만, 그런 예민함이 내게는 오히려 깊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2021년 12월, 4년 차 흰죽지수리에서 등 깃 일부가 흑갈색으로 바뀌 황금성오락실 기 시작했다.
2022년 2월, 5년 차 흰죽지수리의 등 깃이 흑갈색으로 변화하며 어깨에 흰 반점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2023년 11월, 늘 흰죽지수리가 머무는 선월산에서 새끼 흰죽지수리가 관찰되었다. 6년 만에 처음 확인된 것으로, 어미를 따라온 개체였다.
맹금류와 철새들은 해마다 같은 곳을 찾아 월동·번식지로 삼는다. 그 이유는 해당 지역의 먹이 자원, 기후, 포식 위험, 은신처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생존에 적당하다는 점을 학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흰죽지수리 또한 교동면 양갑리의 야산을 잠자리로 삼고, 무학리 선월산을 사냥 전망대로 활용한다. 선월산에서 가장 높고 시야가 트인 지점에 있는 사냥 전망대는 단 한 번도 다른 맹금류에게 내준 적이 없다. 그의 강력한 경고음 몇 마디만으로도 주변의 경쟁자들이 절로 물러난다.
2023년 2월, 6년 차 흰죽지수리의 어깨 흰 반점이 폭넓게 형성되어 뚜렷하게 확인된다.
2023년 2월, 흰죽지수리의 비상.
2023년 2월, 흰죽지수리의 비상.
흰죽지수리는 대체로 반경 4㎞를 자신의 영역으로 삼아 활동하는데,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 사이 거리도 약 4.3㎞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화계산을 경계로 삼선리와 지석리 남쪽 평야, 무학리 동쪽 평야, 난정리와 양갑리 평야를 자신의 영역으로 활용한다. 그의 영역에 인사리 평야는 포함되지 않는다.
2023년 2월, 양갑리 야산 잠자리에서 휴식 중인 흰죽지수리는 한 치의 경계심도 늦추지 않는다.
2023년 2월, 흰죽지수리가 늠름한 성조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나무 위보다 지상에 있을 때 경계 행동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처럼 흰죽지수리는 교동도 환경에 완벽히 적응해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이동 동선 역시 일정하게 유지하며 주 이동로를 정해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를 오간다. 상황에 따라 은밀하게 사용하는 1~2개의 보조 동선이 따로 존재하기도 한다. 기러기들의 이동선을 파악해 전략에 따라 치밀한 사냥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한 번 안전성이 확인된 서식지를 새 장소보다 선호한다.
2024년 2월, 7년 차 흰죽지수리에서 어깨에 넓게 흩어져 있던 흰 깃이 점차 뚜렷하게 정돈되고 있다.
2024년 3월, 교동평야로 데려왔던 두 번째 새끼 흰죽지수리가 어미 곁에서 관찰되었다. 월동 초기에는 어미가 이동을 이끌었다.
2024년 3월, 어미와 함께 관찰된 어린 흰죽지수리(좌측). 월동은 따로 했고 북상 시기에 맞춰 재회한 모습이다.
이 흰죽지수리의 가장 큰 특징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신중하고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났다가 다시 흔적 없이 사라지는 행동을 반복한다. 다만 한 번 안전성이 확인된 서식지는 불확실한 새 장소보다 지속해서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사람이 먼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자리를 피하는데, 특히 논바닥에 내려앉았을 때는 접근 기미만 보여도 미리 날아오른다. 온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도 적지 않다. 흰죽지수리의 비행 모습은 양쪽 날개를 수평으로 편 채 묵직한 무게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월, 세 번째로 태어난 어린 흰죽지수리가 어미 곁 전봇대에 자리하고 있다. 두 살이 된 개체는 교동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어미 흰죽지수리가 사냥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어미 흰죽지수리가 사냥감을 새끼에게 내준 후 먹이를 분주하게 손질하고 있다.
소형 맹금류에게서나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한 사냥술도 선보이는데, 그는 하늘에서 날다가 갑자기 수직에 가깝게 쏜살같이 내리꽂는 저공 비행술을 구사한다. 논둑을 따라서 지상에서 약 30~50㎝ 높이로 날면서 은밀하게 이동하거나 사냥하는 모습이 드물게 목격된다.
흰꼬리수리는 협동사냥이 많지만, 흰죽지수리는 철저히 단독 사냥을 고수한다. 흰죽지수리는 흰꼬리수리보다 더 신중하면서도 용맹하고 간섭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독의 사냥꾼’이다. 수많은 흰꼬리수리와 독수리가 사냥터를 공유해도 절대 위축되지 않으며, 언제나 가장 높고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자들과 맞서고, 까치·까마귀의 텃세 속에서 홀로 월동하는 등 수많은 역경을 견뎌낸 끝에 마침내 ‘교동 평야의 지배자’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흰죽지수리가 선월산 소나무에 은밀히 자리해 사냥감을 관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흰죽지수리가 논바닥에 내려와 먹이를 탐색한다. 머리와 목의 깃이 다소 길어지는 변화가 관찰된다.
흰죽지수리가 자라나며 겉모습에도 변화가 있었다. 몸 깃털이 점차 짙은 흑갈 빛으로 변하고, 머리와 목덜미 깃털은 길어지고 금빛을 띠기 시작한다. 특히 어깨의 흰 반점은 더욱 선명해져 검은 모색과 위압적인 대비를 이룬다.
지난 2023년부터는 해마다 새끼와 함께 목격되고 있다. 2023년 처음으로 유조(어린 새) 한 마리가 관찰됐고, 이듬해(2024년)에도 또 다른 유조를 데리고 교동 평야를 찾았다. 지난해에도 한 마리의 유조가 그와 동행했으며, 올해 2월19일에도 유조가 관찰됐다. 지금까지 모두 4마리의 새끼를 관찰했는데, 확인된 개체들은 모두 1살 미만 유조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촬영한 흰죽지수리의 비행. 그의 모습을 10년째 지켜보고 있다.
지난 2월 사냥감을 살피는 흰죽지수리.
흰죽지수리 어미는 새끼가 태어나면 그해 겨울 월동지로 이동할 때 길잡이를 하고, 2살이 넘으면 독립시킨다. 비록 자신이 낳은 새끼지만 영역을 공유하지 않고 철저히 독립생활을 유지한다. 간혹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는 월동을 위해 남하하거나 번식을 위해 북상하는 이동 과정에서 서로 마주치는 경우다. 이동 중 위협 요소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전봇대에 나란히 앉은 흰죽지수리(앞)와 새끼.
지난 2월 교동도를 10년째 찾고 있는 흰죽지수리. 시간이 흐를수록 노련함과 안정된 모습이 뚜렷해진다.
먹이 앞에서도 매우 진중하다. 함부로 움직이거나 먹이에 게걸스럽게 집착하지 않는다. 동물 사체가 있어도 곧바로 접근하지 않고 멀리서 다른 맹금류들의 행동과 주변 상황을 살핀 뒤 방해 요인이 없다고 판단될 때만 안정적으로 먹이를 섭취하는 경향을 보이고, 난장판이 된 먹이 경쟁에서는 미련 없이 자리를 뜬다.
지난 2월, 선월산 상수리나무는 사냥감을 살피는 흰죽지수리의 지정석이다.
지난 2월, 해가 갈수록 흰죽지수리의 노련함과 여유, 늠름한 자태가 더욱 돋보인다.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하기로 알려진 검독수리와 비교해도 그 신중함과 까다로움은 뒤지지 않는다. 다른 맹금류들에게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까칠할 정도로 단호하게 대응한다. 전봇대 위에 앉아있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는데, 이는 자신의 영역 표시하면서 동시에 사냥감을 수색하는 것이다. 다른 맹금류보다 훨씬 직립에 가까운 자세가 인상적이다. 그야말로 황제 독수리(Imperial Eagle)라는 영문 이름에 걸맞은 품위와 행동이다.
지난 2월, 흰죽지수리가 전봇대 위에 앉아 땅 위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흰죽지수리는 나무나 전봇대에 앉아 있을 때보다 땅 위에 있을 때 경계심이 한층 높아져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찰이 쉽지 않다.
지금껏 해마다 그를 만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를 수평적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는 쫓는 자가 지고, 기다리는 자가 이긴다. 탐조의 진정한 즐거움은 배려와 기다림에 있다. 조류 촬영·관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각 개체가 지닌 경계 거리, 회피 본능을 존중하는 것이다. 새를 쫓는 대상이나 경쟁 상대로 대해선 안 된다. 적절한 이격거리를 유지해 새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탐조인의 기본자세라 할 수 있다.
흰죽지수리는 양갑리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인 선월산을 하루 세 차례 정도 반복적으로 오간다.
흰죽지수리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교동평야를 찾아와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평균 수명이 약 40년에 이르는 이 대형 맹금류는 월동지의 지형과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정석’ 나무와 횃대까지 정해 반복적으로 이용한다. 사냥감인 기러기의 이동과 행동을 꿰뚫어 보며 철저한 생존 전략을 구축해 왔기에, 해마다 같은 월동지를 다시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맹금류의 잠자리나 휴식처, 사냥 전망대인 횃대는 절대 침범해선 안 된다. 단 한 번의 서식지 교란으로도 이들은 월동지를 떠나 수년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맹금류의 생활권을 침범하는 행위가 이들의 생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흰죽지수리는?
흰죽지수리는 유럽 남부,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중앙부, 몽골, 인도 북서부 등에서 번식하고, 파키스탄 동부에서 네팔 남부를 거쳐 방글라데시, 인도 남부까지 인도 아대륙 전반에서 월동한다.
성조의 몸길이는 68~90㎝이고, 날개 길이는 1.76~2.2m로 암컷이 최대 10% 정도 더 크며 체중도 40% 정도 더 무겁다. 평균 무게는 수컷 2.62㎏, 암컷 3.9㎏이다. 번식 때는 2일 또는 그 이상 간격으로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전체적으로 탁한 흰색이며 회색, 청록색 도는 가끔 갈색 반점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평균 알 무게는 136g 정도다. 43일의 포란 기간을 거쳐 생후 14일이 되면 깃털이 나기 시작한다. 55일째 깃털이 다 자라면 60일 이후에 첫 비행을 시작한다. 암수가 함께 먹이를 잡아 새끼를 키운다. 설치류나 소형 포유류와 파충류, 양서류를 사냥하며, 기러기, 꿩, 비둘기, 오리 등 조류를 사냥한다.
국내에서는 넓은 농경지, 강 하구, 습지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 혹은 나그네새다.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데 지금까지 한강 하구, 전북 만경강, 경북 낙동강,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강원도 철원군 등에서 10월 초순부터 3월 중순까지 관찰된 기록이 있다. 매년 10마리 미만이 도래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들을 적색목록 취약(VU)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인천 교동도에서 어린 흰죽지수리를 처음 관찰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이었다. 강화군 교동면 난정리 수정산에서 그를 처음 만난 이후 수년간 관찰만 이어오다 마침내 사진 촬영에 성공한 것은 2020년 12월 무학리 선월산에서였다.
2020년 12월, 관찰 삼 년 째 만난 흰죽지수리.
릴게임5만 2020년 12월, 흰죽지수리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2020년 12월, 활동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영역을 방어하기 위해 흰꼬리수리에 비행으로 대응하는 흰죽지수리(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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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죽지수리가 강화 교동 평야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년 11월 중순경이다. 주요 먹잇감인 기러기 무리를 따라 이동한다. 어느덧 이 친구를 만난 지 올해로 10년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의 설렘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관찰한 덕에 해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할 수 릴게임몰메가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흰죽지수리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워낙 신중하고 경계심이 강해 사람의 흔적이 보이면 날아오르기 일쑤였지만, 그런 예민함이 내게는 오히려 깊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2021년 12월, 4년 차 흰죽지수리에서 등 깃 일부가 흑갈색으로 바뀌 황금성오락실 기 시작했다.
2022년 2월, 5년 차 흰죽지수리의 등 깃이 흑갈색으로 변화하며 어깨에 흰 반점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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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금류와 철새들은 해마다 같은 곳을 찾아 월동·번식지로 삼는다. 그 이유는 해당 지역의 먹이 자원, 기후, 포식 위험, 은신처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생존에 적당하다는 점을 학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흰죽지수리 또한 교동면 양갑리의 야산을 잠자리로 삼고, 무학리 선월산을 사냥 전망대로 활용한다. 선월산에서 가장 높고 시야가 트인 지점에 있는 사냥 전망대는 단 한 번도 다른 맹금류에게 내준 적이 없다. 그의 강력한 경고음 몇 마디만으로도 주변의 경쟁자들이 절로 물러난다.
2023년 2월, 6년 차 흰죽지수리의 어깨 흰 반점이 폭넓게 형성되어 뚜렷하게 확인된다.
2023년 2월, 흰죽지수리의 비상.
2023년 2월, 흰죽지수리의 비상.
흰죽지수리는 대체로 반경 4㎞를 자신의 영역으로 삼아 활동하는데,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 사이 거리도 약 4.3㎞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화계산을 경계로 삼선리와 지석리 남쪽 평야, 무학리 동쪽 평야, 난정리와 양갑리 평야를 자신의 영역으로 활용한다. 그의 영역에 인사리 평야는 포함되지 않는다.
2023년 2월, 양갑리 야산 잠자리에서 휴식 중인 흰죽지수리는 한 치의 경계심도 늦추지 않는다.
2023년 2월, 흰죽지수리가 늠름한 성조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나무 위보다 지상에 있을 때 경계 행동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처럼 흰죽지수리는 교동도 환경에 완벽히 적응해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이동 동선 역시 일정하게 유지하며 주 이동로를 정해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를 오간다. 상황에 따라 은밀하게 사용하는 1~2개의 보조 동선이 따로 존재하기도 한다. 기러기들의 이동선을 파악해 전략에 따라 치밀한 사냥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한 번 안전성이 확인된 서식지를 새 장소보다 선호한다.
2024년 2월, 7년 차 흰죽지수리에서 어깨에 넓게 흩어져 있던 흰 깃이 점차 뚜렷하게 정돈되고 있다.
2024년 3월, 교동평야로 데려왔던 두 번째 새끼 흰죽지수리가 어미 곁에서 관찰되었다. 월동 초기에는 어미가 이동을 이끌었다.
2024년 3월, 어미와 함께 관찰된 어린 흰죽지수리(좌측). 월동은 따로 했고 북상 시기에 맞춰 재회한 모습이다.
이 흰죽지수리의 가장 큰 특징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신중하고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났다가 다시 흔적 없이 사라지는 행동을 반복한다. 다만 한 번 안전성이 확인된 서식지는 불확실한 새 장소보다 지속해서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사람이 먼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자리를 피하는데, 특히 논바닥에 내려앉았을 때는 접근 기미만 보여도 미리 날아오른다. 온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날도 적지 않다. 흰죽지수리의 비행 모습은 양쪽 날개를 수평으로 편 채 묵직한 무게감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월, 세 번째로 태어난 어린 흰죽지수리가 어미 곁 전봇대에 자리하고 있다. 두 살이 된 개체는 교동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월, 어미 흰죽지수리가 사냥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어미 흰죽지수리가 사냥감을 새끼에게 내준 후 먹이를 분주하게 손질하고 있다.
소형 맹금류에게서나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한 사냥술도 선보이는데, 그는 하늘에서 날다가 갑자기 수직에 가깝게 쏜살같이 내리꽂는 저공 비행술을 구사한다. 논둑을 따라서 지상에서 약 30~50㎝ 높이로 날면서 은밀하게 이동하거나 사냥하는 모습이 드물게 목격된다.
흰꼬리수리는 협동사냥이 많지만, 흰죽지수리는 철저히 단독 사냥을 고수한다. 흰죽지수리는 흰꼬리수리보다 더 신중하면서도 용맹하고 간섭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독의 사냥꾼’이다. 수많은 흰꼬리수리와 독수리가 사냥터를 공유해도 절대 위축되지 않으며, 언제나 가장 높고 전망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자들과 맞서고, 까치·까마귀의 텃세 속에서 홀로 월동하는 등 수많은 역경을 견뎌낸 끝에 마침내 ‘교동 평야의 지배자’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흰죽지수리가 선월산 소나무에 은밀히 자리해 사냥감을 관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흰죽지수리가 논바닥에 내려와 먹이를 탐색한다. 머리와 목의 깃이 다소 길어지는 변화가 관찰된다.
흰죽지수리가 자라나며 겉모습에도 변화가 있었다. 몸 깃털이 점차 짙은 흑갈 빛으로 변하고, 머리와 목덜미 깃털은 길어지고 금빛을 띠기 시작한다. 특히 어깨의 흰 반점은 더욱 선명해져 검은 모색과 위압적인 대비를 이룬다.
지난 2023년부터는 해마다 새끼와 함께 목격되고 있다. 2023년 처음으로 유조(어린 새) 한 마리가 관찰됐고, 이듬해(2024년)에도 또 다른 유조를 데리고 교동 평야를 찾았다. 지난해에도 한 마리의 유조가 그와 동행했으며, 올해 2월19일에도 유조가 관찰됐다. 지금까지 모두 4마리의 새끼를 관찰했는데, 확인된 개체들은 모두 1살 미만 유조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촬영한 흰죽지수리의 비행. 그의 모습을 10년째 지켜보고 있다.
지난 2월 사냥감을 살피는 흰죽지수리.
흰죽지수리 어미는 새끼가 태어나면 그해 겨울 월동지로 이동할 때 길잡이를 하고, 2살이 넘으면 독립시킨다. 비록 자신이 낳은 새끼지만 영역을 공유하지 않고 철저히 독립생활을 유지한다. 간혹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는 월동을 위해 남하하거나 번식을 위해 북상하는 이동 과정에서 서로 마주치는 경우다. 이동 중 위협 요소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전봇대에 나란히 앉은 흰죽지수리(앞)와 새끼.
지난 2월 교동도를 10년째 찾고 있는 흰죽지수리. 시간이 흐를수록 노련함과 안정된 모습이 뚜렷해진다.
먹이 앞에서도 매우 진중하다. 함부로 움직이거나 먹이에 게걸스럽게 집착하지 않는다. 동물 사체가 있어도 곧바로 접근하지 않고 멀리서 다른 맹금류들의 행동과 주변 상황을 살핀 뒤 방해 요인이 없다고 판단될 때만 안정적으로 먹이를 섭취하는 경향을 보이고, 난장판이 된 먹이 경쟁에서는 미련 없이 자리를 뜬다.
지난 2월, 선월산 상수리나무는 사냥감을 살피는 흰죽지수리의 지정석이다.
지난 2월, 해가 갈수록 흰죽지수리의 노련함과 여유, 늠름한 자태가 더욱 돋보인다.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하기로 알려진 검독수리와 비교해도 그 신중함과 까다로움은 뒤지지 않는다. 다른 맹금류들에게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까칠할 정도로 단호하게 대응한다. 전봇대 위에 앉아있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는데, 이는 자신의 영역 표시하면서 동시에 사냥감을 수색하는 것이다. 다른 맹금류보다 훨씬 직립에 가까운 자세가 인상적이다. 그야말로 황제 독수리(Imperial Eagle)라는 영문 이름에 걸맞은 품위와 행동이다.
지난 2월, 흰죽지수리가 전봇대 위에 앉아 땅 위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흰죽지수리는 나무나 전봇대에 앉아 있을 때보다 땅 위에 있을 때 경계심이 한층 높아져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찰이 쉽지 않다.
지금껏 해마다 그를 만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를 수평적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는 쫓는 자가 지고, 기다리는 자가 이긴다. 탐조의 진정한 즐거움은 배려와 기다림에 있다. 조류 촬영·관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각 개체가 지닌 경계 거리, 회피 본능을 존중하는 것이다. 새를 쫓는 대상이나 경쟁 상대로 대해선 안 된다. 적절한 이격거리를 유지해 새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탐조인의 기본자세라 할 수 있다.
흰죽지수리는 양갑리 잠자리와 사냥 전망대인 선월산을 하루 세 차례 정도 반복적으로 오간다.
흰죽지수리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교동평야를 찾아와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평균 수명이 약 40년에 이르는 이 대형 맹금류는 월동지의 지형과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정석’ 나무와 횃대까지 정해 반복적으로 이용한다. 사냥감인 기러기의 이동과 행동을 꿰뚫어 보며 철저한 생존 전략을 구축해 왔기에, 해마다 같은 월동지를 다시 찾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맹금류의 잠자리나 휴식처, 사냥 전망대인 횃대는 절대 침범해선 안 된다. 단 한 번의 서식지 교란으로도 이들은 월동지를 떠나 수년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맹금류의 생활권을 침범하는 행위가 이들의 생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흰죽지수리는?
흰죽지수리는 유럽 남부, 러시아 남부, 시베리아 중앙부, 몽골, 인도 북서부 등에서 번식하고, 파키스탄 동부에서 네팔 남부를 거쳐 방글라데시, 인도 남부까지 인도 아대륙 전반에서 월동한다.
성조의 몸길이는 68~90㎝이고, 날개 길이는 1.76~2.2m로 암컷이 최대 10% 정도 더 크며 체중도 40% 정도 더 무겁다. 평균 무게는 수컷 2.62㎏, 암컷 3.9㎏이다. 번식 때는 2일 또는 그 이상 간격으로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전체적으로 탁한 흰색이며 회색, 청록색 도는 가끔 갈색 반점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평균 알 무게는 136g 정도다. 43일의 포란 기간을 거쳐 생후 14일이 되면 깃털이 나기 시작한다. 55일째 깃털이 다 자라면 60일 이후에 첫 비행을 시작한다. 암수가 함께 먹이를 잡아 새끼를 키운다. 설치류나 소형 포유류와 파충류, 양서류를 사냥하며, 기러기, 꿩, 비둘기, 오리 등 조류를 사냥한다.
국내에서는 넓은 농경지, 강 하구, 습지에서 볼 수 있는 겨울 철새 혹은 나그네새다. 매우 드물게 관찰되는데 지금까지 한강 하구, 전북 만경강, 경북 낙동강,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강원도 철원군 등에서 10월 초순부터 3월 중순까지 관찰된 기록이 있다. 매년 10마리 미만이 도래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들을 적색목록 취약(VU)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