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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승9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방송이 공개한 영상에 이란 잔잔에서 한 남성이 대규모 야간 시위 중 불에 타는 자동차를 촬영하고 있다. [잔잔=AP/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를 처음 만들 때는 혁명을 지키는 안전장치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머리가 여러 개인 괴물이 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편을 들여오고, 도박장과 매춘업소를 운영하며, 사람들을 체포 고문한다. 이들은 마피아와 다를 게 없다.”
이란 혁명수비대 창설에 관여했던 모흐센 사제거라(71)는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혁명수비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해 12월28일 발발해 최근까지 진행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 기준으로 3117명의 사망자를 냈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1만 명 이상 사망했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사망자가 급격히 일어난 배경으로는 혁명수비대가 중무장 병력과 민병대 바다이야기온라인 를 투입해 무차별 사격에 나섰던 게 꼽힌다.
특히 이란 당국은 강경 진압에 앞서 여론 결집을 막고, 사망자 규모 등을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과 국제전화 차단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시위 기간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외부와의 차단’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혁명수비대가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 모바일릴게임 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을 ‘학살(massacre)’로 규정하고, “불법 무력 및 총기 사용을 중단하고 인터넷 접속을 복구하라”는 성명을 냈다.
일각에선 이번 강경 진압을 통해 혁명수비대가 이란 신정체제의 최후 보루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이란 체제전환의 열쇠를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오리지널골드몽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혁명수비대가 건재한 이상 이란 신정체제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현지 시간) 사이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유통된 영상 캡처 사진에 이란 테헤란 외곽 카흐리작의 영안실에 시신을 담은 가방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들과 조문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카흐리작=AP/뉴시스]
● ‘학살’ 수준 유혈 진압…창고에 시신 쌓여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이번 반정부 시위는 생활고와 물가 급등에서 촉발됐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폐 가치 폭락에 따른 물가 폭등이 중산층과 서민을 분노케 한 것이다. 특히 정체제의 지지층이던 상인들도 가세하며 시위대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테헤란대, 샤리프공과대 등 10여개 대학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구호 역시 경제난 해결에서 민주, 자유, 신정체제 종말로 확대됐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시위가 거세지자 주거 건물과 모스크, 경찰서 등 곳곳에 배치된 군이 시위대를 향해 소총, 산탄총을 발사했다. 특히 무장하지 않은 시위 참여자의 머리와 몸통을 조준사격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의료시설은 부상자들로 마비됐고, 살아남은 시민들은 가족의 시신을 찾아 헤맸다. 이들은 픽업트럭, 화물 컨테이너, 창고에 쌓인 시신들을 목격했다. 더타임스는 “40여 년 만에 성직자 통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었다”며 강경 진압의 중심에 혁명수비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테러리스트들이 군 및 치안기지를 공격해 민간인과 보안 요원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며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망자가 최대 1만8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18일 이란 현지 의사들로부터 입수한 보고서를 근거로 최대 1만8000명이 사망하고, 33만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을 떠난 한 의사는 “언론이 보도하는 이미지와 수치들은 현실의 1%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사망자가 급증하자 미국에 이어 유럽도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집권 1기 때인 2019년 4월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정규군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1월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으로 해외작전과 특수전 등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총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공습해 표적 살해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직보할 수 있는 최측근 중 한명이었다.
● ‘정부 위의 정부’…핵심 권력 쥔 특수조직
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인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라, 이란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권력기관으로도 꼽힌다. 이들은 이란 정규군과 별개로 활동하며, 수십 년에 걸쳐 외교·안보·정치·경제 전반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 ‘총을 든 정부’ 등으로 통하는 이유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현지에선 페르시아어로 ‘수호군’을 뜻하는 ‘파스다란’으로 불린다. 친미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린 루홀라 호메이니(신정체제 초대 국가 최고지도자) 등 신정체제 세력이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보호하려면 정규군과 별도의 군사 조직이 필요하다”며 혁명수비대를 만들었다. 왕정 시절 창설된 정규군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치였다. 총사령관 등 주요 간부들은 국가 최고지도자(동시에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임)가 직접 임명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헌법에 규정된 헌법기관이다. 이란 헌법은 혁명수비대의 역할을 ‘쿠데타 및 외국 간섭을 방어해 이슬람 체제를 수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정규군보다 높은 법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 이런 혁명수비대의 위세는 선출 권력조차 압도한다. 신정일치 국가에서 ‘이슬람 수호’는 초법적 권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거로 선출된 행정 수반인 대통령조차 혁명수비대를 통제할 수 없다. 2009년 대선 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혁명수비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총사령관이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가 공개 석상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얼굴을 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혁명수비대가 이란 내에서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혁명수비대가 국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계기는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었다. 이 전쟁을 거치며 장기전 수행 능력을 키웠다. 혁명수비대는 정규군과 함께 전면전에 투입됐을 뿐 아니라 특수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바시즈 민병대가 동원됐고, 이후 혁명수비대로 흡수됐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혁명수비대에 정치적 자산을 안겨줬다. 참전 군인들이 이란 사회에서 막강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전후 재건 과정은 이들이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 분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
혁명수비대는 육군, 해군, 공군, 특수전 및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인 쿠드스, 민병대 조직 바시즈 등 5개 단위로 구성돼 있다. 쿠드스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중동지역 친이란 무장단체들을 후원 및 지휘해 왔다. 바시즈는 도시 빈곤층 및 농촌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조직이지만, 체제 위기 때 무장조직으로 동원된다. 평시에는 지역사회나 학교, 직장 곳곳에 스며들어 일종의 사회 감시망으로 기능한다. 혁명수비대의 현역 병력 규모는 15만~19만 명으로, 바시즈를 포함한 별도 병력은 60만 명이다. 이란 국방예산의 약 37%가 혁명수비대에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시위대가 펼침막을 들고 이란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베를린=AP/뉴시스]
● 경제 권력까지 장악…국가 핵심 인프라 독점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 전반도 장악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경제활동 규모가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 기간 인프라를 독점하며 이란의 석유 수출의 절반가량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 특히 △건설·에너지기업 ‘하탐 알안비야’ △석유·천연가스업체 ‘오리엔탈오일키시’ △자동차업체 ‘바흐만그룹’ △건설사 ‘하라’ 등 이란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혁명수비대 관할이다.
특히 하탐 알안비야는 철도, 항만, 도로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독식하며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혁명수비대의 가용 자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자국산 석유를 중국에 공급하는 등 밀수 조직을 통해 국제 제재를 피하고 있다.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배경엔 이런 돈줄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오랜 서방 제재가 도리어 혁명수비대의 경제 역량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기업이 철수하고 민간 부문이 붕괴하자, 자금과 영향력을 갖춘 혁명수비대가 공백을 대신 메웠다는 것. 이를 통해 댐, 도로, 에너지 인프라를 장악한 데 이어 통신, 금융 분야에까지 진출했다. 국제정치 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는 혁명수비대가 국제 고립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를 폰지 사기에 비유했다. 제재로 왜곡된 경제가 밀수 수익을 낳고, 그 돈이 후원 네트워크와 중동 전역의 대리세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가 지키려는 건 신정체제가 아니라, 그들이 독식해 온 경제구조란 시각도 있다. 반서방 노선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권력 유지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 포린어페어스는 “이란 내 어떤 세력보다 혁명수비대가 고립에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제재는 이들이 지배하는 밀수 네트워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GC)은 “경제 정상화는 핵심 산업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신정체제 지속가능 여부 혁명수비대에 달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며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또 하메네이 축출을 통한 정권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르신 아디브 모가담 영국 런던대 이란연구센터 교수는 “이란은 깊이 뿌리내린 국가구조와 조직을 갖고 있다. 시위만으론 체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연구위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정권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이란 체제가 유지될 지 여부도 열쇠도 결국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메네이와 그의 리더십, 나아가 신정 체제를 혁명수비대가 인정할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에 따라 이란 정치와 사회의 변화도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 대해 상징적인 공습을 단행할 것이냐, 혁명수비대가 총을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이냐가 향후 이란 정국을 좌우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국가에서 공관장을 지낸 한 전직 외교관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이란 특수성을 앞세워 많은 특혜를 누렸다”며 “하메네이 체제가 무너진다는 건 자신들의 특권도 무너지는 것이라 반하메네이 행보를 보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혁명수비대가 신정 체제를 부정하기 전에는 하메네이와 신정 체제가 어떤 형태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의 역할에 주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망명 생활 중인 팔레비 전 왕세자는 16일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무너질 것”이라며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각국이 혁명수비대 지도부를 겨냥하고, 통치자들의 자산을 압류하며, 이란 외교관들을 자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혁명수비대에 대한 통제 계획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팔레비 전 왕세자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가 이란에서 혁명수비대를 포함한 이란 정부에 맞설 영향력은 사실상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란 혁명수비대를 처음 만들 때는 혁명을 지키는 안전장치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머리가 여러 개인 괴물이 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편을 들여오고, 도박장과 매춘업소를 운영하며, 사람들을 체포 고문한다. 이들은 마피아와 다를 게 없다.”
이란 혁명수비대 창설에 관여했던 모흐센 사제거라(71)는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혁명수비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해 12월28일 발발해 최근까지 진행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 기준으로 3117명의 사망자를 냈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1만 명 이상 사망했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사망자가 급격히 일어난 배경으로는 혁명수비대가 중무장 병력과 민병대 바다이야기온라인 를 투입해 무차별 사격에 나섰던 게 꼽힌다.
특히 이란 당국은 강경 진압에 앞서 여론 결집을 막고, 사망자 규모 등을 은폐하기 위해 인터넷과 국제전화 차단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시위 기간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외부와의 차단’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혁명수비대가 중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 모바일릴게임 졌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반정부 시위 진압을 ‘학살(massacre)’로 규정하고, “불법 무력 및 총기 사용을 중단하고 인터넷 접속을 복구하라”는 성명을 냈다.
일각에선 이번 강경 진압을 통해 혁명수비대가 이란 신정체제의 최후 보루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이란 체제전환의 열쇠를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오리지널골드몽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혁명수비대가 건재한 이상 이란 신정체제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현지 시간) 사이 촬영돼 소셜미디어(SNS)에 유통된 영상 캡처 사진에 이란 테헤란 외곽 카흐리작의 영안실에 시신을 담은 가방 황금성릴게임사이트 들과 조문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카흐리작=AP/뉴시스]
● ‘학살’ 수준 유혈 진압…창고에 시신 쌓여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이번 반정부 시위는 생활고와 물가 급등에서 촉발됐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폐 가치 폭락에 따른 물가 폭등이 중산층과 서민을 분노케 한 것이다. 특히 정체제의 지지층이던 상인들도 가세하며 시위대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테헤란대, 샤리프공과대 등 10여개 대학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구호 역시 경제난 해결에서 민주, 자유, 신정체제 종말로 확대됐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시위가 거세지자 주거 건물과 모스크, 경찰서 등 곳곳에 배치된 군이 시위대를 향해 소총, 산탄총을 발사했다. 특히 무장하지 않은 시위 참여자의 머리와 몸통을 조준사격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의료시설은 부상자들로 마비됐고, 살아남은 시민들은 가족의 시신을 찾아 헤맸다. 이들은 픽업트럭, 화물 컨테이너, 창고에 쌓인 시신들을 목격했다. 더타임스는 “40여 년 만에 성직자 통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었다”며 강경 진압의 중심에 혁명수비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혁명수비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테러리스트들이 군 및 치안기지를 공격해 민간인과 보안 요원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며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걸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망자가 최대 1만8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는 18일 이란 현지 의사들로부터 입수한 보고서를 근거로 최대 1만8000명이 사망하고, 33만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을 떠난 한 의사는 “언론이 보도하는 이미지와 수치들은 현실의 1%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사망자가 급증하자 미국에 이어 유럽도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집권 1기 때인 2019년 4월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정규군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1월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으로 해외작전과 특수전 등을 담당하는 쿠드스군 총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공습해 표적 살해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직보할 수 있는 최측근 중 한명이었다.
● ‘정부 위의 정부’…핵심 권력 쥔 특수조직
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인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라, 이란 정국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권력기관으로도 꼽힌다. 이들은 이란 정규군과 별개로 활동하며, 수십 년에 걸쳐 외교·안보·정치·경제 전반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란에서 ‘정부 위의 정부’, ‘총을 든 정부’ 등으로 통하는 이유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 창설된 혁명수비대는 현지에선 페르시아어로 ‘수호군’을 뜻하는 ‘파스다란’으로 불린다. 친미 팔라비 왕조를 무너뜨린 루홀라 호메이니(신정체제 초대 국가 최고지도자) 등 신정체제 세력이 “이슬람 공화국 체제를 보호하려면 정규군과 별도의 군사 조직이 필요하다”며 혁명수비대를 만들었다. 왕정 시절 창설된 정규군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조치였다. 총사령관 등 주요 간부들은 국가 최고지도자(동시에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직자임)가 직접 임명한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헌법에 규정된 헌법기관이다. 이란 헌법은 혁명수비대의 역할을 ‘쿠데타 및 외국 간섭을 방어해 이슬람 체제를 수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란 정규군보다 높은 법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 이런 혁명수비대의 위세는 선출 권력조차 압도한다. 신정일치 국가에서 ‘이슬람 수호’는 초법적 권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선거로 선출된 행정 수반인 대통령조차 혁명수비대를 통제할 수 없다. 2009년 대선 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혁명수비대가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총사령관이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가 공개 석상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얼굴을 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혁명수비대가 이란 내에서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혁명수비대가 국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계기는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었다. 이 전쟁을 거치며 장기전 수행 능력을 키웠다. 혁명수비대는 정규군과 함께 전면전에 투입됐을 뿐 아니라 특수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바시즈 민병대가 동원됐고, 이후 혁명수비대로 흡수됐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혁명수비대에 정치적 자산을 안겨줬다. 참전 군인들이 이란 사회에서 막강한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전후 재건 과정은 이들이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 분야로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
혁명수비대는 육군, 해군, 공군, 특수전 및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인 쿠드스, 민병대 조직 바시즈 등 5개 단위로 구성돼 있다. 쿠드스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중동지역 친이란 무장단체들을 후원 및 지휘해 왔다. 바시즈는 도시 빈곤층 및 농촌 출신의 청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조직이지만, 체제 위기 때 무장조직으로 동원된다. 평시에는 지역사회나 학교, 직장 곳곳에 스며들어 일종의 사회 감시망으로 기능한다. 혁명수비대의 현역 병력 규모는 15만~19만 명으로, 바시즈를 포함한 별도 병력은 60만 명이다. 이란 국방예산의 약 37%가 혁명수비대에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시위대가 펼침막을 들고 이란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베를린=AP/뉴시스]
● 경제 권력까지 장악…국가 핵심 인프라 독점
혁명수비대는 이란 경제 전반도 장악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경제활동 규모가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 기간 인프라를 독점하며 이란의 석유 수출의 절반가량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 특히 △건설·에너지기업 ‘하탐 알안비야’ △석유·천연가스업체 ‘오리엔탈오일키시’ △자동차업체 ‘바흐만그룹’ △건설사 ‘하라’ 등 이란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혁명수비대 관할이다.
특히 하탐 알안비야는 철도, 항만, 도로 등 주요 인프라 사업을 독식하며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혁명수비대의 가용 자금만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자국산 석유를 중국에 공급하는 등 밀수 조직을 통해 국제 제재를 피하고 있다.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배경엔 이런 돈줄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오랜 서방 제재가 도리어 혁명수비대의 경제 역량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 기업이 철수하고 민간 부문이 붕괴하자, 자금과 영향력을 갖춘 혁명수비대가 공백을 대신 메웠다는 것. 이를 통해 댐, 도로, 에너지 인프라를 장악한 데 이어 통신, 금융 분야에까지 진출했다. 국제정치 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는 혁명수비대가 국제 고립에서 이익을 얻는 구조를 폰지 사기에 비유했다. 제재로 왜곡된 경제가 밀수 수익을 낳고, 그 돈이 후원 네트워크와 중동 전역의 대리세력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혁명수비대가 지키려는 건 신정체제가 아니라, 그들이 독식해 온 경제구조란 시각도 있다. 반서방 노선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권력 유지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 포린어페어스는 “이란 내 어떤 세력보다 혁명수비대가 고립에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제재는 이들이 지배하는 밀수 네트워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GC)은 “경제 정상화는 핵심 산업에 대한 혁명수비대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정치적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신정체제 지속가능 여부 혁명수비대에 달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며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글을 트루스소셜에 게재했다. 또 하메네이 축출을 통한 정권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르신 아디브 모가담 영국 런던대 이란연구센터 교수는 “이란은 깊이 뿌리내린 국가구조와 조직을 갖고 있다. 시위만으론 체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연구위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정권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이란 체제가 유지될 지 여부도 열쇠도 결국 혁명수비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메네이와 그의 리더십, 나아가 신정 체제를 혁명수비대가 인정할 것이냐,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에 따라 이란 정치와 사회의 변화도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 대해 상징적인 공습을 단행할 것이냐, 혁명수비대가 총을 어느 쪽으로 향할 것이냐가 향후 이란 정국을 좌우할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국가에서 공관장을 지낸 한 전직 외교관은 “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의 직속 기관이란 특수성을 앞세워 많은 특혜를 누렸다”며 “하메네이 체제가 무너진다는 건 자신들의 특권도 무너지는 것이라 반하메네이 행보를 보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혁명수비대가 신정 체제를 부정하기 전에는 하메네이와 신정 체제가 어떤 형태로든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의 역할에 주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망명 생활 중인 팔레비 전 왕세자는 16일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무너질 것”이라며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각국이 혁명수비대 지도부를 겨냥하고, 통치자들의 자산을 압류하며, 이란 외교관들을 자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혁명수비대에 대한 통제 계획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팔레비 전 왕세자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가 이란에서 혁명수비대를 포함한 이란 정부에 맞설 영향력은 사실상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